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권 거래를 발행 다음날 하게끔 유도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인데 영향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비상장 거래는 여전히 상장 당일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의 원인이 원천적으로 사라진 것은 아니다. 거래소도 사태를 완벽히 파악하고 해결책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실제 효과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것 같다."회사채 발행 업무를 맡고 있는 DCM 담당 IB업계 관계자가 새로 적용된 회사채 발행 관련 시행세칙 개정을 놓고 한 말이다. 근본적 대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는 1일부터 채권 상장신청 서류 제출 기일을 상장 예정 전일로 앞당기는 시행세칙 개정을 적용하고 있다. 채권 발행 이후 3일 안에 제출하면 되는 상장신청 서류 제출 기일이 상장 예정 하루 전으로 앞당겨졌다. 기존에는 발행 당일 청약과 배정, 상장과 같은 모든 절차가 진행됐는데 발행과 상장일에 하루 간격을 뒀다.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생긴 실수가 상장 이후까지 이어지는 문제를 막기 위함이다. 앞서 한화는 회사채를 발행한 당일인 1월26일 투자설명서를 세차례 정정했지만 결국 발행을 취소했다. 한화는 수요예측 결과 2년물과 3년물에 적용해야 할 가산금리를 10% 수준으로 잘못 계산했다.
이전에 비슷한 문제가 생기지 않았던 것이 아님에도 당국의 해결방안이 업계에서 미봉책으로 평가될 만한 결과물이라는 점은 아쉽다. 1월 HD현대중공업의 2000억원 공모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도 발행 규모를 200억원으로 기재하는 실수가 있었다. 지난해 6월에는 HD현대오일뱅크도 회사채 발행 중 7년물에서 실수가 발생해 발행 규모를 20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줄였다.
더 근본적 해결방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남는다. IB들이 지적하는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발행금리 확정일이다. 회사채 발행금리는 보통 수요예측에서 확보한 가산금리를 발행일 1영업일 전 민평금리에 적용해 확정된다. 민평금리는 오후 7시에 발표되는데 자본시장법은 전날 오후 6시까지 관련 내용이 적힌 증권신고서를 내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담당 IB들은 유선전화를 통해 민평사로부터 금리를 확인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채 발행의 한 축을 담당하는 IB관계자들은 한국거래소가 내놓은 이번 개선책이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회사채는 기업들이 자주찾는 조달 수단 가운데 하나인 만큼 당국도 관련 절차의 문제점을 찾고 해결하는 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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