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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육각형 인재' 김상준 대표, 제2의 전성기 이끈다전략·기획· 글로벌 거친 '올라운드' 플레이어, CFO 부임 후 1년만 대표 선임

정유현 기자공개 2024-03-07 09:15:02

[편집자주]

지난해 국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중국의 소비 둔화에 따라 주요 화장품 기업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업계 막내 격인 애경산업은 디지털 채널을 강화하고 글로벌 전략을 펼친 노력이 빛을 발하며 성장 곡선을 그렸다. 애경산업은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3대 전략(글로벌화·디지털화·프리미엄화)을 적극 펼칠 계획이다. 더벨은 애경산업의 성장을 주도할 리더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이들이 그리는 청사진을 그려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8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대표이사'.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이사(사진) 앞에 붙는 수식어다. 통상적으로 CFO 출신 대표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재무적 성과에 한정될 수 있다. 하지만 김 대표가 걸어온 길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재무를 넘어 컨설팅, 대외협력, 글로벌 전략까지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다. 타고난 감각을 갖춘 팔방미인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재무, 전략과 기획 역량에다 소통 능력까지 겸비한 시쳇말로 '육각형 인재'의 면모를 갖춘 것이 애경산업의 '제2의 전성기' 진입 원년의 수장으로 선임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대표 선임 후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김 대표가 올해 글로벌 시장 확장 전략과 동시에 전공을 살려 내실 다지기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방면에서 실무 경력 쌓은 '차세대 키맨' …CFO 부임 1년 만 대표

1972년생인 김상준 대표는 서울대 국제경제학 92학번이다. 국제경제학과는 1985년 무역학과에서 국제경제학과로 개명된 후 1995년 경제학부로 통합됐다. 국제경제학과의 정원도 적었고 10년간만 존속한 '희소성' 때문에 졸업생끼리 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국제경제학과로 입학해 산업계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1996년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학사 졸업 후 미국으로 넘어가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 MBA 과정을 마쳤다. MBA 과정을 밟기 전에 잠시 AT커니와 IBM코리아 등을 거치며 컨설턴트로서 역량을 쌓았다. GE캐피탈과 HSBC 기업자금 관리부 상무 등을 거쳐 2008년부터 옛 웅진코웨이(현 코웨이)에 몸담았다. 가장 오래 근무한 코웨이에서의 경력은 성장의 밑거름이 된 것으로 보인다.

코웨이에서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주요 실적 발표 및 IR 등에 적극 나섰다. 자본시장과의 소통뿐 아니라 내부 조직의 결속력도 다지는 역할을 했다. 서로 상의하되 반대 의견은 거침없이 말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코웨이의 '신기(神氣)문화'를 정착시키는데도 앞장섰다. 커뮤니케이션 분야에도 높은 점수를 받는 이유다.

2012년 경영난을 겪으며 기업 정상화의 일환으로 코웨이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지분 매각에 나설 당시 실무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코웨이를 떠나 2019년에는 화장품 'AHC'로 유명한 유니레버 카버코리아의 기획재무본부장으로 적을 옮겼다. 수익성 있는 성장 중심의 전략과 데이터에 기반한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바탕으로 카버코리아의 CFO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 당시 화장품 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카버코리아는 AHC를 앞세워 중국, 대만, 태국, 러시아 등 진출 국가를 넓히며 아세안 대륙을 공략하는 작업을 펼쳤다. 김 대표는 CFO로서 안살림을 챙겼다. 짧게 대표이사도 지냈다. 지난 2021년 4월 기존 대표였던 이제훈 전 사장이 홈플러스 대표로 옮기면서 생긴 공백을 채우기 위해 임시 대표를 맡으며 한 기업의 리더로서의 역할도 수행했다.

실무자로서 차곡차곡 경력을 쌓으며 성장 계단을 밟은 김 대표는 2022년 말 애경산업의 CFO로 낙점됐다. 정통 애경맨이었던 전 송기복 CFO의 공백을 외부 인사인 김 대표가 채운 것이다. 김 대표는 짧았지만 CFO 시절 애경산업의 ESG 경영을 강화하는 데 힘을 보탰다. 김 대표의 CFO 부임과 맞물려 애경산업은 중장기 배당정책을 수립해 외부에 공개했다.

2023년~2025년 사업연도 배당 성향을 30% 수준을 목표로 잡았다. 과거에는 20% 이상이 기본 배당정책이었다. 김 대표는 자사주 매입 결정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이 쌓이고 있는 만큼 2018년 상장 후 내림세였던 주가를 반전시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이후 2023년 말 진행된 '2024년 정기인사'에서 CFO 출신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세대교체의 의미가 컸다. 김 대표는 애경산업이 글로벌 소비재 기업으로의 도약하는데 선봉장 역할을 맡게 됐다.


◇글로벌화·디지털화·프리미엄화 전략 드라이브, 재무 안정성 제고 과제

애경산업은 지난해 화장품 빅3 중 유일하게 호실적을 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023년 연간 매출은 6689억원, 영업이익은 61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6%, 58.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9.2%로 계산된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14.48%, 6.1%다. 생활용품 매출이 외형 성장을 주도했고 화장품 사업을 통해 질적 성장까지 이룬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매출 비중 축소로 타격을 받은 타 업체와 달리 오히려 중국에서 선방하며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더우인(중국틱톡), 콰이쇼우(동영상 플랫폼) 등 채널 다변화 전략이 유효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강화를 위해 해외 영업팀과 마케팅팀이 협업해 스타 마케팅도 진행하고 있다. AGE20'S 럭셔리 라인을 출시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해도 채널 다변화, 글로벌 전략, 제품 프리미엄화 전략을 적극 펼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룰 계획이다.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일본, 북미, 유럽 등 수출 전초 기지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연착륙을 위한 인수합병(M&A)도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업으로 우뚝 설 계획이다.

김 대표의 주 무대가 재무 영역인 만큼 재무 안정성도 한층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651억7200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24.6%, 유동비율은 293%로 양호한 재무 상태가 유지되고 있고 있지만 더 탄탄한 상태를 만들기 위해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주요 전략을 진두지휘하며 애경그룹 창립 70주년인 2024년, 애경산업의 제2의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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