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서민금융 리포트]정책자금대출 경쟁 붙은 지주계, 앞서가는 하나저축⑥안전자산 중심 여신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 '순항'…금리 '출혈경쟁'으로 수익성 우려
유정화 기자공개 2025-05-21 12:31:59
[편집자주]
저축은행의 법상 설립 취지는 서민금융 활성화에 있다.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상품군 중 중금리대출은 이 취지에 가장 적합한 상품으로 꼽힌다. 중금리대출은 신용점수 하위 50% 차주를 대상으로 시행되면서 금리가 17.14%를 넘지 않은 대출을 말한다. 수년간 업황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은 올해 민간 중금리대출과 정책자금대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중금리대출을 둘러싼 이슈와 저축은행별 중금리대출 취급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9일 15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축은행업권에서 취급하는 정책자금대출은 '햇살론'과 '사잇돌2' 크게 두 가지다. 이들 상품은 저신용자를 위해 설계된 상품으로, 서민금융진흥원과 SGI서울보증이 각각 보증한다.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서민금융진흥원 등이 90% 이상을 보전해 주는 탓에 리스크가 적은 상품으로 꼽힌다.올해 리스크 관리 전략에 중점을 둔 지주계 저축은행이 정책자금대출 확대를 두고 경쟁을 펼치는 양상이다. 하나저축은행은 작년부터 정책자금대출 공급을 크게 확대하며 경쟁에서 가장 앞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금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축은행간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펼쳐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책자금대출 RWA 적립률 30% '불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하나저축은행이 올해 1분기 취급한 사잇돌2 대출 규모는 1032억원으로 17개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많았다. 17개 저축은행이 취급한 대출액(3594억원) 중 28.7%를 차지할 정도다. 뒤를 이어 우리금융저축(657억원), 신한저축(419억원), IBK저축(407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하나저축은행은 지난해부터 사잇돌2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려왔다. 2023년 연간 취급액 1815억원에서 지난해 3289억원으로 1475억원(81.3%) 급증했다. 저축은행 입장에서 햇살론, 사잇돌2 등 정책자금대출은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서민금융진흥원 등 기관이 대출금의 90% 이상을 채권자 대신 갚아 안정성이 큰 대출로 꼽힌다.
작년부터 하나저축은행은 안전자산 중심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과거 투자한 부동산 대출 등에서 부실이 발생하며 건전성 지표가 악화했는데, 정책자금대출은 위험 부담이 덜하다. 일반 신용대출, 중금리대출 등 상품은 위험가중자산(RWA) 적립률이 100%인 것과 달리 정책자금대출은 대출액의 30%만 RWA로 적립하면 된다.
하나저축은행은 정책자금대출 확대로 지난해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하나저축은행의 자산총계는 2023년 2조5967억원에서 지난해 2조6946억원으로 소폭 성장했다. 79개 저축은행이 보수적 영업과 부실채권 정리로 총자산이 뒷걸음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BIS비율도 양호한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지난해 BIS비율은 14.53%로, 전년(15.96%) 대비 1.43%p 하락했다. 금융당국이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에 권고하는 11%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RWA를 전년(1조9772억원) 보다 223억원 감축하는 데 성공하며 BIS비율 관리를 진행했다.
◇지주계 햇살론 금리, 2달새 0.5%p 이상 하락
하나저축은행의 정책자금대출 확대를 두고 신한저축은행의 사업모델을 벤치마킹했다는 평가도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정책자금대출 등 보증부대출을 취급해 신한저축은행이 업황 악화에도 꾸준한 수익을 내자 다수 저축은행이 신한의 사업모델을 참고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수익 확장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지주계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정책자금대출 금리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지난해 신한저축은행을 제외한 대다수 지주계 저축은행이 적자를 낸 만큼 올해 보증부대출 확대로 안정적인 수익 성장과 동시에 건전성 지표 관리를 이뤄내겠다는 전략이다.
햇살론 대출 평균 금리를 보면 신한저축은행의 올해 1월 9.42%에서 3월 8.09%로 급격히 낮아졌다. 같은 기간 △KB저축은행 1.09%p △NH저축은행 0.97%p △BNK저축은행 0.61%p △하나저축은행 0.52%p 등 지주계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햇살론 평균 금리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선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을 우려하고 있다. 가뜩이나 정책자금대출은 수익성이 높지 않은 상품인데 저축은행들이 정책자금대출을 늘리려 점차 금리를 경쟁적으로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 지주계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주계 저축은행이 공통적으로 햇살론, 사잇돌2 대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요즘엔 플랫폼에서 대출 금리 비교가 가능하다 보니 조금이라도 다른 저축은행 보다 낮은 금리를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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