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FX 강자 덱스터]성장 한계 돌파구는…콘텐츠 자회사 '덱스터픽쳐스'④콘텐츠본부 분사해 출범, 자율·독립성 강화…<그날, 그곳에서> 등 IP 20여개 기획개발 중
고진영 기자공개 2024-06-10 08:17:05
[편집자주]
덱스터는 VFX 업계에서 독보적 선두 주자로 꼽힌다. 영화 <미스터 고> 제작을 위해 세워진 회사인데 흥행 실적은 볼품없었지만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남겼다. 이제는 후반작업뿐 아니라 콘텐츠 기획과 제작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덱스터의 시작과 지금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5일 11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덱스터는 설립 초기 <신과함께> 시리즈의 제작, 투자에 참여했지만 투자제작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고 보긴 어려웠다. 하지만 영화 <백두산> 제작을 계기로 덱스터픽쳐스를 세우면서 사업영역을 확장시켰다.제작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VFX(시각 특수효과)업의 특수성에 있다. 수주사업이라 영화가 실패해도 손해가 없지만 엄청난 흥행을 한다고 해서 딱히 이익이 늘어나지 않는다. 작품이 대히트를 해도 덱스터가 가져가는 이익은 계약에 따른 대금이 전부라는 뜻이다. IP(지적재산권) 기획개발로 눈을 돌린 배경이다.
현재 덱스터는 VFX(시각 특수효과) 본부와 제작관리본부를 비롯해 7개의 사업본부, 그리고 6개의 계열회사로 이뤄져 있다.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덱스터픽쳐스와 사운드를 맡고 있는 라이브톤, 광고대행사 덱스터그레마 등이 주요 계열사로 꼽힌다.
이중에서도 덱스터픽쳐스가 포트폴리오 확대의 핵심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덱스터픽쳐스는 덱스터가 2018년 8월 사내 콘텐츠본부를 분사해서 지분 100% 자회사로 설립했다.

과거 덱스터 사업구조를 보면 매출의 80% 이상이 VFX 관련 매출, 이 매출의 대부분을 중국 영화가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7년 사드 이슈 이후 중국발 수주가 급감하고 저가수주 경쟁에 돌입했다. 코로나 뒤엔 영화 제작 일정이 지연되면서 타격을 입는 등 외풍에 쉽게 흔들리는 측면이 있다. 전문인력이 주를 이루다 보니 인건비가 많이 발생한다는 부분도 약점이다.
덱스터 관계자는 “아무래도 기존 사업으론 수익성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신과함께>를 포함해 그동안 제작사로 참여했던 영화들이 대부분 잘됐고, <미스터 고>의 경우 흥행은 안됐지만 기술력을 크게 인정 받아 상장의 원동력이 되어준 작품이기 때문에 수익구조 개선 차원에서 IP 기획사를 따로 출범했다”고 설명했다.
덱스터는 여전히 본사에도 콘텐츠본부를 두고 있지만 담당 임원이자 덱스터픽쳐스 대표인 김동현 상무만 소속돼 있다. 실무자들은 자회사 소속으로 옮긴 상태다. 덱스터 관계자는 “본부 기능이 없어졌다기 보다는 IP 기획개발에 자율성과 독립성을 부여하기 위해 자회사로 중심을 이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덱스터픽쳐스 설립 후 첫 작품이었던 <백두산>은 제작비 260억원에 마케팅 비용 50억원을 포함해 300억원이 들어간 대작이다. 이중 150억원을 덱스터가 직접 투자했다. 손익분기점(BEP)이 730만명으로 높았지만 관객 825만명을 동원하면서 BEP를 넘겼다. 이후 2021년 개봉한 <모가디슈> 역시 최종 관객수 362만명을 기록해 성공을 거뒀다.
다만 최근에는 덱스터가 CJ ENM과 손잡고 공동 투자사로 나선 영화 <외계+인> 1부와 <더 문>이 모두 흥행에 참패하는 등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더 문>의 경우 덱스터가 CJ ENM과 나루엔, 시네마플러스 등과 함께 공동제작사로 참여하고 최대주주 김용화 감독이 연출한 작품인 만큼 실패가 뼈아팠다.

현재 덱스터픽쳐스는 약 20여개의 웹툰이나 웹소설 등의 영상화 IP를 보유하고 있다. 영화, 드라마 기획을 통해 자체 IP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기획개발 중인 IP 리스트를 보면 영화 <그날, 그곳에서>와 드라마 <유니버스>, <너에게 다이브>, <머털도사>, <견우와 선녀>, <이제야 연애>, <황제의 외동딸>, <체탐자>, <포식동물> 등이 있다.

이중 <그날, 그곳에서>는 영화, 그리고 영화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드라마로 같이 제작된다. 영화는 덱스터픽쳐스, 덱스터스튜디오가 공동제작하고 드라마는 두 회사에 더해 얼반웍스도 공동제작사로 참여한다.
<너에게 다이브>의 경우 일본 3대 매니지먼트 그룹사인 아뮤즈와 한일 합작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다. 덱스터픽쳐스와 아뮤즈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을 맡았다. 또 <머털도사>는 80년대 동명의 만화가 원작으로, 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과 <공조: 인터내셔날> 등을 연출한 이석훈 감독이 대본을 집필하고 있다.
이밖에 덱스터픽쳐스와 더그림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하는 <체탐자>의 경우 초기 개발단계부터 더그림엔터와 협의해 웹툰과 드라마 투트랙으로 발전시킨 점이 특징이다. 2023년 9월부터 네이버웹툰에 연재됐으며 현재 휴재 중이다.
덱스터 관계자는 “프로젝트 기획개발 특성상 정확한 일정을 밝힐 수 없으나 내년과 2026년 공개를 목표로 작업 중인 작품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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