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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수 강자 BYD, 저가 공세…현대차 대응책은 수직계열화 기반 강점…현대차 10월께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가동

임한솔 기자공개 2024-03-11 09:16:19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7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판매량 자체가 다른 국가들을 압도한다.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 1400만여대 중 800만대 이상이 중국에서 팔렸다. 배터리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를 합친 수치다.

이렇다 보니 전기차 업계에서 중국 1위는 곧 세계 1위로 통한다. 중국 친환경차(NEV) 점유율 약 35%를 보이는 비야디(BYD) 얘기다. BYD는 지난해 BEV와 PHEV 등 NEV 판매량 302만4000여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61.9% 성장했다. BEV만 판매하는 테슬라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 약 180만9000대를 달성했으나 중국 점유율은 7.8%에 그쳤다.

PHEV를 제외한 BEV만 놓고 봐도 요즘 BYD가 테슬라를 넘어서는 추세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역대 처음으로 BYD에게 분기별 BEV 판매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는 연간 BEV 판매량에서도 BYD의 승리가 유력하다는 시선이 많다. 중국 내수를 중심으로 빠르게 덩치를 키운 BYD가 이제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추격하던 현대차그룹은 이제 BYD와도 본격적으로 맞붙어야 한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일찌감치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를 공략해 왔다.

(자료=BYD)

◇BYD, 수직계열화로 가격 공세

BYD가 중국 바깥으로 수출하는 규모는 아직 전체 판매량에 비해 작다. 다만 성장세는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BYD 수출 물량은 2022년 5만6000여대에서 지난해 24만3000여대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해외 판매 비중은 3.0%에서 8.1%로 확대됐다.

인기의 비결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있다. 해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의 경우 현대차 아이오닉5과 비슷한 차급으로 분류된다. 두 기업이 최근 진출한 인도네시아에서의 가격을 보면 아토3는 약 5억1500만루피아(약 4400만원), 아이오닉5는 약 7억8000만루피아(약 6600만원)부터 판매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BYD의 다른 차종도 대부분 경쟁사들의 동급 차량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BYD 세단 전기차 '한 EV3'는 테슬라 모델3보다 주행거리와 가속 성능 등에서 우위를 보이지만 중국 판매가격은 약 20% 더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가격 경쟁력은 BYD가 수직계열화한 전기차 생태계에 근간을 둔다. 배터리기업으로 출발한 BYD는 2003년 완성차기업 진촨자동차를 인수하며 자동차산업에 진출했다. 전기차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와 관련한 모든 생산 공정을 내재화함으로써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 심지어 자동차용 반도체까지 계열사를 통해 수급하는 중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왼쪽)와 BYD 아토3.

BYD가 전기차에 탑재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도 낮은 차량 가격을 가능케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비교적 출력이 약하지만 원재료가 싸고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지닌다. BYD는 LFP 배터리의 낮은 출력 문제를 차량내 배터리 활용공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돌파하고 있다.

수직계열화로 공정 효율을 높이고 핵심 부품도 저렴한 것을 사용하니 저가 전략을 펼치는 중에도 이윤이 남는다. BYD는 지난해 순이익 290억~310억위안(약 5조4000억~5조7000억원)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이익 규모가 최대 86%가량 증가한 것이다.

◇해외 생산시설 투자 분주, 현대차그룹과 영역다툼 불가피

중국 시장을 장악한 BYD는 이제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전체 판매 목표치 400만대 중 40만대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기차 51만6441대를 팔았고 이 가운데 78.3%(40만4530대)를 해외에서 판매했다.

두 기업은 전기차 생산시설을 짓기 위한 투자에 적극적이라는 측면에서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 BYD는 2022년부터 태국에서 15만대 규모 전기차 공장을 짓기 시작했고 올해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올들어 인도네시아에 비슷한 규모의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국에서도 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과 남미 지역 역시 BYD의 투자 대상에 들었다. 헝가리와 브라질, 멕시코에 각각 신규 공장을 세운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2030년 전기차 200만대 판매를 목표로 생산 확대에 힘쓰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 공장들을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도록 전환하는 한편 신규 공장도 짓는 중이다. 2022년 인도네시아 신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023년 10월 현대차그룹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HMGMA) 건설 현장. (출처=현대차)

업계는 BYD의 미국 진출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BYD가 신공장을 짓는 멕시코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우회해 미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목으로 여겨진다. IRA는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 세제 혜택을 주는 법으로 대상 지역에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를 포함한다. 다만 BYD 미주법인장은 최근 언론을 통해 미국 전기차 출시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IRA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HMGMA) 건설을 앞당겨 올해 10월부터 가동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전기 SUV 아이오닉7 등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브랜드 6개 차종을 생산할 것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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