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스그룹 경영진단]전문경영인 회장 아래 '오너 2세 승계 과도기'②손동창 명예회장의 퇴진, 현업에서 물러난 이종태 회장 '손태희 사장'의 총괄
김선호 기자공개 2024-04-01 07:01:53
[편집자주]
퍼시스그룹은 퍼시스, 시디즈, 일룸, 바로스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가구 전문 기업이다. 그동안 인수합병(M&A)보다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국내 가구시장에 입지를 넓혀나갔다. 이러한 퍼시스그룹이 이제 오너 2세 경영체제를 맞이하기 위한 채비와 함께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이를 위한 사업전략과 함께 지주사와 각 계열사의 경영 현주소를 진단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퍼시스, 시디즈, 일룸, 바로스 등의 계열사을 관리하는 퍼시스홀딩스는 전문경영인 이종태 회장 대표를 중심으로 조직을 구성했다. 다만 이 회장 바로 아래 오너 2세인 손태희 사장(사진)이 실질적인 지주사 경영을 총괄하면서 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퍼시스그룹에게 2018년은 창업주 손동창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한편 장남인 손태희 사장이 드디어 지주사 퍼시스홀딩스 이사회에 합류한 해였다. 이를 보면 사실상 오너 2세의 경영시대를 알리는 서막과 같았다.
다만 손 사장은 지주사 대표로 올라서기보다는 전체 조직을 총괄하는 실질적 업무를 맡았다. 창업주에서 오너 2세로 경영권이 점차 옮겨가는 과도기라고도 할 수 있다. 이를 대신해 '퍼시스맨'으로 통하는 이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형국이다.
◇이종태 회장은 '지주사 대표' 과도기 채운다
퍼시스홀딩스의 등기자료를 살펴보면 이사회는 전문경영인 이 회장과 오너 2세인 손 사장, HR·경영지원부문장인 김영규 부사장 총 3명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김 부사장이 2021년 사내이사로 취임한 것으로 제외하면 2018년 이 회장과 손 사장이 동일하게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 회장이 퍼시스홀딩스 대표로 선임된 것도 2018년이다. 당시 퍼시스홀딩스는 의자 제조 및 유통에 관한 영업부문을 관계사 시디즈(옛 팀스)에 양도하면서 순수 지주사로 거듭났고 이에 맞춰 계열사를 관리하는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조직을 새로 구성했다.
퍼시스홀딩스에 따르면 조직도는 크게 이 대표-손 사장-IT·HR·경영지원부문으로 구성된다. 이 대표는 지주사 수장으로서 전반 사업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 실무를 손 사장이 진행하는 모습이다. 이를 보면 손 사장은 대표은 아니지만 그룹의 인사·총무·재무를 담당하는 실무자다.
손 사장은 1980년생으로 2010년 퍼시스그룹의 물류업 계열사인 바로물류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했고 이후 시디즈, 일룸 등을 거쳐 2016년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0년 정기인사에서 사장으로 올라섰고 이때에 관리부문을 맡은 김 부사장도 상무로 승진했다.
손 명예회장으로서는 2018년을 기점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오너 2세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도기를 이 회장이 메우고 있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1985년 입사한 퍼시스에서 줄곧 경력을 쌓다가 2019년 정기인사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다만 이 회장은 자신의 역할과 과제에 대해 외부에 공개하기를 조심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더벨과 전화통화에서 "주요 사업은 계열사 대표가 맡아 진행하고 있고 현재 지주사 대표이기는 하지만 현업에서는 물러나 있다"고 일축했다.
◇사업 분할·양도로 내부거래 '수익 구조'
지주사 퍼시스홀딩스는 맡고 있는 사업을 분할·양도하면서 2018년에서야 '순수 지주사'가 됐다. 감사보고서에 기재한 사항으로 보면 2007년 일룸을 물적 분할했고 2018년 의자 제조 및 유통에 관한 영업부문을 관계사 시디즈(옛 팀스)에 양도했다.
주요 사업을 분할·양도하면서 순수 지주사가 된 만큼 수익 구조도 이에 따라 변경이 됐다. 순수 지주사가 된 2018년 퍼시스홀딩스의 개별기준 영업수익 규모만 보면 전년 동기 대비 94.7% 증가한 259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과 2018년 영업수익에 반영한 항목을 단순 비교하면 지분법이익이 130.6% 증가한 199억원, 임대료 수익이 23.2% 증가한 11억원을 기록했다. 그리고 '용역수익'을 영업수익 항목에 처음으로 계상하고 48억원을 반영했다.
2018년 내부거래를 살펴보면 일룸으로부터 61억원, 퍼시스로부터 189억원, 시디즈로부터 313억원, 바로스로부터 13억원의 매출 등을 올렸다. 이를 합산하면 577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퍼시스홀딩스의 개별기준 영업수익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러한 결과가 도출된 건 시디즈에 의자 제조 및 유통에 관한 영업부문을 298억원에 양도하면서 298억원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하면 퍼시스홀딩스의 영업수익은 내부거래에서 모두 창출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수익구조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2022년 영업수익은 220억원으로 그중 내부거래로 157억원을 올렸다. 개별기준 매출 중 71% 가량을 차지하는 비중이다. 계열사를 통해 얻는 지분법·용역수익을 제외하면 임대료 수익으로 내부거래 외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
퍼시스홀딩스 관계자는 "오너 2세인 손 사장은 퍼시스홀딩스의 대표를 맡고 있지 않지만 IT·인사·경영지원부문 등 주요 조직을 운영하는 실질적인 업무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며 "지주사는 자회사 등을 관리하는 역할로 계열사를 지원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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