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장품제조는 지금]화장품 제조·판매 분리, 뚜렷해진 성장 곡선①1세대 화장품기업, 'K-뷰티' 훈풍 타고 최대 실적 달성
윤종학 기자공개 2025-02-28 07:58:40
[편집자주]
한국화장품제조는 1962년 창업이래 화장품 사업 외길을 걸어온 기업이다. 국내 1세대 화장품 브랜드 기업으로 시작했지만 2010년 '한국화장품제조'와 '한국화장품'으로 분할한 뒤 화장품 제조기업으로 체질개선에 성공했다. 더벨은 K-뷰티 열풍을 타고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한국화장품제조의 현 상황과 당면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6일 09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 규모는 14조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바야흐로 'K-뷰티' 전성시대다. 과거 K-뷰티 성장을 이끈 것은 대기업 브랜드였다면 최근 흐름은 '인드 브랜드'가 이끌고 있다. 이는 연구개발과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화장품 제조기업의 동반성장을 이끌어 내고 있다.한국화장품제조 역시 K-뷰티 확산에 따른 수혜를 보고 있는 기업이다. 규모면에선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에 미치지 못하지만 실적 성장세만은 더욱 가파른 곡선을 그려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과 함께 1세대 화장품 기업으로 꼽히던 한국화장품이 제조사로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자체 브랜드에서 제조업 중심 체질개선
한국화장품제조는 자체 브랜드 화장품에서 화장품제조로 사업구조를 변화했다. 이는 국내 화장품 업계 역사에서도 꽤나 특이하게 변화된 케이스로 꼽힌다. 1962년에 설립된 한국화장품은 업력으로 보면 60년을 넘긴 장수 기업이다.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과 함께 현존하고 있는 1세대 화장품 기업이다.

한국화장품제조 역시 1990년대까지 '쥬단학', '템테이션' 등의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국내 화장품 시장점유율 3위를 지켜왔다.
한국화장품제조가 국내 시장 경쟁에서 밀려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다. 미샤,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같은 로드숍 브랜드들이 생겨나며 브랜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특히 이 시기에 유통과 판매는 화장품사가 맡고 제조는 외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과 ODM(제조자개발생산)사가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구조가 등장한다.
반면 한국화장품제조는 개발과 유통, 판매를 회사 내부에 두던 모델을 고수하며 발빠르게 변화하는 브랜드 경쟁에서 밀려났다. 이에 시장점유율도 1% 아래로 떨어지고 실적부진도 지속됐다.
이에 한국화장품제조는 제조업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하는 방식으로 위기상황에 대처했다. 2010년 인적분할을 단행해 화장품판매와 부동산임대 사업을 전담하는 '한국화장품' 법인을 신설한다. 한국화장품제조는 존속회사로 남아 화장품제조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한국화장품제조는 ODM·OEM사업으로 전환하며 기초화장품, 색조화장품, 기능성화장품, 남성화장품, 베이비화장품, 바디제품, 향수, 헤어제품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국내 250여개 브랜드, 해외 30여개 브랜드 등과 지속적인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Beauty Full Solution'이라는 컨설팅 서비스를 통해 인디브랜드 접촉도 확대하고 있다.
◇매출확대 지속, 수익성도 성장 본궤도 올라
한국화장품제조는 코로나팬데믹 영향으로 일시적 감소가 있었던 2020년 2021년을 제외하면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4년 354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023년 1093억원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특정 거래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매출증대를 이뤄낸 것으로 보인다. 한국화장품제조는 2018년까지만해도 자회사인 더샘인터내셔날의 매출 비중이 높았다. 2018년 매출 670억원 중 263억원을 더샘인터내셔날이 차지할 정도였다.
코로나팬데믹 이후인 2022년 인디브랜드들의 약진이 시작되며 매출처가 다변화됐다. 2022년 더샘인터내셔날의 매출은 154억원으로 줄어든 사이 클리오, 에스크컴퍼니, 티핏클래스 등이 전체 수익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고객군으로 등장했다.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설비투자와 운영 최적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인 점도 매출 증가에 기여한 요소다. 한국화장품제조는 충북 음성군 삼성면에 화장품 제조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제조사로 전환하기 전인 2009년 음성공장의 생산실적은 168억원으로 평균 가동률은 67.3%에 불과했다.
한국화장품제조는 매해 수억원을 들여 생산성 증대와 효율성을 높이는 시설투자를 단행했고, 2014년 258억원, 2016년 508억원, 2018년 750억원, 2022년 890억원 등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가동률도 대체로 85~92%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공장효율성이 높아진 모양새다.
이에 코로나팬데믹 시기 적자로 돌아섰던 수익 지표들도 다시 성장궤도에 오르고 있다. 한국화장품제조는 2021년 영업손실 7억원, 순손실 12억원을 기록한 뒤 2022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매해 약 200%의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화장품제조는 2024년 매출 1674억원, 영업이익 265억원, 순이익 229억원 등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53%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94%, 214% 급증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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