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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매칭형 ETF, DB 적립금 유치…마케팅 역량 집결 최근 두달간 1.4조 증가, 삼성·미래에셋운용에 집중

이돈섭 기자공개 2024-02-14 09:46:18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7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퇴직연금 확정급여형(DC) 적립금이 만기매칭형 ETF로 집중 유입됐다. 투자 상품이지만 사실상 원리금보장형 성격이 짙어 기업 입장에서 적립금 운용하는 데 부담이 없는데다, 상품을 공급하는 운용사 입장에서는 ETF 시장 확대를 노릴 수 있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6일 현재 국내 만기매칭형 ETF 총 29개 순자산 총액은 7조5499억원이었다. 지난해 12월 초 6조1295억원에서 두 달여 만에 1조4204억원(23.2%) 증가했다. 개별 상품별 순자산 증가 규모가 가장 컸던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4-12 은행채'로 이 시기 순자산이 4704억원(21.4%) 증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4-04 회사채'와 'TIGER 24-12 금융채' 등도 같은 시기 순자산을 각각 2775억원(57.0%), 1972억원(52.8%)씩 몸집을 불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해 말 신규 설정한 'ACE11월만기 자동연장 회사채'도 한 달 반여 만에 461원을 늘리면서 펀드 순자산 규모를 기존 800억원에서 1264억원으로 키워냈다.

만기매칭형 ETF는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에 투자해 만기 전 롤오버 없이 만기 도래와 함께 청산한다. 투자자가 상품을 만기까지 보유하면 설정 당시 산정한 예상 수익률을 그대로 받기 때문에 투자 상품이지만 원리금보장형 성격이 강하다. RP 매매 등 채권 운용의 묘를 더해 수익률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여지도 있다.

만기매칭형 ETF에 쏠린 투자금 중 상당액이 퇴직연금 DB 적립금이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퇴직연금 DB 시장에선 원리금보장형 성격이 짙은 만기매칭형 펀드 수요가 작지 않았는데, 운용사가 사업자에 이를 ETF 형태로 공급하고 사업자가 신탁 등과 같은 형태로 기업에 제공했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대형 자산운용사들을 중심으로 보험사와 은행 등 계열사 퇴직연금 사업자를 통해 만기매칭형 ETF 상품을 DB 적립금 시장에 집중 공급한 결과"라며 "대규모 퇴직연금 적립금을 유치하면 ETF 점유율도 덩달아 높아지기 때문에 운용사 입장에서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게 된다"고 말했다.

운용사들이 DB 적립금 운용 비히클로 ETF를 집중 공급하기 시작한 계기는 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에 따른 DC·IRP 적립금 유입 효과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퇴직연금 사업자 포트폴리오를 통해 펀드에 적립금이 본격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타깃데이트펀드(TDF) 규모가 꾸준히 확대, 마케팅 동인이 작아졌다는 것.

여기에 고금리 환경이 계속되면서 연말 계약 갱신 시점 예·적금과 이율보증형 상품(GIC) 등과 같은 원리금보장형 상품 인기가 여전했고,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투입되는 적립금을 끌어오기 위해서라도 운용사를 계열사로 둔 일부 사업자를 중심으로 마케팅 역량을 만기매칭형 ETF 시장에 결집시켜 설득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만기매칭형 ETF가 회사채 시장을 떠받드는 주요 비히클로 주목받고 있는 점에 착안, DB 적립금 시장과 채권 유통 시장을 연결하는 대세 상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한다. 다만 사업자별로 전산 시스템 수준이 제각각이라 ETF를 직접 기업에 공급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에 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으로 운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것이 직접투자 확대로 이어지면서 일부 DC·IRP 적립금이 만기매칭형 ETF로 유입되기도 한다"며 "향후 매크로 환경 변화 등을 두루 감안해 판단해야겠지만, 만기매칭형 ETF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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