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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 Radar]금감원 IPO혁신 TF, 밸류산정기준 '표준화' 추진플랫폼사 몸값 책정시 MAU 지표 반영 관행 등…"산업별 특성 고려해야"

손현지 기자공개 2024-03-05 15:29:48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4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주도하는 IPO혁신 태스크포스(TFT)가 증권사별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내부기준을 수립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초 파두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공모가 산정 프로세스를 보다 투명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다. 투자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증권사의 내부통제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단 의도가 담겨있다.

IB업계에선 오히려 IPO 주관업무의 선진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핀테크, 플랫폼 기업 등 IPO 제도를 활용하는 기업군이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표준화된 밸류 산정 기준만을 사용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는 논리다.

최근 플랫폼 기업만 하더라도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실적으로 연결되기 쉬운 지표라는 판단 때문인데 다른 산업군과는 기준 자체가 다른 셈이다. 반도체 등 수주형 산업도 기업실사 후 주관사의 평가가 달라지는 부분도 있어 전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가치산정 기준 제각각…금감원 "증권사별 일관성 지닐 필요 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PO 주관업무 혁신 TFT는 최근 공식 회의를 통해 내부통제, 기업실사, 공모가액 산정, 영업관행, 증권신고서 작성 등 5가지 안건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작년 12월 첫 킥오프 회의 이후 두번째 공식 회의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금융투자협회, 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다.

IPO혁신 TFT는 조치형 금감원 공시심사실장을 주축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지난해 파두사태 이후 IPO 주관업무 관행개선을 위해 꾸려졌다. 분야별로 실무그룹을 구성해 구체적인 개선방안, 영업 실무 관행 문제점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앞서 재무 공시를 강화하는 방안과 IPO 수수료 체제를 개편하는 내용 등을 논의해왔다.

이달 열린 회의에서는 증권사별로 밸류 산정을 위한 '내부기준'을 설정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증권사 마다 일정한 기준에 의거한 표준모델을 만들고, 이에 부합할 경우에는 내부 승인 절차를 밟도록 하는 내용이다. 다른 밸류 산정 기준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 사유를 증권신고서에도 명시해야 한다.
*IPO 혁신 TFT 활동 로드맵
투자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동시에 공모가 산정 프로세스를 일관성 있게 가져가도록 하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증권사의 위험관리를 위한 내부 기준 절차를 마련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중요한 투자위험 기재 누락을 방지하고 정보 이용자의 편익을 제고할 수 있는 증권신고서 작성에 대해서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외에도 실사 품질 향상을 위해 실사 항목, 절차, 준수사항 등을 규정화하기로 했다. 주관업무의 자율성 확보를 위해 계약 체결, 수수료 관행 등 영업 관행 개선에도 나선다. 과도한 추정에 기초한 가치 산정 등 문제점에 대해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사안이 없어 조심스럽다"며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인데, 2분기 중으로 최종 개선방안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B업계 "표준화, 다양한 기업별 특성 반영하기 어려워"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그다지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IPO 주관업무를 개선한다는 취지 자체는 좋으나, 실질적으로 예전보다 다양한 기업군이 IPO를 도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파두와 비슷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주관사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명분을 만드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플랫폼, 핀테크 기업들 같은 경우는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MAU 등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이후 주가매출비율(PSR)이나 주가수익비율(PER) 등 지표를 활용해 해당 기업가치를 역산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다.

연초 IPO 주관경쟁이 치열했던 토스도 증권사들이 기업가치로 20조원까지 제시할 수 있던 배경이다. 토스가 재작년 재작년 시리즈G 라운드를 통해 투자금 5300억원을 유치하면서 기업가치로 약 9조1000억원을 인정받은 것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피어그룹 선정을 표준화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예컨대 2차전지 부품업종처럼 이제 막 태동하는 산업군의 경우 국내에서 유사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을 찾기 어렵다. 결국 피어그룹을 택할 때 비즈니스 고밸류 산정에 유리한 쪽으로 피어그룹을 선정하는게 관행처럼 자리잡고 있다.

한 코스닥 상장사 CFO는 "소모품 기업인데도 배터리 장비와 피어그룹과 엮이면서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유니크한 비즈니스를 알리기 어려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작년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겪었던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마찬가지다. 양극재의 원료인 '전구체' 포스코퓨처엠이나 코스모신소재 등을 피어그룹으로 택했다. 주관사의 주관성이 투영된 경우로 시가총액이 높은 '2차전지 대장주'와 동일그룹으로 엮이며 공모가를 높게 산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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