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CTO 직제 신설, 차세대 배터리 R&D '가속' 초대 CTO에 분리막 개발 주역 이장원 배터리연구원장
정명섭 기자공개 2024-02-26 08:19:58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1일 14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온이 최고위 기술 임원 자리인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를 신설했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이 배터리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신속한 연구개발(R&D)과 의사결정을 위해 CTO직을 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CTO는 △R&D 전략 △셀 개발 △시스템 개발 △차세대 배터리 개발 등의 조직을 산하에 두고 있다. 생산과 공정 기술을 제외한 모든 R&D를 담당한다.
초대 CTO는 SK온 대전 배터리연구원장을 맡아온 이장원 부사장(사진)이다. 그는 1965년생(59세)으로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선임연구원으로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SK이노베이션 첨단소재연구소장, B&I(배터리·소재)연구소장, SK온 배터리연구원장을 차례로 역임했다.
그는 SK그룹 배터리·소재 개발 역사의 산증인이다. 대표적인 성과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 개발이다. 이 CTO는 2003년 분리막 개발 태스크포스(TF)를 이끌며 2004년에 국내 최초로 분리막 생산기술을 개발했다. 그전까지는 아사히 카세이와 도레이 등 일본 기업이 전세계 분리막 시장의 70%를 차지해 국내 기업들이 분리막을 전량 수입해서 써야만 했다.
2007년엔 세계 최초로 축차연신 공법 개발을 주도했다. 롤러로 분리막을 위·아래, 좌우로 한 차례씩 늘리는 공정으로 원단 크기를 대폭 늘리면서 두께는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일본 기업들이 채택한 동시연신공법(분리막을 사방으로 당겨 기공을 만드는 방식) 대비 분리막의 강도와 탄성률이 더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 기술은 향후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제조 계열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일본 경쟁사를 제치고 분리막 세계 시장 점유율 1위(2020년 기준 26.5%)를 달성하는 기반이 됐다.

그는 R&D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에 SK그룹 수펙스(SUPEX) 추구상 중 하나인 '이노베이션상'을 수상했다. 이는 글로벌 수준의 R&D 성과로 그룹의 성장을 이끈 인물에게 주는 상이다. 포상금은 최소 2억원이다.
SK온은 이 CTO를 중심으로 원통형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같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원통형의 경우 근래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주목하는 배터리다. 이 중 지름이 46㎜인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는 기존 원통형 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이 5배 크고 출력은 6배 높아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도 관련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SK온은 이 CTO를 지원할 R&D 인프라 투자도 진행 중이다. 작년 4월부터 차세대 배터리 연구를 확대하기 위해 대전 배터리연구원 신·증축을 추진해왔다. 2025년까지 4700억원을 들여 차기 배터리 데모 플랜트와 글로벌 품질관리센터 등을 지을 계획이다.
우선 올해 원통형과 각형, 리튬인산철(LFP) 등 신규 제품 개발 라인을 만들고 충·방전기 같은 연구 설비를 대폭 확장하는 게 1차 목표다.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의 경우 올해 상반기 완공이 목표다. SK온은 올해 하반기 중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개발하고 2028년 상용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배터리다.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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