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플, 순이익 감소 배경은 '미국 할리우드 파업' 7378억에서 1319억으로 급감, 아그보 손상차손 영향…현금흐름 문제 없어
황선중 기자공개 2024-04-15 07:40:59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10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미국 할리우드를 강타한 파업은 넥슨그룹 유동성을 책임지는 핵심 계열사 '네오플'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네오플 순이익을 무려 82.1% 감소시킨 배경으로 지목된다.◇네오플, 지난해 순이익 82.1% 감소
지난해 네오플 영업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순이익이었다. 순이익은 1319억원으로 전년(7378억원)과 비교해 무려 8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 변동폭(-7.3%), 영업이익 변동폭(-11.2%)과 비교하면 차이는 두드러진다. 영업이익률은 79.4%에서 76.1%로 소폭 하락한 반면 순이익률은 77.5%에서 14.9%로 크게 내려앉았다.
순이익이 휘청인 배경에는 아그보(AGBO)가 있다. 아그보는 미국의 형제 영화감독인 앤소니 루소, 조 루소가 설립한 영화·드라마 제작사다. 루소 형제가 연출한 대표작은 영화 <캡틴아메리카: 시빌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이다. 넷플릭스가 역대 최고 제작비(2억 달러·2700억원)를 투입한 영화 <그레이맨>도 연출했다.

아그보의 최대주주는 넥슨이다. 넥슨은 네오플 자회사인 넥슨US홀딩을 활용해 아그보를 지배하고 있다. 넥슨US홀딩은 미국 현지에서 신규 지식재산권(IP) 발굴을 위해 인수합병(M&A) 전략을 구사하는 지주회사다. 지배구조를 단순하게 그려보면 넥슨→넥슨코리아→네오플→넥슨US홀딩→아그보(Brothers International, LLC) 순이다.
넥슨US홀딩이 아그보에 투자한 시점은 2021년 하반기다. 당시 4억 달러(4737억원)를 투자해 지분 38%를 확보하며 2대주주에 올랐다. 이듬해 1억 달러(1273억원)을 추가로 출자해 최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은 51.8%다. 지분 50% 이상이므로 자회사 요건에 해당하지만 지배력을 보유하지 않아 관계사로 분류하고 있다.
◇아그보(AGBO)에서 대규모 손상차손 발생
넥슨은 아그보를 발판 삼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했다. 루소 형제와 협력해 게임을 넘어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영역을 발을 뻗을 것이 예상됐다. 약점인 글로벌 인지도를 높일 기회였다. 하지만 지난해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했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배우·작가들이 권익 향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것.
영화·드라마 제작사인 아그보의 타격은 불가피했다. 지난해 매출은 341억원으로 전년대비 60.8% 감소했다. 넥슨 입장에서는 아그보와의 협업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결국 아그보라는 투자자산에 대해 대규모 손상차손(4122억원)을 인식했다. 아그보에서 손상차손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었다.
넥슨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우에무라 시로는 지난 2월 진행된 2023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아그보는 지난해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 파업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투자 당시 기대치와 실제 실적 사이에 괴리가 생겼다"라며 "보수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손상차손을 감수했다"라고 부연했다.

아그보에서 발생한 손상차손은 지배구조를 타고 줄줄이 영향을 미쳤다. 네오플 역시 아그보를 지배하는 넥슨US홀딩에 대한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지난해 네오플이 인식한 넥슨US홀딩에 대한 손상차손은 4434억원이었다. 종속기업투자주식 손상차손은 영업외비용에 해당한다. 지난해 네오플 순이익이 유난히 휘청였던 이유였다.
다행인 것은 손상차손은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회계상 비용이다. 지난해 네오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453억원으로 순이익 감소에도 전년보다 4.9% 증가했다. 모회사인 넥슨코리아에 지급한 배당금이 무려 5606억원에 달한다. 네오플 현금흐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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