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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건설 워크아웃 숨은 이유는 '장하성펀드' 한솔제지 지분 4%대 3년째 보유.."건설사 자금지원 반대"

문병선 기자공개 2010-11-01 15:14:05

이 기사는 2010년 11월 01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그룹이 한솔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결정하게 된 직접적 이유는 3년전부터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지배구조펀드의 반대 때문으로 확인됐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솔건설은 각종 대출금의 연체와 은행권의 여신상환 압박을 해결할 목적으로 지주회사인 한솔제지에 올 중반부터 증자 참여 등 자금지원을 요청했으나 한솔제지 이사회, 특히 지배구조 펀드가 선임한 한 사외이사의 '불가' 입장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워크아웃을 결정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3년전 일명 장하성 펀드가 지분을 샀고 펀드가 추천한 1명의 이사가 선임돼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며 "건설 자회사에 지급보증을 하거나 유증에 참여하는 결정을 반대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솔건설은 다른 건설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 전격적으로 워크아웃을 결정해 시장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그룹의 지원만 있으면 회생 가능성이 높은데도 그룹이 지원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채권단에 책임을 떠넘기려 하는 행동이라는 비난도 나왔다.

그러나 업계 같은 관계자는 "한솔그룹 대주주들은 가능하면 건설회사에 자금을 지원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지난 3년전부터 지배구조펀드와 합의한 약속 때문에 건설사 자금지원안을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한솔제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지배구조 펀드는 일명 '장하성 펀드'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다. KCGF는 라자드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고, 라자드자산운용은 KCGF를 포함해 3개의 지배구조 펀드를 운용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솔제지 뿐 아니라 신도리코 및 대한화섬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장하성 고려대학교 교수는 KCGF의 투자고문이다.

한솔제지는 취약한 지배주주 지분율 때문에 지배구조개선펀드의 주타깃 기업으로 곧잘 거론됐다. 그룹 조동길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17% 남짓이다. KCGF는 2007년 말경 한솔제지 지분을 4%대까지 매입했다. 추가로 매입해 공시 기준인 5%대로 지분율을 늘리지 않은 이유는 한솔그룹측이 KCGF의 요구조건을 전향적으로 수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솔제지는 공정공시를 통해 "회사(한솔제지)는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 이익 개선을 위해 2008년 정기주총에서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와 협의한 사외이사 1인을 추천할 계획"이라며 "향후 미래 지향적 성장을 위한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솔제지는 공시 내용대로 KCGF가 추천한 김진현씨를 2008년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 이사는 지금까지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투자고문을 맡고 있는 장하성 교수는 자료에서 "펀드(KCGF)는 한솔제지 경영진에게 한솔제지가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기 위해 미래 지향적인 기업지배구조 개선 청사진을 시장과 주주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고, 연장선상에서 펀드는 주주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이사회의 독립성 및 권한 강화 및 감사 기능의 실질화 등을 제안했다"고 당시 밝힌 바 있다.

이번에 한솔건설의 워크아웃을 결정한 배경 역시 같은 맥락에서 설명해야 한다는 게 그룹 안팎의 해석이다. 지배구조개선 펀드는 계열사간 부당 지급보증을 반대하고 계열사의 사업 실패를 모회사가 대신 짊어지는 경영 행태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한솔제지의 한솔건설 지원도 소액주주의 가치가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KCGF를 대리해 한솔제지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김진현 이사는 "감사위원회에서 외부감사기관이 먼저 검토한 뒤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하도록 하고 있고 처음에는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이런 과정이 지금은 정례화돼 있을 정도로 한솔그룹이 전향적으로 의견을 수용했다"며 "혹시라도 한솔그룹이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까봐 이사회 한달전이나 3주전부터 의안을 받아보고 수치를 조절하는 등 감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솔건설 워크아웃에 대해 "그룹이 건설사를 경영하는 이유는 부정적 이유가 많다"며 "(한솔건설이) 사업을 하지 못하면 그룹에서 퇴출될 수도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액주주를 보호하는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정확히 밝힐수는 없으나 지배구조펀드의 감시가 있는 상황에서 계열사 지원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없었다"며 "지배구조펀드가 건설사 워크아웃의 큰 배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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