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페리는 지금]'뷰티 마케팅' 특화된 MCN, 1호 상장사례 만들까①작년 매출 472억, 순이익 28억 기록…올해 실적이 밸류에이션 관건
안준호 기자공개 2025-05-07 11:02:01
[편집자주]
뷰티 디지털 마케팅에 특화된 MCN 기업 레페리는 지난해 상장 주관사 선정과 함께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한국 화장품 산업 성장성에 대한 주목도가 과거 어느 때보다 큰 만큼 상장 시기는 무르익었다는 평가다. 특화 영역을 바탕으로 흑자 구조를 갖춘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레페리의 현황과 IPO 전망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9일 07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페리는 화장품 시장에 특화된 다중채널네트워크(MCN) 마케팅으로 성장한 회사다. 유튜브와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크리에이터 산업이 주목받던 초창기 출범해 수백억원대 매출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MCN 산업 열풍이 지고 난 현재에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최대 강점은 흑자 구조와 뷰티 시장에 집중된 사업 네트워크다. 화장품 마케팅과 MCN 산업 결합도가 큰 만큼 비슷한 회사들이 없엇던 것은 아니다. 단 인플루언서 육성과 사업 영역의 다변화 측면에서 레페리가 앞섰던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는 지난해 상장 주관사 선정과 함께 기업공개(IPO) 일정도 준비하고 있다. 여러 차례 의지를 밝혔던 만큼 적어도 연내 상장 예비심사 청구에 나설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를 위해 주주 구성 등 사전 준비도 끝냈다. 시기가 임박한 만큼 올해 실적 추이가 주된 관건이 될 전망이다.
◇분업화된 K뷰티, 인플루언서 기반 마케팅 방식 선도 기업
레페리는 2013년 설립된 뷰티 인플루언서 비즈니스 기업이다. 280여명의 인플루언서를 기반으로 크리에이터 육성부터 제품 마케팅, 제조까지 도맡고 있다. 2014년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800여명을 육성했고, 현재도 280명의 크리에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회사의 시작점은 MCN이 아닌 커머스 사업이었다.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권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하는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를 구상했다. 당시에도 화장품이 주된 아이템이었다. 다만 크리에이터 산업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커머스보다는 인플루언서 육성과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하게 됐다.
창업자인 최인석 레페리 의장은 파워블로거 출신이다. 일찌감치 영상 콘텐츠와 뷰티 산업의 화학적 결합을 예견하고 레페리를 창업한 뒤 MCN 사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집중했던 분야는 발굴과 육성이다. 대다수 MCN들이 유명 크리에이터의 ‘소속사’ 역할에 그치며 성장에 한계를 보였던 것과 달리 직접 아카데미를 차려 인플루원서를 양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속 크리에이터에 대한 의존도가 컸던 다른 MCN 회사들은 사업 전개 과정에서 수익성 확보라는 과제를 해결하지 못했던 편”이라며 “레페리는 독자적인 육성 코스와 인플루언서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 회사”라고 설명했다.
국내 뷰티 산업은 이미 치밀한 분업화 구조를 통해 성장했다. 제품 콘셉트와 브랜드 기획은 브랜드사가, 제조와 생산은 ODM·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기업이 담당한다.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한 물류와 유통은 이커머스 채널과 플랫폼이 맡고 있다. 레페리의 비즈니스 모델 역시 이 밸류체인에서 한 축을 맡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은 K뷰티의 강점 중 하나다. 레페리의 경우 약 400개 클라이언트와 협업해 5000회 이상의 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를 기반으로 자체 브랜드는 물론 팝업스토어 등 오프라인 유통으로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설립 초기 목표로 했던 O2O 시장에 다시금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올해 하반기 예심 청구 후 상장 도전 전망
레페리는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코스닥 입성 준비를 시작했다. 크리에이터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한 MCN 기업이 상장까지 도전한 것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1세대 기업인 트레져헌터, 샌드박스 등이 IPO에 도전한 바 있다. 다만 두 곳 모두 예비심사 도중 철회를 선택했다. 철회를 선택한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꼽힌다.
레페리는 현재까지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감사보고서 기준 영업수익은 472억원, 영업이익은 61억원 가량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8억원으로 나타났다. 별도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1%, 28% 증가했다.
현재 거론되는 상장 시기는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이후다. 회사 측에서 여러 차례 IPO 계획을 공언한 만큼 연내 예비심사 청구에 돌입하는 일정이 유력하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사모펀드(PEF) 운용사 에이치 프리이빗에쿼티(HPE)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도 거쳤다. 현재 최대주주였던 트레져헌터 대신 1대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예정 시기가 임박한 만큼 올해 실적 규모가 상장 밸류에이션을 결정할 전망이다. 작년 순이익 기반으로 주식가치를 산출할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수익비율(PER) 배수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 약 2000억원의 밸류에이션이 목표라면 50배 이상의 멀티플이 필요하다. 고성장하고 있는 뷰티 시장의 상황을 고려해도 쉽지 않은 숫자다.
사업 구조 등이 유사한 곳으로는 지난 2023년 상장한 레뷰코퍼레이션이 꼽힌다. 뷰티 시장에 집중한 인플루언서 플랫폼 기업이라는 점에서 직접적인 비교군이 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심 청구 후 일정 등을 고려해 이후 시기를 가늠해야 할 것”이라며 “비교 기업이 많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해외도 같이 살펴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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