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6월 18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세계 축구팬들의 축제 2018러시아월드컵이 개막됐다. 대한민국의 해외원정 첫 16강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지리적으로 그나마 가까워 이른 새벽보다는 늦은 저녁에 열린다.월드컵 응원전에 필수품(?)은 간단한 음료와 간식거리다. 그중에서도 축구팬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것은 맥주다. 월드컵 특수가 본격화 되면서 유통업계 특히, 주류업계에서는 맥주에 붙는 세금, '주류세'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수입맥주의 기세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을 계기로 폭발적인 확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주류업계는 안방(가정용)을 수입맥주에 내준 상황이라 이를 돌파할 묘안을 찾고 있다. 지금처럼 업소용에만 의존해서는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보면 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무역적자액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1억5065만달러로 집계됐다.
2011년까지만 해도 흑자를 기록했던 맥주 무역수지는 갈수록 적자폭을 확대하며 지난해 처음으로 1억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1월 1일부터는 미국산 맥주에 대한 관세가, 오는 7월부터는 유럽산 맥주의 관세가 철폐되면서 수입맥주의 추가 가격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까운 대형마트나 편의점을 가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대형 냉장고에 진열된 주류 라인에서 가장 눈에 잘 들어오는 곳에는 이미 수입맥주가 독차지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4캔에 1만원씩 팔던 수입맥주 가격이 얼마전에는 4캔에 5000원까지 내려왔다.
국산 맥주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소비자 입맛대로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제품으로 수입맥주는 국내 주류시장에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주머니 사장이 좋지 않은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수입맥주 소비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류업계는 가격구조상 수입맥주에 비해 불합리한 점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산 맥주는 제조원가와 판매관리비, 영업비용, 마진 등을 합친 출고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긴다. 반면 수입맥주는 수입원가에 대해서만 주류세가 적용돼 국산 맥주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월등하다. 주류세 역차별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주류세를 회피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대주주가 외국계 다국적 회사 'AB인베브'인 오비맥주는 벨기에 밀맥주 ‘호가든'의 국내 생산을 중단하고 전량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월드컵 한정판 카스를 수입해 국내산보다 12% 싸게 팔고 있다. 하이트진로 역시 기타주류인 발포주 '필 라이트'를 출시, 주류세를 피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주류 업계는 대다수 선진국처럼 종가세인 주류세를 제조원가에 상관없이 알코올 도수에 따라 같은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세무당국도 현 주류세 틀에 헛점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곤혹스러운 눈치다. 하지만 섣불리 개정에 나설수 없다는 입장이다. 세무당국이 거둬들이는 세금 중에서 주류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월드컵 응원하면서 주위 축구팬들이 어떤 맥주를 마시고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세요. 그럼 주류세 개정의 논의를 왜 빨리 시작해야 하는지 알게 될 겁니다." 한 주류업계 종사자가 던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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