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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5년차' 대우에스티, 주택 전문가 선임한 까닭 '푸르지오 발라드' 사업장 리스크 현실화, 신규 수주 잠정 중단

전기룡 기자공개 2024-04-19 08:00:45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의 자회사인 대우에스티가 통합·출범된지 4년만에 적자 전환됐다. '푸르지오'의 서브 브랜드인 '푸르지오 발라드'를 앞세워 소규모 정비사업장들을 공략했으나 악화된 업황에 발목을 잡혔다. 대우건설도 사태 해결을 위해 주택건축사업본부 출신의 임원을 대우에스티의 새 대표 자리에 앉히는 결단을 내렸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우에스티는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4147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는 전년 매출액인 3325억원보다 24.7%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 22억원은 영업손실 61억원으로 전환됐다. 당기손익에서도 33억원 상당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우에스티가 통합·출범된지 4년만의 적자 전환이다. 대우건설은 2020년 자회사인 대우에스티를 존속법인으로 푸르지오서비스를 흡수합병했다. 대우에스티가 지닌 철골·사업관리시스템과 푸르지오서비스가 강점을 보이던 시공·임대운영관리 노하우를 결합해 신규 시장에 뛰어들겠단 취지였다.

포트폴리오 확장 차원에서 푸르지오 발라드 상표권을 출원했다. 대우건설이 직접 뛰어들기 어려웠던 소규모 정비사업을 타깃으로 삼았다. 이와 함께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역량도 키웠다. 출범 직후 173억원을 들여 충북 진천군에 PC 생산설비를 갖춘 전문 공장을 마련한 게 대표적인 행보다.

초기에는 성과가 발현되는 모습을 보였다. 푸르지오 발라드 론칭과 함께 '불광동 민간임대주택(148억원)'을 비롯해 '을지로5가99오피스텔(271억원)', '잠실 푸르지오 발라드(160억원)', '개포동 도시형생활주택(303억원)'을 수주했기 때문이다. 1000억원대였던 매출 외형도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다만 업황 악화와 함께 부침을 겪기 시작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위축됐다. 원자재·인건비 부담도 상승했다. 원재료·인건비와 같은 물가 변동률을 가늠할 수 있는 건설공사비지수도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국 미분양 주택도 6만가구를 웃돌기 시작했다.

대우에스티도 기수주한 사업장들에서 리스크가 현실화됐다. 원가율 부담에도 책임준공 의무를 다해야 하다 보니 수익성이 떨어졌다. 현재 대우에스티가 계약수익 및 계약원가의 변동으로 인식한 당기순손실 규모는 154억원다. 이 중 110억원이 종합건설(주택)사업에서 나왔다.

한때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금융보증부채가 계상된 사업장도 있다. 대우에스티는 잠실 푸르지오 발라드의 책임준공 의무를 미이행해 금융보증부채 214억원을 설정했다. 책임준공기한 연장을 위해 보유하고 있던 강원 원주시 문막읍 소재의 부동산을 신탁담보로 제공한 이력도 있다. 현재는 책임준공 의무를 다해 지난 1월부로 담보 해지된 상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우건설도 한동안 대우에스티의 신규 주택사업 수주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현재는 탈현장(OSC) 기조에 발맞춰 PC 사업 위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대우건설을 비롯한 계열사들에게 안전용품과 간접자재를 제공하는 서비스에도 주력한다. 지난해 매출의 65.8%를 그룹 일감으로 쌓았다.

통합 5년차를 맞아 김해근 전 대우건설 주택건축사업본부 상무A를 대우에스티의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전출 인사도 마쳤다. 김 신임 대표는 1967년생으로 대우건설에서 주택건축기획팀장, 주택건축기술실장 등을 거친 주택 전문가다. 리스크가 현실화된 사업장들을 정상화시키는 소방수 역할을 맡겼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일부 주택사업장이 차질을 빚어 대우에스티의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김 신임 대표를 선임한 배경에도 악화된 주택사업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가 대우건설의 주택건축사업본부에서 오랜 기간 재직했던 만큼 정상화 업무에 주력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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