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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디스플레이 전망대]LCD·OLED 뛰어넘는 꿈, 마이크로LED 상용화 '속도 난다'③삼성·LG·TCL·애플 등 연이어 관련 제품 출시…올해 대폭 성장 전망도

김도현 기자공개 2024-01-15 07:35:41

[편집자주]

2023년 디스플레이 업계는 전방산업 부진으로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다만 주력 분야에 따라 주요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2024년에는 전년보다 전반적인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은 투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 LCD를 장악한 데 이어 OLED 주도권까지 가져가겠다는 심산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요 이슈를 통해 한국 기업이 직면한 기회와 위기, 약점과 강점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2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위주인 디스플레이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분다.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마이크로LED가 그 중심에 있다.

마이크로LED는 수년 전부터 언급된 제품이다. 기존 제품 대비 뛰어난 성능을 갖췄다는 데 이견이 없으나 가격, 제작 난도 등 장벽을 넘지 못하면서 상용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그런데 매번 희망고문 수준에 그쳤던 마이크로LED가 올해 진정한 원년을 맞이할 것이라는 의견이 최근 나온다. 이같은 분위기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도 살펴볼 수 있었다.

◇중국도 내놓은 마이크로LED TV, 삼성·LG 전략 주목

마이크로LED는 5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소형 LED를 픽셀로 활용한 디스플레이다. 픽셀은 이미지의 최소 단위를 말한다. 적색·녹색·청색(RGB) 마이크로LED를 기판에 촘촘히 박는 형태로 모듈을 만든다.

백라이트유닛(BLU)이 필요한 LCD와 달리 자발광이고 OLED와 달리 무기물로 구성돼 열화(번인) 현상이 없다. 궁극적으로 △수명 △신뢰성 △발광효율 △응답속도 △명암비 등에서 기존 디스플레이 대비 우위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뛰어난 성능에는 이견이 없지만 제작 난도에 따른 높은 가격이 장벽으로 꼽힌다. 마이크로LED는 사파이어 웨이퍼로 LED 칩을 만들고(성장) LED를 임시 기판으로 옮기고(전사) 기판에 다시 심는(접합) 등 과정을 거친다. 수백만개의 LED 칩을 이어붙여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지난 2021년 출시한 110인치 마이크로LED TV는 초기 가격이 1억7000만원에 달했다. 이 제품에는 800만개 이상 마이크로LED 칩이 투입되는데 개당 1원으로 계산해도 벌써 800만원이 넘는다. 일반적인 소비자가 구매하기는 턱없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지금까지는 마이크로LED보다는 100~200㎛ 수준의 미니LED 기반 TV들이 주를 이뤘다. 기존 LCD TV의 개선 버전으로 BLU를 미니LED로 대체해 전반적인 성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TCL, 하이센스 등이 연이어 내놓았다.

다만 최근 들어 마이크로LED 상용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기술력이 향상됐고 다양한 원가절감 개선책으로 가격 안정성도 올라간 영향이다. 1~2년 안에 원가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TV 외에도 스마트워치, 증강현실(AR) 글라스 등 신규 응용처가 나타난 점도 한몫했다.

현시점에서는 중화권 업체들이 마이크로LED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OLED 경쟁에서 밀린 대만, 디스플레이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 중국 등에서 마이크로LED 성장이 더딘 시기에도 투자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삼성과 LG는 OLED 위주로 생산라인을 구성하고 완제품을 만들면서 상대적으로 뒤처진 상태다.

이에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중심으로 마이크로LED 등 확장을 위한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 얼라이언스'가 출범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물론이고 삼성전자, LG전자, 소재 및 장비기업 등이 포함됐다.

해당 움직임의 성과는 이번 CES2024에서도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 TV 라인업은 76형~140형으로 확대한 가운데 투명 마이크로LED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장(부회장)은 "마이크로LED TV를 출시한 지 약 4년 정도 됐는데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법은 가격을 낮추고 LED를 더 작게 만들어서 기판 위에 더 많이 올려 성능을 높이는 것"이라면서 "현재 마이크로LED TV 재료비는 4년 전보다 3분의 1로 떨어졌다. LED 칩 가격도 8분의 1로 줄었다. 계속 인하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CES2024에서 공개된 삼성전자 '투명 마이크로LED TV'

지난해 8월 첫 마이크로LED TV인 136형 LG 매그니트 올인원을 출시한 LG전자는 우선 가정용보다는 산업용에 집중할 방침이다. 박형세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은 "마이크로LED는 가격 등 이유로 기업 간 거래(B2) 영역으로 보고 있다"며 "100인치 이상은 마이크로LED, 100인치 이하는 OLED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표적인 TV 제조사 TCL도 처음으로 마이크로LED TV를 공개했다. 163인치로 삼성전자와 LG전자보다 큰 화면 제품을 들고 나왔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당장 마이크로LED TV가 LCD, OLED 라인업에 비교할 수준은 아니겠지만 가격대가 점차 안정권에 들어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TV 시장 선두권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LCD 및 OLED 위주로 생산라인과 공급망을 꾸려놓은 만큼 마이크로LED 쪽에 힘을 실어주기 불리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워치·AR글라스 침투 가시화…중소·중견업체 기회 포착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마이크로LED 시장 규모는 지난해 1900만달러(약 250억원)에서 올해 5억4200만달러(약 7144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옴디아는 전 세계 마이크로LED 출하량이 2023년 4만대에서 2027년 1622만대, 2030년 517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마이크로LED는 TV를 넘어 입는(웨어러블) 기기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 트렌드세터인 애플은 '애플워치'에 마이크로LED 기술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관련 디바이스가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AR 및 가상현실(VR) 글라스 등 확장현실(XR) 기기에도 마이크로LED가 일부 채택될 예정이다. 실리콘 위에 마이크로LED 칩을 장착하는 레도스(LED On Silicon) 기술력이 상당 부분 올라오면서 도입이 빨라질 것으로 예견된다.

메타, 애플, 삼성전자 등 빅테크 기업이 연이어 XR 기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마이크로OLED 등 경쟁 아이템도 상존하나 특정 고객만 선택을 하더라도 사업의 연속성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국과 미국 외에 유럽, 중국, 일본 등에서도 마이크로LED를 고려하고 있어 레퍼런스가 확보된다면 확장성을 갖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CES2024 현장에 부스를 마련한 서울반도체

국내에서는 삼성과 LG 이외에 중견중소 기업들도 마이크로LED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반도체다. LED 전문회사로 마이크로LED 노하우가 풍부하다는 평가다. 서울반도체는 CES2024에 참여해 기존 마이크로LED 대비 30% 이상 성능 향상과 10000니트의 최대 밝기로 업그레이드한 '와이캅 픽셀'을 선보였다. 이는 자동차 외장 디스플레이용으로 개발됐다.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전문인 라온텍은 대만 플레이나이트라이드와 손잡고 마이크로LED 공략에 나선다. 플레이나이트라이드는 마이크로LED 칩 부문에서 선두주자다. 사피엔반도체는 마이크로LED용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공급을 본격화한다. 기존 DDI가 아날로그라면 마이크로LED용은 디지털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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