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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는 지금]'일 독점' EUV PR 양산 임박, 삼성전자 미소④전자재료사업부 포트폴리오 다각화 원년, 매출 신장 기대

김도현 기자공개 2024-03-12 09:14:13

[편집자주]

올해는 최윤호 사장이 삼성SDI를 이끈 지 3년차다. 그동안 후방에서 지원사격을 해준 전영현 부회장이 없는 첫해이기도 하다. 최 사장 부임 이후 수익성 위주로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면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나 전기차 산업이 '캐즘' 구간에 접어들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2024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최 사장은 물론이고 회사의 명운이 결정될 전망이다. 기로에 선 삼성SDI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8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올해 반도체 소재 사업의 성과를 예고했다. 전방산업 반등과 제품군 다변화에 따른 양과 질 동반 성장을 노리겠다는 청사진이다. 신제품 상용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PR) 공급을 앞두고 있다. 관련 작업에 착수한 지 3년 만의 성과다.

출처 : 삼성전자

PR은 반도체 회로를 그려내는 노광 공정의 핵심 소재다. 실리콘 웨이퍼에 PR을 바르고 포토마스크에 새겨진 패턴대로 빛을 쬐면 회로가 형성된다. 빛의 종류에 따라 노광 기술이 나뉘는데 △불화크립톤(KrF·248nm) △불화아르곤(ArF·193nm) △극자외선(EUV·13.5nm) 등으로 갈수록 고난도다.

각각 전용 PR이 필요한데 이중 EUV용은 극한의 난도를 자랑한다. 모든 물질에 흡수되는 EUV 특성상 이를 감당한 PR 제작이 쉽지 않은 탓이다. 국내에서는 동진쎄미켐이 최근 들어 겨우 발을 들인 정도다. 대다수를 소재강국인 일본 국적 회사들이 납품한다.

이러한 배경으로 2019년 일본 수출규제 당시 EUV PR은 제재 3대 품목으로 꼽힌 바 있다. 국산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2021년 삼성SDI도 삼성전자 등 고객 요청에 따라 EUV PR 개발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EUV PR 프로젝트가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진척을 이뤄낸 상태다. 삼성SDI는 올해 상반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일본산만큼 성능을 내기는 어려우나 공급망에 진입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고객 입장에서도 선택지가 늘면 가격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SDI 전자재료사업부 생산기지인 구미사업장 전경 / 출처 : 삼성SDI

비슷한 시기에 삼성SDI는 텅스텐 슬러리와 그래픽 D램용 고방열 에폭시 몰딩 컴파운드(EMC)도 양산화할 방침이다.

텅스텐 슬러리는 웨이퍼를 평탄화하는 화학기계연마(CMP) 공정에서 쓰이는 소재다. 금속 계열 슬러리의 주요 소재인 구리 대비 연마도가 우수하고 전도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CMP 작업은 반도체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과 직결되는데 이때 슬러리 역할이 중요하다. 그동안 미국 등 외산업체가 주도한 제품이어서 삼성SDI가 생산하면 내재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EMC는 수분, 열, 충격, 전하 등 외부환경으로부터 반도체 회로를 보호하는 복합재료다. 삼성SDI는 EMC 사업을 장기간해왔으나 경쟁 심화로 수익성 하락을 겪었다. 이에 고부가 EMC 라인업 확보에 집중했고 이번 그래픽 D램용 고방열 EMC도 그 일환에서 개발됐다.

지난해부터 인공지능(AI), 확장현실(XR) 등 분야 확장으로 그래픽 D램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삼성SDI의 새 소재는 이같은 흐름에서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출처 : 삼성SDI *단위 : 억원 *작성 : 더벨

일련의 과정을 통해 삼성SDI 전자재료사업부는 스핀 온 하드마스크(SOH) 등 일부 품목에 쏠린 매출 구조를 전환할 수 있을 전망이다. SOH는 PR 하부에 적용되는 막질로 미세패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활용된다. PR 부문이 안착하면 SOH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추후 EUV PR 등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온다면 2022년 하반기부터 들쑥날쑥한 실적도 반등할 전망이다. D램을 시작으로 메모리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만큼 예상보다 더 큰 상승세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신규 소재들의 매출 기여도가 올해에는 크지 않겠으나 향후 사업부의 미래를 위한 성장 동력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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