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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읽기 들어간 이재용 선고]'해체된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에 쏠린 눈③조타수 조직 재구축 분수령, 거버넌스 개선 기조 지속

김경태 기자공개 2024-02-05 07:40:47

[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6년 11월부터 본격화한 정치적 격변에 휘말린 뒤 크게 2개 소송을 진행했다. 이 중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2022년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았다. 2020년부터 시작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소송은 올 2월 5일 1심 선고가 나온다. 3년 넘게 진행된 소송의 첫 결과가 마침내 나오는 것이다. 관련 소송의 진행 경과와 이 기간에 발생한 삼성의 주요 이벤트, 1심 선고 결과에 따라 갈라질 전략 변화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1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4대 그룹 중 지분구조가 아직 완비되지 않은 곳은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이다. 삼성물산 합병 소송은 이런 삼성의 지분구조 특수성과 연결돼 있다. 내달 5일 1심 선고가 어떤 식으로 판정이 나오든 그룹 컨트롤타워에 관한 논의가 재점화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미니 컨트롤타워로 불리는 사업지원TF, 새롭게 만들어지며 힘을 부여받은 미래사업기획단(이하 미사단)의 중요성과 향후 행보는 1심 이후 더욱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그간 삼성이 진행한 거버넌스 개선도 다시 부각될 수 있는 포인트다.

◇사업지원TF·미사단 중요성↑

삼성은 국내 4대 그룹 중 컨트롤타워가 가장 약한 곳으로 꼽힌다. SK그룹과 LG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휘하의 각 계열사들을 조정하고 그룹의 이해관계를 조정한다. 지주사에는 '에이스급' 임직원이 포진한다. 현대차그룹은 아직 지분구조가 정리되지 않았지만 기획조정실이 확고한 존재감을 바탕으로 계열사들의 조타수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은 2017년부터 정치적 격변에 휘말리면서 지분구조 정리가 사실상 중단됐다. 삼성물산 합병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조치를 진행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2020년 9월 삼성물산 합병 소송을 시작했다. 당시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을 보면 승계를 위해 합병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이뤄진 여러 행위들이 지적됐다.

앞서 이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 소송 과정에서 두 차례 법정구속된 적이 있다. 당시 삼성에 총수의 구속은 유례없는 사태였으며 미전실까지 해체된 상황이라 혼돈의 시기를 겪었다. 삼성물산 합병 소송 1심 선고와 관련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 회장의 법정구속이 현실화하는 경우 삼성의 컨트롤타워에 관한 이슈가 재점화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삼성은 과거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해체 후 컨트롤타워 기능이 크게 약화했다. 미전실의 후신으로 볼 수 있는 곳들이 있지만 3개(사업지원·EPC경쟁력강화·금융경쟁력제고 TF)로 분화된 데다 규모와 권한 등이 대폭 축소됐다.


삼성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인 법정구속이 현실화할 경우 컨트롤타워 재구축과 지분구조 정리가 사실상 올스톱될 공산이 크다. 이 때 3개 TF 중 가장 핵심인 사업지원TF의 역할이 다시금 강조될 전망이다. 정현호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는 앞서 발생한 이 회장의 법정구속 때도 '미니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한 바 있다.

다만 재계 관계자들은 이전과 다른 부분으로 미사단의 존재를 지목한다. 미사단은 작년 11월 정기 사장단 인사 과정에서 신설이 발표됐다. 삼성SDI 이사회 의장을 맡던 전영현 부회장이 초대 수장으로 임명됐다. 미래 먹거리 발굴이라는 중책에 관해서는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1심에서 이 회장에 유리한 결과가 나와도 사업지원TF와 미사단을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컨트롤타워 재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삼성의 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준감위에서조차 제기된 상황이다. 사법 리스크의 장기화 속에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과제라는 지적이다. 미사단 출범 당시 향후 컨트롤타워 발전 가능성이 거론돼 사업지원TF와의 역학관계가 주목받은 바 있다.

◇준감위 역할론·이사회 강화 기조 재부각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겪는 동안 삼성의 지분구조 개선은 답보 상태였다. 하지만 선진적 거버넌스 구축 작업은 지속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준감위 설치다.

준감위는 2020년 2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등 주요 그룹사에 대외후원, 내부거래 등에 관해 검토한 뒤 의견을 제시한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국경제인연합회), 카카오 등에서 유사한 위원회를 도입할 정도로 재계의 롤모델이 됐다.

삼성이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한 점도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3월부터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2020년 2월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했다.

작년 10월부터는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이 부각됐다. 이는 대표이사나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뽑아 균형을 맞추는 제도다. 삼성SDI, 삼성SDS, 호텔신라, 제일기획,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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