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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 Index/BSM분석]한·일 1등 車부품사 '현대모비스와 덴소' 비교해보니현대모비스는 BSM 공개, 기술 중심 사외이사 구성…덴소는 공개하지만 '품질 문제' 발생

양도웅 기자공개 2024-04-16 08:17:35

[편집자주]

이사회 역량 지표 또는 이사회 역량 현황표 등으로 번역되는 'BSM(Board Skills Matrix)'은 이사회 구성원의 능력과 자질, 국적, 성별 등을 한 눈에 보여주는 도표다. 작성자는 기업으로 주주와 투자자는 BSM을 통해 이사회 구성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다. BSM 공시 여부로 이사회의 투명성과 주주친화성을, 그리고 BSM 내용(구성 항목 등)으로 이사회의 전문성과 방향을 읽어낼 수 있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BSM 공시가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에도 이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고 있다. THE CFO가 각 기업의 BSM 공시 여부와 내용 등을 종합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5일 07: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모비스와 덴소(Denso)는 한국과 일본 양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부품사다. 마찬가지로 양국을 대표하는 완성차그룹인 현대자동차그룹과 토요타그룹 소속으로 모두 안정적인 매출처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는 기아, 덴소의 최대주주는 토요타자동차다. 총수가 이사회에 참여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만큼 그룹에서 중요한 계열사라는 뜻이다.

양사 모두 BSM을 공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홈페이지에서, 덴소는 통합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다.단 이사회 역량 구성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기술과 산업 중심인 반면 덴소는 경영과 지배구조 등 관리 중심이다. 현재 '품질 문제'를 겪고 있는 덴소가 향후 이사회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현대모비스 이사회, '산업·기술' 역량 보유자…최근 AMD·테슬라서 근무한 사외이사 선임

5일 현재 현대모비스는 자사 홈페이지에 BSM(이사회 역량 구성표)을 공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이사회 역량 구성이 궁금한 주주와 투자자들은 홈페이지에서 BSM 문서를 내려받아 볼 수 있다. 직접 게시하는 형태는 아니다. 기업들이 주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주주총회 소집공고 등에서 BSM을 공개하는 것과 상이하다.

현대모비스 BSM은 역량 지표와 다양성 지표로 이뤄져 있다. 역량 지표는 △리더십 △회계·재무·경영 △산업·기술 △법률·정책 △글로벌 역량 △ESG 등 6개다. 다양성 지표는 △선임연도 △연령 △성별 등 3개다. 같은 그룹 계열사인 현대차의 BSM 지표와 동일하다. 현대차도 홈페이지에 BSM을 게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5명 등 총 9명으로 이뤄져 있다. 역량 지표 가운데 리더십과 글로벌 역량, ESG는 이사 전원이 보유한 역량이다. 이 세 가지 역량은 현대모비스 이사회의 기본 자격 요건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산업·기술은 8명, 회계·재무·경영은 6명, 법률·정책은 5명이 보유한 역량이다.

산업·기술 부문 전문가를 선호하는 건 최근 사외이사 선임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선임된 키스 위텍(Keith Witek) 텐스토렌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모토로라와 AMD(반도체 설계 기업), 테슬라, 구글 등에서 임원으로 근무했고 변호사로도 활동했다.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현대모비스가 최근 키우는 영역인 차량용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그가 몸담고 있는 텐스토렌트가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이기도 하다.

현대모비스 측은 "차량 전장화와 함께 SDV(Software Defined Vehile)로의 변화가 가속화하면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는 당사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며 "(키스 위텍은) 현대모비스의 향후 비전을 실행해 나가는 데 기여할 적임자다"라고 평가했다.


키스 위텍 사외이사는 공급망 관리 전문가인 김대수 고려대 교수의 자리를 이어받았다. 김 교수는 사외이사 임기가 올해 3월 만료돼 퇴임했다. 현재 현대모비스 BSM은 이전 이사회 기준으로 작성돼 있다. 새로운 사외이사가 선임됐기 때문에 곧 최신화할 예정이다. 키스 위텍 사외이사와 함께 박기태 현대모비스 재경부문장(CFO)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재 키스 위텍 사외이사 등은 반영돼 있지 않다"며 "추후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키스 위텍 사외이사는 6개 역량을 모두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중 6개 역량을 모두 보유한 이는 제임스 킴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전 한국지엠 CEO)이다. 키스 위텍 사외이사는 본인 SNS에 자신을 "기술과 운영, 재무, 비즈니스 개발, 전략, 마케팅, 제품 등 부문에서 쌓은 수십 년 동안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기존 비즈니스를 새로운 비즈니스로 창출하는 걸 즐긴다"고 소개하고 있다.

◇덴소, 11가지 항목으로 BSM 작성·공개…기술과 품질 역량 보유한 사외이사 '전무'

덴소는 현대모비스와 마찬가지로 BSM을 공개한다. 매년 3월 말 회계연도가 마무리된 이후 발표하는 '통합 보고서(Integrated Report)'에서 밝힌다. 통합 보고서는 우리로 하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와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합한 보고서와 다름없다. 기업 가치와 성장 전략, 제품, 자본 재배치 전략, 지배구조 등을 총망라하고 있다.

덴소의 2023년 통합 보고서에 따르면 BSM은 총 11개 역량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기업 경영(Corporate management) △소프트웨어/디지털(Software/Digital) △마케팅(Marketing) △환경/에너지(Environment/Energy) △지배구조(Governance) △글로벌(Global) △재무/회계(Finance) △인적자원(Human resources) △기술 개발(Technological development) △생산/품질(Production/Quality) △판매/조달(Sales/Procurement) 등이다.

이사회는 사외이사(Outside Board Member) 5명을 포함해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 5명의 보유 역량 가운데 지배구조와 기업경영, 재무회계가 최다 보유 공통역량이었다. 5명 모두 지배구조 부문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고 기업경영과 재무회계 부문에서 전문성을 가진 이는 3명씩으로 같았다.

사외이사 5명 가운데 소프트웨어/디지털, 환경/에너지, 기술 개발 등에서 전문성을 가진 이는 한 명도 없다. 미츠야 유코 사외이사가 일본의 전기·전자 기업인 히타치(Hitachi)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해 웹컨설팅 업체인 소라코퍼레이션(SORA Corporation)의 대표이사로 근무하고 있지만 일본농구협회장과 일본올림픽위원회 부회장 등을 겸하며 스포츠 부문에서 더 많이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는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5명 중 4명이 기술과 산업 전문가라는 점을 고려하면 양사가 사외이사에 기대하는 점이 다르다는 게 두드러진다. 단적으로 덴소는 '기업경영과 조직관리 관점'에서, 현대모비스는 '기술과 산업 관점'에서 사외이사에 조언과 감시·감독을 기대한다.

현재 덴소 이사회가 마주한 문제는 '품질'이다. 지난해 말 일본에서는 덴소가 토요타와 혼다 등에 납품한 연료펌프에서 결함이 발생해 1500만대에 가까운 차량이 리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덴소 BSM에는 생산/품질이라는 역량 항목이 있지만, 사외이사 중에 관련 역량을 보유한 이는 한 명도 없다. 생산과 품질에 대한 감시·감독 역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미츠야 유코 사외이사는 품질 문제가 불거지기 전인 지난해 통합 보고서에서 "재정적 효율성만 추구하는 건 안전 등과 관련해 희생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도 "CFO가 비재무적 사안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현 경영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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