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사업구조 재편]"'외부매각' 불확실성 큰 옵션", "ISS 권고 오류 기반" 반박박상현 대표 "합병비율, 외부매각가 근접 판단…투자 적기·기대효과 모두 고려"
허인혜 기자공개 2024-12-05 08:25:06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3일 1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이달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새로운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임시 주총 안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한 자문사 ISS의 주장에 대한 반박도 함께 게시했다.일각에서 주장하는 두산밥캣의 외부 매각 방안은 불확실성이 높고 거래 성사의 시기를 장담할 수 없다는 설명을 담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의 분리로 확보되는 1조원 이상을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 시점이 투자의 최적기인 만큼 거래의 확실성과 신속성이 보장되는 분할합병 방식을 택했다는 게 두산에너빌리티의 입장이다.
두산밥캣의 합병비율도 다시 한번 설명했다. 두산밥캣의 시가에 43.7%를 가산한 합병비율이 외부 매각가에 최대한 근접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ISS의 '반대' 권고에도 반박했다.
◇두산에너빌 "빠르고 확실한 분리 필요한 때…투자 적기·기대효과 모두 고려"
두산에너빌리티는 3일 주주서한을 발송하고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간 분할합병 안건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된 두산밥캣 외부 매각과 그 효과에 대한 설명에 집중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에너빌리티를 사업회사와 밥캣 지분(46.1%) 보유 신설 법인으로 인적 분할한 뒤 신설 법인 지분을 로보틱스에 합병한다는 내용이다. 밥캣을 에너빌리티에서 떼어내 로보틱스 자회사로 두게 된다.
요점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의 분리가 현 시점에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의 외부 매각을 두고 △매각 절차를 시작하면 내부와 외부의 동요로 사업이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밥캣의 업황 다운사이클 등을 고려했을 때 매각 기간과 매각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결국 빠르고 확실한 매각을 위해서는 분리합병안이 최선이라는 게 두산 3사의 입장이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즉각 투자가 필요한 부문을 재차 언급했다. 중동 등 해외 복합발전 프로젝트 급증, 데이터센터용 소형모듈원자로(SMR)·가스터빈 발주 확대, 원전 수요 증가 등을 거론하며 두산에너빌리티의 핵심 사업인 가스터빈과 SMR 투자를 위해 최소 5000억~6000억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산밥캣 분할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는 약 1조2000억원의 투자재원을 얻게 된다. 분할이 이뤄지면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 분의 차입금 7000억원을 줄인다. 여기에 두산큐벡스, D20 등 외부 매각이나 차입에 활용하기 어려웠던 비영업용 자산을 함께 처분해 5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두산밥캣의 가치평가가 적정하게 이뤄졌다는 주장도 함께 했다. 두산그룹은 두산밥캣에 대한 기존의 평가방식을 바꾸고 신설 투자법인과 두산로보틱스 간 합병비율에 두산밥캣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43.7% 가산했다. 기존 합병 비율 1대 0.031에서 상향 조정된 가치다.
박 대표는 "밥캣 1주의 수익가치를 7만원 이상으로 평가한 것인데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인 밥캣 EBIT 추정치 8000억원 대비 거의 9~10배를 인정한 것이어서 밥캣 지분의 외부매각가에 최대한 근접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ISS '반대' 권고, 열 가지 오류 기반…상법 이해해야, 아시아 피어그룹 부적절"
두산에너빌리티는 주주서한과 함께 ISS의 반대 권고에 대한 반박도 내놨다. ISS의 리포트에서 열 가지의 크고 작은 오류를 발견한 점을 미뤄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판단과 권고라는 의구심이 든다는 게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장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된 특별위원회에서 검토되지 않았다는 지적은 상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해석이고 △현금거래가 아닌 분할합병 방안은 두산 3사의 현 상황에서 가장 적합하다고 했다. 또 △아시아 피어그룹도 적절하게 배치가 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특별위원회의 경우 '분할합병에 대해서는 이사회 내 위원회에 위임이 불가능'하다고 두산에너빌리티는 전했다. 주주서한을 통해 "이사회가 아닌 특별위원회에서 본건 거래를 심의, 의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국내에서는 그와 같은 사례가 전혀 없다"고 했다.
분할합병을 택한 배경으로는 두산밥캣의 경영 환경을 이유로 들었다. 해외사업장이 대부분으로 매출 규모 등을 고려하면 최소 10개국 이상의 기업결합 신고가 필요하지만 승인이 언제 완료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해외 기업결합 신고는 선례 등을 참고하면 수년이 소요된다는 판단이다.
아시아 피어그룹에 대해서도 "주력 사업, 주요 매출지역, 매출 규모 등을 고려할 때 Peer라고 볼 수 있는 회사는 없다"고 했다. ISS는 "밥캣은 비슷한 수준의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고마츠, 안후이헬리, 구보타 등 아시아 동종업체 대비 약 절반 수준의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되는 등 심각한 저평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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