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체인지, 넥스트 환인제약]커지는 오너 2세 영향력, 완성되지 않은 지분 승계 과제④이원범 대표 취임 후 적극적인 투자 행보…첫 계열사 대표 겸직
한태희 기자공개 2024-10-24 09:04:21
[편집자주]
환인제약은 CNS(중추신경계) 의약품에 강점을 지닌 제약사다. 특수분야에 대한 포지셔닝에 발빠르게 나서 내수시장을 선점했다. 작년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할 만큼 꾸준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외길 전략의 한계도 분명하다. 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한 이유다. 최근 건기식 계열사를 설립하고 또 M&A에 나서는 등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오너 2세 이원범 대표가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어 주목된다. 더벨은 변곡점에 있는 환인제약의 사업전략을 종합적으로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08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너 2세인 이원범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건 2012년, 벌써 12년 전 일이다. 부친인 이광식 회장과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 회장이 77세의 고령인 점을 고려하면 이 사장이 실질적으로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환인제약이 적극적인 타법인 투자에 나선 것도 이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맡은 이후다. 2018년 앰브로비앤피에 최초 투자했고 2019년 건기식 자회사 애즈유를 설립했다. 최근 인수한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기업 비피도의 대표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하지만 명확한 후계 구도에도 최근 10년간 어떠한 형태의 지분 승계도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이 사장의 지분율은 단 3%대에 불과하다. 승계를 고민할 시기이지만 작년에는 오히려 이 회장이 지분 매입에 나서며 시장의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
◇아미코젠 자회사 '비피도' 인수 후 PMI 주도
환인제약 내 이 사장의 경영상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최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새롭게 인수한 비피도의 대표이사에 오르기도 했다.
신용철 아미코젠 의장이 이사회를 떠나며 기존 대표이사인 박명수 사장과 각자 대표를 맡는다. 2012년 환인제약 대표이사에 오른 이 사장이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맡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환인제약은 지금까지 타법인 투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코스피 상장사이지만 유상증자나 메자닌 발행 등 외부조달에도 소극적이었다. 작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773억원, 총차입금은 6억원에 불과해 사실상의 무차입경영 기조를 이어왔다.
최근 들어 변화의 움직임이 관측된다. 2018년 앰브로비앤피를 시작으로 2019년에는 건강기능식품 등 종합유통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애즈유'를 설립했다. 올해 8월에는 150억원을 투자해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기업 '비피도'를 인수했다.
환인제약 내 이 사장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신규 계열사 관리와 4년 전 매입한 신공장의 물류 자동화 시스템 도입 등 주요 의사결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실질적인 지분율과는 무관하게 회사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인수한 비피도에 대해서도 각 사이트를 돌며 회사 파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비피도는 본사인 홍천 공장을 비롯해 논현동의 서울사무소, 하남시 소재 연구소를 보유했다. 처음 맡는 계열사 대표직인 만큼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영향력 확대와 상반된 지분율, 지분 승계는 언제
확대되고 있는 그의 경영 상 역할과 달리 이 사장의 지분율은 아직 3.27%에 불과하다. 최대주주인 이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20%로 큰 격차를 보인다. 1947년생인 이 회장이 77세의 고령임에도 아직 완전한 지분 승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사장은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듀크대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취득했다. 환인제약에 입사한 건 2006년이다. 입사 후 경영지원실 실장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고 총괄부사장으로 근무했다.
2010년에는 이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처음 지분을 매입했다. 시간외 매매를 통해 주식 20만주를 취득했고 2012년 같은 방식으로 20만주를 더 샀다.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2만주, 6만주를 장내매수로 확보했다.
이후 최근 10년 간 눈에 띄는 지분 매입은 없었다. 4년 전인 2020년 3월 12만9067주를 장내 매수한 게 전부다. 승계를 고민할 시기이지만 작년 3월에는 오히려 이 회장이 약 24억원을 들여 18만1277주를 매입하며 시장의 의구심을 샀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23.27%다. 2대주주 국민연금(5.76%)과 3대주주 피델리티펀드(5.64%)가 뒤를 잇는다. 이 외에는 17.92%에 달하는 자사주가 경영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금 재원 마련을 통해 증여나 상속을 통한 승계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장은 작년에만 급여 9억3600만원과 11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받았다. 이 사장은 작년 4억9400만원의 급여와 1억8000만원 상당의 배당을 챙겼다.
비피도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구체적인 협업 사항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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