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1월 17일 15:4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경기 악화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이 이어지면서 건설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에게 유동성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신규 사업장 진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미청구공사와 공사미수금 급증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과 PF 신용보강에 따른 우발채무 부담을 감내하려면 유동성 확보가 필수적이다.위기 상황에서 건설사들의 행보가 갈렸다. 일부 건설사는 사업 측면에서는 미분양 위험이 적은 서울과 수도권 사업장에 집중하고 재무 측면에서는 선제적으로 현금을 조달해 보조를 맞췄다. 선제 대응에 성공한 건설사의 대표적인 재무전략은 투자자산 수익실현 등 우량자산을 현금화하거나 채권을 회수해 현금흐름을 트는 방식이다.
반면 또다른 일부 건설사는 단기차입을 대거 늘렸다. 단일 또는 소수 차입처에서 대규모 단기차입을 일시에 끌어들인 곳도 심심찮게 나타났다. 대부분 건설사가 평소 유동성 대응을 위해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PF 부실화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기존 차입구조를 심화하거나 답습하는 데 그쳤다.
차입에도 질이 있다. 현재와 같이 유동성이 절실한 상황에서는 차입이 불가피할 수 있다. 그럼에도 차입처와 차입수단을 다양화하고 차입만기를 분산하거나 장기화한다면 질적으로 성공적인 재무전략으로 평가할 만하다. 조금씩 상환하는 사이에 또다른 현금화 수단을 찾거나 사업 측면에서 만회를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단기차입을 일시에 늘리면 대규모 상환 요구에 맞닥뜨려야 한다. 매번 차입을 갈아끼워야 하는 미봉책일 뿐이다. 그 사이 현금흐름을 개선하지 못하거나 단기차입마저 거부당할 때는 손쓸 새 없이 유동성 위험이 현실화된다. 위험관리 필요성을 느낀 증권사들 중심으로 건설사들에 대한 단기대출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8% 안팎의 비교적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것은 덤이다.
단기차입으로 당장 위기를 덮는 것이 CFO의 ‘재무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까. 금리 인하 시기에는 단기차입이 오히려 유용하다거나 현재의 위기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편의적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태영건설의 몰락으로 재무전략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건설사 CFO들의 책임감 있는 재무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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