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공시대상기업집단]현대백화점, 재계 서열 3계단 하락 까닭은공정자산 22조 '21위→24위' 밀려, 지누스 손상차손·면세점 부진 영향
서지민 기자공개 2024-05-22 08:09:05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0일 14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재계 순위가 3계단 하락했다. 지난해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상당한 자산 증대효과를 누렸으나 지누스와 면세점이 발목을 잡았다. 미래 성장동력 부재로 인한 매출 및 순이익 감소도 원인이 됐다.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자산총액(공정자산) 기준 재계 순위 24위를 기록했다. 2023년 말 기준 자산규모는 22조1840억원으로 전년대비 2.5% 증가했다.
지난해 24위에서 21위로 상승한 후 1년 만에 다시 24위로 밀려났다. 5대 유통 대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순위가 하락했다. 롯데와 신세계, CJ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각각 6위, 11위, 13위를 유지했고, 쿠팡은 지난해 45위에서 무려 18계단 상승하며 27위에 올랐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지난해 현대백화점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새롭게 출발했다는 점이다. 통상 지주사 체제 도입은 기업의 자산가치를 재평가하고 증대시키는 호재로 여겨진다. 특히 지주사 전환을 위해 사업회사를 분할하면 사업회사 지분이 추가 자산으로 산정되면서 자산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자산이 급증해 재계 서열이 상승한 포스코그룹이 대표적 예다. 물적분할 이후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포스코 주식가치 약 30조원이 자산으로 추가 산정되면서 지난해 롯데그룹을 제치고 재계 순위 5위로 올라섰다.
2023년 현대백화점그룹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세우고 주력 계열사인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두 기업의 지분가액이 반영되면서 현대지에프홀딩스 자산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자산총계는 2022년 1조462억원에서 지난해 1조5397억원으로 늘었다.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38.1%의 장부가액으로 1985억원, 현대백화점 지분 32.1%에 대한 가치로 4251억원을 계상한 결과다.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 두 계열사 기업가치만으로 6236억원이 새롭게 반영된 셈이다. 이 밖에 현대리바트와 한섬의 자산총계가 각각 400억원 가량 늘어나는 등 계열사별 추가적인 자산 증대가 이뤄지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 등 핵심 계열사의 자산 축소가 이를 상쇄하면서 지난해 현대백화점그룹의 공정자산총액은 전년대비 546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누스 영업권에 2891억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의 지누스 장부금액이 8627억원에서 5736억원으로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약 8950억원을 투입해 지누스를 인수했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하고 손실을 감내하고 있다.
계열사 자산총액 기준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곳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다. 자산총계가 2022년 7710억원에서 2023년 5934억원으로 1776억원 줄어들었다. 오랜 기간 누적된 실적부진의 여파로 해석된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2조2571억원에서 9979억원으로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이 이어졌다.
문제는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면세점 부문과 제조부문의 부진이 단기간에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 단체 관광 수요가 더디게 늘어나면서 면세업계 매출이 방한객 수 증가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지누스 역시 핵심 시장인 미국향 매출이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1분기 미국사업 매출액은 11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4% 감소했다.

이는 곧 그룹의 성장 정체로 이어지고 있다. 공정위가 공시한 지난해 현대백화점그룹 전체 계열사의 합산 매출액은 전년도 보다 9980억원 줄어든 12조8920억원이다.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순이익은 2021년 5000억원에서 2022년 4850억원, 지난해 4150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산 재평가 기회가 열렸으나 주요 사업들의 부진으로 예상만큼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며 "추가적인 순위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미래 성장동력이 될 신사업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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