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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ABCP 폭풍 성장, 문제없나 우량 기초자산, 고금리 메리트…CP 총액 10% 비중, 미공시 87%

황철 기자공개 2011-03-21 10:18:40

이 기사는 2011년 03월 21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기예금 기초 ABCP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두달여 동안 4조5000억원 가량을 순발행해 잔액이 8조원에 육박했다.

정기예금 ABCP는 전체 ABCP 시장의 5분에 1에 가까울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지난해 8월 첫 등장 후 불과 반 년만이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내 10조원을 돌파하고, ABCP시장의 터줏대감인 프로젝트파이낸스(PF)와 견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정기예금 ABCP 등장 초기만 해도 색다른 틈새상품이 나왔다며 '깜찍한 발상' 정도로 생각했던 시장의 시선도 바뀌고 있다. 특정 상품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지면 그 자체가 위험스러운데다, 기업의 단기자금 조달 통로를 막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기업 CP 증가로 민간기업들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인식과 비슷한 맥락이다.

정기예금 기초 ABCP는 대부분 등급을 공시하지 않아 정보비대칭 문제가 야기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한달여간 4조5000억원 발행

현재 더벨이 집계한 정기예금 반환채권 기초 ABCP 규모는 7조6618억원(3월8일 현재)에 달한다. 정보 접근의 한계로 확인되지 않은 물량도 일부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잠정 집계치만으로도 폭발적인 증가 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올 들어서만 무려 4조5000억원에 달하는 유동화기업어음이 쏟아졌다. 신종 ABCP를 발행한 특수목적법인(SPC)만 25개다. 이중 16개는 올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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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4일 현재 기업어음 잔액은 80조231억원. 이중 ABCP가 42조6974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정기예금 기초 유동화어음은 전체 9.6%, ABCP 시장의 17.9%에 이를 정도로 덩치가 커졌다.

정기예금 ABCP는 지난해 8월 첫 등장 때만해도 기업어음 시장의 틈새 상품 정도로 인식됐다. 예금과 유동화증권의 금리차를 노린 획기적 발상이라는 옹호론도 있었다.

은행권의 부정적인 반응으로 발행에 제한이 따를 것이란 예상도 있었다. 특히 규제차익을 노린 편법 논란과 미공시 CP 확산에 대한 우려로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새로운 수익원에 목말라하는 IB들은 이 상품을 집중적으로 키웠다.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인 기업어음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대규모 ABCP를 발행했다. 투자수요도 기초자산에 대응한 높은 신용도와 고금리 메리트로 어렵지 않게 확보할 수 있었다.

정기예금 ABCP의 신용등급은 모두 A1이다. 은행이 부도나지 않는 한 미상환 위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실제 신용도는 그 이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금리는 4.2% 내외로 A1 등급 중 최고 수준이어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다. 대부분 4.0%~4.5%에 이르는 고금리 특판 예금에 투자하기 때문에 IB들은 높은 수익률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도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은행·중소형증권 속속 가세…87%가 등급 미공시

기초자산을 제공한 은행 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 등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감독이 느슨한 외국계를 주대상으로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농협중앙회·우리·신한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부 은행이 "SPC를 이용한 증권업계의 위장 예치"라며 승인을 거부하기도 했지만 대세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 특히 지점의 경우 일일이 해당 기업(SPC)의 배후를 파악하기 힘들고 대규모 수신을 마다할 이유도 없어 신종 ABCP 확산의 기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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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금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서는 기존 KTB·NH증권 외에도 중소 증권사들이 발행에 동참해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며 "하지만 정보 공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시장은 물론 감독당국조차 실상을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특히 "단일 상품이 급격히 팽창하면 PF-ABCP의 사례에서 보듯 반드시 시장 질서를 저해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투명성 확보와 속도조절을 위한 당국의 규제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기예금 ABCP 중 등급을 공시하고 있는 곳은 NH투자증권이 설립한 SPC뿐이다. 87.2%(6조6792억원)는 어디서도 자료를 찾을 수 없다.

더벨은 ABCP 만기와 대표자(대부분 동일인) 등을 역으로 조사해 잠정 규모를 집계했다. 만기구조는 선순위 1년, 후순위 1년6개월 이상으로 한정해 정확도를 높였다.

정기예금 ABCP는 대부분 1회차(선순위)의 경우 1년짜리 예금 만기 수령액을, 2회차(후순위)는 이자소득 원천징수세 환급액(1년6개월 정도 후)을 상환 재원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거의 동일한 구조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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