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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스테이지엑스 '저가 망 임대' 계획에 골머리 알뜰폰사업자보다 낮은 도매가 제공 거론…이통3사, 제값도 못받고 고객도 뺏기나

노윤주 기자공개 2024-03-15 09:44:55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15:1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4 이동통신사 스테이지엑스와 기존 사업자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스테이지엑스는 B2C 사업 전개를 위해 기존 이통 3사로부터 3.5기가헤르츠(㎓) 망을 도매 임대 받겠다는 전략이다. 인프라를 구축해 알뜰폰 사업자와는 다른 형태로 망을 사용할 예정이기에 가격 산정 기준도 달라야 한다고도 주장 중이다.

이통 3사의 생각은 정반대다. 알뜰폰사업자도 아닌 경쟁 이동통신사업자(MNO)인 스테이지엑스에게 저가에 망을 대여해 주는 건 시장 경쟁 원리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도 알뜰폰 망 대여 사업의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은데 스테이지엑스까지 추가된다면 '남의 배만 불려주는 꼴'이라는 입장이다.

◇스테이지엑스, 정부와 도매가 산정 '기준' 논의한 건 맞다

스테이지엑스는 지난 1월 말 5G 주파수인 28㎓ 대역을 낙찰받으며 제4이동통신사로 선정됐다. 이에 향후 3년동안 전국에 무선 기지국 6000개를 의무 구축해야 한다. 또 기간통신사업자로서 1년 이내에 사업을 개시해야 한다.

28㎓는 전국망 구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스테이지엑스는 이통 3사로부터 3.5㎓ 망을 도매가에 제공받아 B2C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스테이지엑스가 이통 3사로부터 제공받을 도매가 산정이다. 일각에서는 스테이지엑스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알뜰폰사업자(MVNO)보다 낮은 수준의 도매가를 요구했다는 논란도 일었다. 저가에 망을 대여받아 알뜰폰사업자에게 재대여 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다.


이에 대해 스테이지엑스 측은 "과기부에 로밍대가 인하를 요구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며 "과기부는 스테이지엑스 사업모델에 맞는 로밍대가 산정 기준을 정해주는 역할이기 때문에 가격을 협상이나 논의할 대상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이어 "망 재임대사업도 고려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직접적인 요구는 하지 않았지만 알뜰폰사업자보다 낮은 도매가 산정 기준을 기대하는 것은 맞다. 스테이지엑스 측은 직접 코어망을 꾸릴 계획이기에 알뜰폰사업자와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 중이다.

스테이지엑스 관계자는 "과기부와 로밍대가 적정가 기준에 대해서는 논의한 적 있다"며 "다만 특정 수준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스테이지엑스 계획에 이통 업계 "공정 경쟁 맞냐" 불만

스테이지엑스가 기존 이통3사로부터 망을 대여 받아야 하는 이유는 28㎓가 B2C 사업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28㎓는 속도는 빠르지만 고주파수 대역으로 도달 거리가 짧다. 직진성이 강하고 회절성이 약해 소형 기지국을 촘촘히 구축하지 않으면 장애물을 만나 속도가 급감한다.

결국 스테이지엑스가 28㎓ 기지국을 일정 규모 구축한 이후에도 B2C 사업은 이통 3사로부터 3.5㎓ 망을 제공받아 진행해야 한다. 현 요금제를 기준 28㎓ 주파수를 가지고 일반 사용자 대상 B2C 사업을 하기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기존 이통3사가 이 주파수 대역을 포기한 것도 그 때문이다.

스테이지엑스 관계자는 "출범 당시부터 망을 도매 제공받아 B2C 사업을 하겠다는 건 이야기가 됐던 부분"이라며 "정부도 인지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28㎓로 직접 전개하는 사업은 B2B 위주다. 리빙랩, 디지털 스마트병원 사업, 경기장·공연장 등 위주로 28㎓ 단말기를 출시,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스테이지엑스의 계획에 이통3사는 골머리를 썩고 있다. 우선 이통3사는 스테이지엑스에 주파수망을 도매제공할 의무가 없다. 스테이지엑스가 알뜰폰 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망 제공에 대해 각 이통사와 개별 협의가 필요하다. 스테이지엑스 관계자는 "각 이통사와 망제공에 대한 협의를 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업계서는 동일 업종 경쟁사에 망을 저가 제공하는 게 맞냐는 불만도 나온다. 매출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이동통신 일반 고객을 스테이지엑스에 일부 빼앗기면서 망 도매 제공가도 알뜰폰사업자에게 주는 것 보다 더 저렴하게 책정해야 하는 입장이다. 스테이지엑스가 파격적인 요금제 출시를 예고했기에 기존 사업자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망 도매 제공의 영업이익률도 낮다. SK텔레콤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무선통신사업의 영업이익률은 11%다. 매출 10조8553억원, 영업이익 1조2165억원이다. 이에 반해 망대여 매출 영업이익률은 절반 수준이다. 같은 시점 기준 통신망 임대서비스가 포함된 SK텔레콤 유선통신사업 영업이익률은 6.7%다. 매출 3조8134억원, 영업이익 2575억원이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 제4 이통사로 출범한 스테이지엑스가 장기적인 사업 계획 없이 기존 사업자에 기대는 게 맞는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주도로 대여 대가가 결정되면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데 공정 경쟁이 불가능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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