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 자기자본 6배 넘는 채무보증 살펴보니 잔액 5조 상회, 리스크 낮은 지주택 '중도금' 집중…재무안정 속 대여금 활용법 이목
신상윤 기자공개 2024-01-26 08:08:09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5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규모 우발채무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절차를 개시한 가운데 서희건설은 자본총액의 6배를 웃도는 채무보증잔액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수준이지만 지역주택조합과 수분양자를 대상으로 중도금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이 대부분인 만큼 리스크는 낮다는 평가다. 회사채 등을 활용한 차입금도 거의 없어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도 양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분양자 대출 우발채무 평가 제외, 브릿지론 사업장 3곳 수준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기준 서희건설의 채무보증잔액은 5조원을 넘는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자본총액 8300억원의 6배를 웃도는 규모다. 대부분 지역주택사업 조합원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받는 대출금에 대해 서희건설이 연대보증을 제공하는 건이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16위로 워크아웃 절차를 개시한 태영건설의 채무보증잔액이 10조원 수준이다. 이를 고려하면 20위인 서희건설의 채무보증잔액도 적은 규모는 아니다. 다만 보증을 부담하고 있는 건들은 태영건설 등과 달리 지역주택사업의 중도금에 집중돼 있다. 서희건설 전체 채무보증잔액의 대부분인 4조6000억원 이상이 지역주택사업 대상이다.
지역주택사업은 대부분 무주택세대주 중심의 실소유자를 중심으로 조합이 구성된다. 조합은 토지사용권 80% 이상 및 토지소유권 15% 이상을 확보해야 인가를 받을 수 있다. 조합이 결성될 경우 미분양 우려가 낮은 만큼 다른 채무보증과 달리 시공사에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이 작다. 신용평가기관 등도 건설사의 우발채무를 평가할 때 지역주택조합 대상 지급보증을 제외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서희건설이 지역주택조합 및 수분양자 등에 보증을 제공하는 사업은 48건이다. 분양률이 높은 수도권 내 사업장이 대부분인 데다 다수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성공시켰던 서희건설은 안정적으로 주택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 연매출 그래프도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연결 기준)도 1조226억원을 기록했다.
지역주택사업을 제외하고 다른 건설사와 같이 우발채무 성격으로 평가될 수 있는 프로젝트는 목포산정 근린공원 조성사업 등 일부에 그친다. 목포산정 근린공원 조성사업은 2021년 3월 서희건설이 지분율 33%를 출자한 '산정공원개발'이 전라남도 목포시 연산동 산 45-4번지 일원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서희건설은 산정공원개발이 광주은행 등 금융권에서 조달한 브릿지론 700억원에 대해 보증을 제공한다. 이를 포함해 총 3곳에는 서희건설이 브릿지론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다른 건설사와 달리 연대보증 등으로 인한 우발채무 우려가 큰 편은 아니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풍부한 현금성 자산, 관계사 1400억 대여…오너 지배구조 구축에도 활용
서희건설은 우발채무가 현실화되더라도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우수해 무난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80.35%로 태영건설(257.88%) 등보다 낮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720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만기가 올해 중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등은 없는 상황이다.
유동성에 여유가 있는 서희건설은 서희그룹이 건설하고 있는 골프장 '헤르몬GC' 법인 써밋홀딩스 등 종속기업에 1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써밋홀딩스에 대여한 금액만 359억원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서희그룹의 지배구조 연결 고리 중 하나인 '한일자산관리앤투자'에도 15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대여됐다는 점이다.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서희건설이 지분 50.41%를 가진 자회사이자 이봉관 회장의 세 딸(은희·성희·도희)이 나머지 지분을 나눠 가진 곳이다.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서희그룹의 주요 관계사인 유성티엔에스 지분 31.89%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유성티엔에스 전환사채(CB) 투자 후 주식으로 전환해 지분율을 늘렸다. 이를 통해 서희그룹 이 회장 일가는 '유성티엔에스→서희건설→한일자산관리앤투자→유성티엔에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 회장의 막내딸 이도희 실장이 자매 중 가장 마지막으로 서희그룹 경영에 참여하면서 2세 후계구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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