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만, 마시모 구조조정 파고든 M&A 사운드 유나이티드 인수 3년만 매각, 협상 유리 고지 차지
김경태 기자공개 2025-05-08 07:37:00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7일 08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Harman)이 인수합병(M&A)에 시동을 걸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 마시모가 보유한 소비자오디오 부문 자회사 사운드 유나이티드(Sound United)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이번 거래는 마시모가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추진됐다. 3년 전 사업 확장을 위해 사운드 유나이티드를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 인수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다시 매물로 내놨다.
그만큼 하만이 인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이번에 사운드 유나이티드를 3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에 품을 예정으로 2년전 거래가의 3분의 1 수준이다.
◇마시모, 3년전 사운드 유나이티드 10억달러에 인수
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하만이 인수하는 '사운드 유나이티드'는 마시모가 2022년 4월 인수한 곳이다. 당시 마시모는 10억달러를 들여 DEI홀딩스(Holdings)로부터 사운드 유나이티드를 매입했다.
당시 M&A는 현지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존 마시오의 사업과 크게 연결고리가 없는 이종산업 진출이었기 때문이다.
마시모는 1989년 조 키아니(Joe Kiani)가 창업한 의료기기 전문 기업이다. 병원,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환자 감시장비와 관련 기술을 전문적으로 개발한다. 혈중 산소 포화도, 맥박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기술 'Masimo SET'로 유명하다. 마시모는 2007년 나스닥에 상장했다.
반면 사운드 유나이티드는 바워스앤윌킨스(B&W·Bowers & Wilkins), 데논(Denon), 마란츠(Marantz), 폴크(Polk),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Definitive Technology) 등의 소비자오디오 브랜드를 거느린 기업이다.

사운드 유나이티드 인수 당시 마시모 경영진은 기존 사업 채널을 활용해 M&A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내놨다.
조 키아니 마시모 창업자는 "사운드 유나이티드의 프리미엄 기술, 확립된 소비자 채널 및 잘 알려진 브랜드를 마시모의 광범위한 병원 및 가정 의료 기술 솔루션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게 돼 기쁘다"라며 "우리는 사운드 유나이티드의 오디오 및 홈 오토메이션 기술과 결합된 마시모의 고급 신호 처리, 바이오센싱, 포토닉스 기술에 대한 전문 지식이 가정과 병원에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우면서도 직관적이지 않은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마시모, M&A 역량 부족 드러내…삼성전자, 구조조정 파고든 '기민한 M&A'
마시모는 야심 차게 사운드 유나이티드를 인수했지만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었고 성공적인 M&A로 귀결되지 못했다. 인수 이후 마시모의 주가가 50억달러(약 6조9000억원) 증발하면서 행동주의를 촉발했다.
당시 마시모의 지분 9%를 들고 있던 폴리탄캐피털매니지먼트(Politan Capital Management)는 사측의 리더십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사회 구성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이사 2명을 후보자로 추천했다. 아울러 마시모를 델라웨어 형사법원에 고소해 법정다툼도 벌였다.
결국 주주총회에서 폴리탄캐피털매니지먼트가 추천한 2명의 이사가 선임됐다. 마시모는 2024년 1월 사운드 유나이티드 사업을 다시 분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만 입장에서는 사운드 유나이티드가 경쟁사인만큼 동향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하만의 사업은 크게 2개로 자동차 전장사업과 소비자오디오 사업이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호실적에는 JBL, AKG, 하만카돈 등 소비자오디오 사업에서 선전한 덕분이기도 하다.
그 후로도 물밑에서 매각이 추진됐고 하만이 최종 인수후보자로 선정됐다. 하만은 경쟁사를 인수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효과가 누릴 수 있게 됐다. 또 마시모가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상황에서 M&A가 이뤄지면서 과거 거래가보다 낮은 금액인 3억5000만 달러에 사운드 유나이티드를 인수하게 됐다. 거래는 연내에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데이브 로저스(Dave Rogers) 하만 라이프스타일 사업부 대표는 "이번 인수는 하만의 오디오 핵심 사업 확장과 홈 오디오, 헤드폰, 하이파이, 차량용 오디오 등 주요 제품 분야에서의 입지 확대를 위한 전략적 진전"이라며 "사운드 유나이티드의 세계적인 오디오 브랜드(보워스앤윌킨스, 데논, 마란츠 등)는 JBL, 하만카돈, AKG 등 당사의 대표 브랜드들과 하나가 되어 혁신과 품질이라는 공통된 전통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만에 따르면 마시모의 CEO인 케이티 시먼(Katie Szyman), 이사회 부의장 퀜틴 코피(Quentin Koffey)도 이번 딜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기존의 의료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케이티 시먼은 "제가 CEO로 취임한 이후 우리는 미충족된 임상 수요 분야에 시간과 자원을 집중하고 성장을 견인하며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라며 "이번 거래는 그러한 목표와 일치하며 소비자 오디오 사업부는 하만의 리더십 하에 성장과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라고 말했다.
퀜틴 코피는 "이번 거래는 마시모가 수익 성장 가속화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며 "헬스케어 중심 전략, 경험 많은 리더십, 그리고 혁신 중심의 문화를 통해 긍정적인 모멘텀을 지속할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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