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해외사업 점검]BC카드, 다 권역 결제 인프라 구축…본사 수익 지원해외 고객 국내 결제 편의 개선…법인 자체 수익은 미흡
이기욱 기자공개 2024-04-17 12:36:26
[편집자주]
국내 카드사들에게 있어 글로벌 사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경제성장률 둔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인해 본업인 신용판매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카드사들이 일제히 해외 사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주요국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아시아 저개발 국가들의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위기 상황 속 카드사별 해외사업의 현 주소와 미래 사업 전략 등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5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C카드는 국내 카드사들 중 가장 다양한 시장에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회사다. 동남아시아 시장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중앙아시아 등 3곳의 권역에 골고루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진출 사업 역시 마이크로파이낸스(소매금융)가 아닌 결제 프로세싱 및 소프트웨어 개발업 등으로 다양하다.첫 해외 진출로부터 상당 기간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해외법인 자체에는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금융 인프라 구축을 통한 본사 지원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해외 법인들의 자체 경영뿐만 아니라 양국 간의 비즈니스 교류 등 대외 변수가 향후 성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2008년 중국법인 첫 진출…자산 성장보다 인프라 유지·관리에 초점
BC카드의 첫 해외 진출을 지난 2008년에 이뤄졌다. 201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한 타 카드사들보다 5년 이상 이른 시점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첫 진출국은 중국이었다. BC카드는 당시 회원사였던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이 먼저 중국에 진출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중국 시장을 첫 타깃으로 삼았다. 함께 카드사업을 펼치면 효율적으로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고 그해 5월 '비씨카드과학기술'을 설립했다.
BC카드는 법인 설립 이전부터 중국의 은련(유니온 페이)과 함께 신용카드 업무 제휴를 하는 등 중국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은련 역시 BC카드와 비슷하게 중국 내에서 전표 매입 업무를 영위하는 국영 금융사다. 중국 내 카드 결제 시스템과 결제망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BC카드는 은련과 함께 제휴 카드 '중국통 카드'를 발급하고 모바일 선불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활발한 사업을 벌였다. 지난해 'BC 유니온페이카드 해외 QR결제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현재까지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중국 법인 자체의 실질적인 성과는 15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고 있다. 2009년말 기준 23억원이었던 중국 법인의 자산은 지난해말 33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매출 역시 동일하게 4억원 규모를 유지 중이고 연간 순익도 아직까지 2억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타 카드사 현지 법인과는 비즈니스 모델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순익간 단순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중국 내 결제 인프라를 유지·관리함으로써 국내 BC카드 본사의 수익을 지원하는 것이 현지 법인의 주요 임무이기 때문이다.
BC카드 관계자는 "중국의 카드 고객들이 국내에서 소비를 할 때 BC카드 결제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중국 여행객들이 국내에서 BC카드 가맹점을 이용하면 그만큼 본사에 전표 매입 수익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지 법인을 인수해서 소매금융업을 영위하는 다른 카드사들에 비해 유지·관리에 들어가는 비용도 크지 않다"며 "그만큼 순익 변동의 폭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동남아 이어 중앙아시아까지…베트남, 단말기 제조업 진출
타 국가 현지 법인들의 비즈니스 모델도 대동소이하다. BC카드는 중국법인에 이어 2016년 인도네시아 법인 'BCcard Asia Pacific'(BCAP)과 2021년 베트남 법인 'BCCARD VIETNAM' 등을 출범했다. 2022년과 지난해에도 'Cranium Royal Aditama'(인도네시아)와 'BCcard Kyrgyzstan'(BCK, 키르기스스탄)를 각각 설립했다.
이중 BCAP와 BCK는 결제 대행 사업을 영위한다. BCAP는 현지 대형 은행 '만디리은행'의 카드결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만디리은행과 함께 합작법인 '미뜨라 뜨란작시 인도네시아'(MTI)도 설립한 후 카드 발급 업무까지 담당하며 안정적으로 시장에 정착해 왔다.
하지만 2019년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일부 산업에 대해 외국 자본의 진입을 제한했고 BC카드는 BCAP가 보유하고 있던 MTI 지분 49%를 정리하게 됐다. 그 결과 2018년말 183억원이었던 자산은 지난해말 74억원까지 줄어들게 됐다.
대신 BCAP는 지난 2022년 현지 IT개발사 '크래니움'의 지분 67%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크래니움은 만디리 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등에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키르기스스탄 법인 BCK는 키르기스스탄 국영결제사업자 'IPC(Interbank Processing Center)'와의 합작 법인이다. 주요 사업은 본업인 카드 승인 중계 및 정산 프로세싱 업무다. 지난해말 기준 자산은 63억원으로 크지 않다.
'BC카드 베트남'은 해외 법인 중 가장 자체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는 곳이다. 결제망 서비스가 아닌 결제 단말기 자체를 제작 판매하는 회사다. 인수 3년차인 지난해 기준 순익은 3억원으로 아직 그리 크지 않다.
BC카드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 단말기 제조 업체 1위 기업"이라며 "적극적인 영업을 통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BC카드의 글로벌 사업은 각국 국민들이 다른 국가에 갔을 때 결제가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결제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양국 국민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들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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