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9월 05일 07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한 건강기능식품의 광고 문구다.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건기식 업체 관계자들의 속마음을 대변하는 문장이기도 하다. 얼마 전 만난 모 건기식 업체의 해외 담당임원은 한국 건기식의 좋은 점을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는 막막함을 느낀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국내에서의 제품 및 원료로 해외에 진출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원료 및 제형을 일컫는 표현, 평가 제도 및 기준 등이 모두 글로벌 시장 표준과 동떨어져 있어 해외 바이어들에게 강점을 어필하기가 마땅치 않다고 한다.
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례가 바로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이른바 건기식법이다. 전 세계에서 건기식만을 다루는 법을 가진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건기식법이 국내 건기식 산업 발전의 토대가 됐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건기식법이 제정됨으로써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정의가 이뤄졌으며 GMP 의무화와 기능성 평가 체계, 영업별 허가 신고제 등 생산부터 판매, 소비까지 철저한 국가 관리 체계가 구축됐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엄격한 검증 시스템이 해외에서는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이다. 한국의 평가 체계에 대해 이해도가 낮은 해외 기업들은 국내 기업들의 제품이 국제 표준치 이상의 기능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았다는 걸 알 수가 없다.
한 관계자는 "미국 등 식이보충제 개념으로 건기식을 관리하는 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의 품질 기준은 굉장히 타이트하다"며 "수년간 수억원을 투입해 식약처의 개별인정형 원료 인정을 받아도 해외에 이를 설명하면 '그래서 그게 뭔데?'라는 반응을 받는 게 일상"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를 뚫고 해외에서 날개를 펼치려는 건기식 업체들로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외 시장과 동떨어져 발전해 온 건기식법과 해외 제도 간 호환성을 개선하고 유연한 규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명수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회장은 지난달 열린 건기식법 시행 20주년 기념식에서 국내 제품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유관기관 및 업계와 협업해 해외 제도와의 규제조화를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제시한 청사진이 현실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내수 건기식 시장 성장이 정체돼 해외 진출이 절실한 지금 더 이상 "K-건기식 참 좋은데…해외에 설명할 방법이 없네"라는 푸념이 나오지 않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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