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CSM 점검]DB손보, 가정 변경에 1.3조 증발…잔액 증가 '거북이 걸음'⑧추정치 변동 2.1조에 신계약 증가 효과 빛 바래…업계 최고수준 효율성은 건재
강용규 기자공개 2025-04-17 12:57:40
[편집자주]
IFRS17 회계기준 도입 이후 보험계약마진(CSM)은 기대이익의 가늠자로서 보험사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지표다. 한편으로는 '보험사 이익 부풀리기'의 근원으로서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시가 이뤄지는 지표이기도 하다. 계속되는 제도 변경으로 CSM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보험사별 CSM 확보 및 관리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사별 영업성과와 포트폴리오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5일 15시4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손해보험(DB손보)은 지난해 계리적 가정 변경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손보사다. 이로 말미암아 전년 대비 신계약으로 확보한 보험계약마진(CSM)이 눈에 띄게 증가했음에도 잔액은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다만 DB손보는 업계의 판매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서도 CSM 축적 효율성의 악화를 성공적으로 방어해냈다. 신계약 CSM의 양과 질을 모두 잡은 셈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가정 변경의 여파가 지나간 올해 DB손보의 CSM 성장 전망을 밝게 보는 시선이 많다.
◇해지율 가정 변경으로만 -1조6900억 '치명타'
DB손보는 2024년 말 기준 CSM 잔액이 12조2318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말보다 0.6%(794억원) 늘었다. 이 기간 신계약 CSM이 2조8261억원에서 3조780억원으로 8.9%(2519억원) 증가했지만 잔액 증가분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DB손보의 CSM 변동내역을 살펴보면 이익 상각분이 1조2975억원으로 전년 대비 356억원 늘어났지만 이자부리(보험금융손익)가 763억원 늘어나 이를 상쇄했다. CSM 성장세를 저해한 최대 요인은 마이너스(-) 2조1419억원으로 집계된 신계약 이외 변동이다. 전년 대비 CSM 감소 효과가 50.9%(7222억원) 확대됐다.
신계약 이외 변동은 가정 변경 -1조3276억원, 물량차이 및 투자요소예실차 -8143억원, 손실요소 1186억원 등이다. 가정 변경으로만 이익 상각분 이상의 CSM이 증발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연말 결산부터 반영된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관련 계리적 가정 변경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DB손보는 지난해 해지율 가정 변경으로 1조6900억원의 CSM이 사라졌는데 이는 삼성·DB·현대·KB·메리츠 등 5대 손보사들 중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삼성화재와 함께 CSM 잔액이 13조원을 넘는 단 둘뿐인 손보사였지만 연말 계리적 가정 변경으로 치명타를 입은 셈이다.

◇업계 1위 효율성, 올해 CSM 성장 '키워드'
DB손보는 높은 CSM을 보장하는 담보 중심의 상품 판매전략을 통해 CSM의 축적 효율성을 잘 관리하는 보험사로 평가받는다. 이 효율성의 강점은 지난해 빛을 발했다. DB손보의 신계약 CSM 전환배수(신계약 CSM을 월납환산보험료로 나눈 값)은 2024년 17.1배로 2023년과 같은 수치를 유지했다.
5대 손보사 중 전환배수를 공개하지 않는 KB손보를 제외하면 지난해 DB손보의 17.1배는 4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023년까지만 해도 삼성화재가 18.6배로 가장 높은 효율성을 보였지만 시장의 판매 경쟁 심화로 인해 전환배수가 지난해 15.2배로 떨어지면서 DB손보가 효율성 톱에 올랐다. 지난해 DB손보의 눈에 띄는 신계약 CSM 증가 역시 높은 효율성이 뒷받침된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DB손보는 상품 구조와 요율체계를 개선해 올해 효율성 중심의 CSM 관리 전략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차별화된 신영역 개발로 경쟁우위를 확대해 양적 측면에서의 성장 역시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CSM의 신계약 이외 변동 중 가정 변경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감소 요인이었던 물량차이 및 투자요소예실차에 대해서도 해지 및 승환계약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유지율을 개선하는 것으로 보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DB손보의 유지율은 13회차(1년 유지) 88.5%, 25회차(2년 유지) 74.9%로 전년 대비 각각 0.4%p(포인트), 1.7%p씩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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