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07일 07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건 0.1%의 천재래요. 그럼 부자가 되는 건 누굴까요? 0.1%의 천재를 알아보고 그들에게 투자하는 1%의 선구안을 가진 사람들이죠."얼마 전 만난 취재원이 내게 해준 말이다. 우리 둘 다 오래 전부터 코인의 가능성을 알고 있었지만 부자는 되지 못했다. 서로가 천재는 아닌 게 분명하기에 1%가 될 수 있게 선구안을 더 길러 보자고 이야기하며 농담조로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개인끼리는 가벼운 농담으로 끝낼 수 있는 말이지만 기업 경쟁력 차원에서 바라보면 사뭇 무게가 달라진다. 기회를 찾아 다니며 미래를 책임질 먹거리를 발견할 줄 아는 선구안을 가져야만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 산업을 빠르게 선점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해외서는 이미 차세대 인터넷으로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점찍은 분위기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강대국이 너나 할 것 없이 부를 창출할 1%의 기업을 밀어주기 위해 가상자산 패권싸움에 참전했다. AI와 블록체인을 쌍두마차 삼겠다는 기조가 보인다.
이들이 나서는 이유는 인터넷 시대에서 이미 IT 혁신 기업 위력을 봤기 때문이다. 전세계 시가총액 1~5위에 자리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모두 소프트웨어만으로 어마무시한 성장을 이룩했다.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 없이도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경험이 새겨져 있기에 더더욱 가상자산 시장을 잡으려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이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있다. 산업을 이끌 정책도 회사도 보이지 않는다. 올해는 더 악화됐다. 대기업 중 그나마 블록체인 사업을 밀고 나가던 이동통신사들도 2025년 조직개편을 기점으로 팀을 모두 해산시켰다. AI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다. 큰형님격인 삼성전자마저 이미 몇년 전 블록체인TF를 없앴다.
누군가는 말한다. 큰 기회는 남들이 반대하는 곳에 있다고. 여전히 일각에서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모두 끝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차라리 다행이다. 이런 이야기가 아직 나오는 걸 보면 다른 국가들이 앞서 나가고 있긴 하지만 우리가 끼어들 틈은 남은 듯하다.
지금 국내 테크기업들이 힘을 쏟는 AI가 틀린 길이라는 건 아니다. 규제에 발이 묶여 블록체인 사업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래도 이 대목에서 한번쯤 다시 생각해봤음 한다. 천재는 하늘이 내려준다 해도 선구안은 경험으로 기를 수 있지 않나. 우리는 어쩌면 1%가 될 기회를 스스로 놓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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