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UBS, 외국계 ECM '신흥강자'…빅딜 안 놓친다IPO 물론 메자닌 거뜬, 확 바뀐 트랙레코드…'키맨' CS출신 이경인 헤드
윤진현 기자공개 2024-05-02 07:19:03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6일 09: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국계 하우스들의 ECM(주식자본시장) 주관 경쟁에서 신흥 강자가 등장했다. UBS가 소위 '빅딜'에 빼놓지 않고 이름을 올리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공동 대표주관을 맡아 흥행을 이끈 데 이어, 카카오의 외화 교환사채(EB) 발행을 단독 주관했다.UBS는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는 듯 IPO 주관 트랙레코드를 쌓고 있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 DN솔루션즈 등 예비 빅딜 기업의 맨데이트를 받았다. UBS가 그간 한국물(Korean Paper)을 비롯한 부채자본시장(DCM)에서 두각을 드러냈기에 이례적이란 평을 받는다.
UBS가 ECM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한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크레디트스위스(CS)와 합병으로, 이경인 IB 총괄(헤드)의 부임 시기와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ECM과 M&A(인수합병) 시장에서 활약하던 이경인 헤드가 키맨으로 여겨진다.
◇UBS 첫 IPO 주관, HD현대마린…DN솔루션즈 등 신규 딜소싱 '박차'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UBS가 올해 시장에서 관심을 끈 빅딜인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공동 대표주관 업무를 맡았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공모가를 밴드(7만3300~8만3400원) 상단으로 확정지었다. 국내외 기관 2021곳이 참여해 총 9억8451만1800주의 주문을 넣었다.
UBS의 활약에 외국계 하우스들은 긴장된다는 평이 나온다. 그간 UBS가 부채자본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하우스에 속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UBS는 국내 IPO 시장에서 주관 이력이 전무했다.
결국 더벨이 리그테이블 집계를 시작한 2010년 이래 UBS의 첫 IPO 대표주관 실적은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UBS는 HD현대마린솔루션 딜로만 1707억1980만원의 주관 실적을 쌓게 됐다.
대신 UBS가 IPO 인수 실적을 쌓은 경험은 있다. 2017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상장 당시 인수 업무를 맡은 후 약 8년 후인 지난해 9월 오랜만에 실적을 쌓았다. 두산로보틱스 상장 당시 인수단으로 참여해 4212억원의 인수실적을 기록했다.
근래 UBS는 IPO 신규 딜 소싱에도 의지를 보이고 있다. 조단위 빅딜로 전망되는 기업들인 HD현대글로벌서비스와 DN솔루션즈의 공동 대표주관사로 선정된 바 있다. 이밖에도 반도체 디자인 하우스인 세미파이브의 주관사단으로 기용됐다.
UBS가 집중하고 있는 또 다른 조달 방식은 바로 EB다. 최근 카카오의 외화 교환사채 발행에 단독 주관을 맡았다. 무려 2억1220만달러(2929억원) 규모의 교환사채 발행을 주관해 상당 수준의 수수료를 취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작된 지난해 11월 이후 오랜만에 재개된 외화 메자닌의 단독 주관을 맡았단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 IB들도 EB가 아닌 다른 조달 선택지를 권유하는 상황임에도, UBS는 안정적으로 조달을 마무리했다.
업계에서는 UBS의 ECM 트랙레코드가 확 바뀐 배경으로 CS와의 합병을 꼽았다. 특히 이경인 헤드의 합류로 가능했단 분석이 나온다. 2023년 6월 이경인 헤드는 UBS에서 IB 부문 총괄을 맡았다. 부임 3개월 차인 9월, IPO 트랙레코드(두산로보틱스 인수 실적)를 쌓기도 했다.
CS는 ECM과 M&A 시장에서 강점을 보인 하우스다. 카카오뱅크(2017년), HD현대중공업(2021년) 등의 IPO 주관 이력이 있다. 특히 HD현대그룹 커버리지에 강점을 보이곤 했다. 이는 HD현대마린솔루션과 HD현대글로벌서비스 IPO 주관사단으로 연이어 이름을 올린 배경이기도 하다.
이경인 헤드를 비롯한 CS 출신 실무진이 UBS로 직을 옮긴 후에도 ECM과 DCM 모두 강점을 보이고자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선 모습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DCM에 강점이 있는 하우스와 ECM 강점이 있는 하우스가 합병을 했으니 전 부문에서 성과를 내겠단 것으로 풀이된다"며 "외국계 하우스들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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