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브랜드' 인도네시아 공략법]롯데마트, 성공 방정식 재현 키워드 'K-푸드'②2023년 당기순이익 흑자전환 '수익구조' 안착, 올해 첫 그로서리 전문 매장 도입
서지민 기자공개 2024-09-03 07:36:06
[편집자주]
‘K-브랜드’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동남아 최대 소비시장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대체재로 주목받기 시작해 중동 진출을 위한 도약대로 거듭났다. 식품, 화장품, 채널 등 다양한 분야의 유통사들이 현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는 중이다. 더벨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사업 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8일 14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마트가 한국의 성공 방정식을 인도네시아에서 재현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점포 효율화 작업을 진행한 결과 2023년 9년 만에 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부터는 '그로서리 전문 매장'을 도입해 K-푸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M&A로 시장 진입 후 도·소매 병행 운영, 수익성 개선 위해 비효율 점포 정리
롯데마트는 2008년 현지 대형마트 인수를 통해 인도네시아 시장에 첫 발을 디뎠다. 19개 점포를 두고 창고형 할인점 사업을 하던 네덜란드계 대형마트 마크로(MAKRO)를 약 36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점포를 출점해 2023년 말 기준 총 4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도매형 매장과 소매형 매장을 병행 운영하는 전략으로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인도네시아는 1만 70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뤄졌고 자카르타, 수라바야가 위치한 자바섬에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자카르타 등 대도시엔 일반 소매 고객을 위한 하이퍼마켓, 기업형 슈퍼 등이 많지만 그 외 지역에서의 현대적 쇼핑 시설은 도매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다. 도매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한 뒤 이를 섬으로 가져가 다시 판매하는 유통구조가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이를 고려한 출점 전략을 펴 현지업체와 차별화를 이뤘다. 도매형 매장을 운영하는 PT. LOTTE SHOPPING INDONESIA와 소매형 매장을 운영하는 PT. LOTTE MART INDONESIA로 현지 법인을 이원화하고 36개 도매점과 12개 소매점을 두고 있다.
다만 최근 수년간 공격적인 신규 매장 출점과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2개 인도네시아 법인의 합산 실적을 살펴보면 2015년부터 8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6년 1조1145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액은 2021년 9634억원까지 감소했다.

롯데마트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매장 효율화에 돌입했다. 특히 마진율이 적은 소매점을 위주로 구조조정에 나섰다. 소매점 운영 법인 PT. LOTTE MART INDONESIA는 15년 넘게 당기순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19년 15개던 소매점 수를 12개로 줄여 소매점포 손실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총 당기순이익은 2022년 –550억원에서 지난해 2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지속적인 효율화 작업의 결과 흑자구조를 안착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 정체' 극복 위한 성장동력 확보 절실, 간편식 경쟁력 강화로 차별화 노린다
롯데마트의 다음 과제는 인도네시아 매출 정체를 깨는 것이다. 2012년 처음으로 1조 매출을 달성한 뒤 좀처럼 1조1000억원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 성장률은 0.25%에 그쳤다. 매출을 끌어올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롯데마트는 한국의 성공 모델인 그로서리 전문 매장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올해 1월 간다리아시티점을 현지 롯데마트 중 최초의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식료품 매장 면적을 기존보다 20%이상 확대해 전체의 80%까지 늘렸다.
구매력이 높은 중상류층 및 MZ 고객 사이에서 K-푸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반영해 차별화된 특화 매장을 구역별로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즉석조리 특화 매장 ‘요리하다 키친’과 직영 베이커리 ‘풍미소’, 자체 피자 브랜드 ‘치즈앤도우’ 등 간편식 매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앞서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법인은 간편식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 롯데마트의 푸드이노베이션 센터를 본딴 이노베이션랩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호텔 및 요식업체 출신 전문 셰프를 영입하고 한국 전문가가 컨설팅과 교육을 제공해 한국 간편식 제품의 품질을 최대한 구현해냈다.
현지 특색을 살린 그로서리 전문 매장을 통해 롯데마트만의 경쟁력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이러한 전략을 이끌 인물은 올해 1월 인도네시아 법인장으로 신규선임된 김태훈 상무다. 김 상무는 한국P&G와 동남아 최대 유통기업 데일리팜 등을 거쳤다. 데일리팜의 H&B 체인 Guardian에서 동남아 상품본부장 및 이커머스 본부장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롯데마트 최초 그로서리 전문 매장인 간다리아점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의 핵심 거점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 리테일 시장을 선도하고 롯데마트만의 독자적인 경쟁력을 구축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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