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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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SCM 점검]LG화학, 日 규제 확장 가능성에 '시나리오 플래닝'신학철 부회장 "원료 다변화 핵심 목표'…공개된 증거는 찾기 힘들다

박기수 기자공개 2019-07-12 14:48:36

[편집자주]

우리 경제가 일본의 일부 품목 무역 제한 조치로 갑작스러운 비상 상황에 들어가게 됐다. 정부와 삼성전자는 물론 아직 일본의 수출규제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대기업마저도 파장 확산에 촉각을 세운다. 정치적 갈등이 이유가 됐지만 대외의존형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취약함도 근본 원인으로 거론된다. 수십 년간 누적돼온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더벨이 부품·소재·장비 산업 대외의존도가 높은 업종·기업을 꼽아 공급망관리(SCM)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9일 15:1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9일 LG화학의 최고 경영자(CEO) 간담회. 최근 일본발 수출 규제 등으로 화제가 되는 공급망 관리(SCM) 현황에 대해 신학철 부회장(대표이사, 사진)이 입을 열었다. 글로벌 기업인 3M의 수석 부회장으로 모든 실무에 관여하며 SCM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있는 부회장이었다. 부임 후 6개월이 지난 현재, 그가 느낀 LG화학의 SCM 관리 현황은 어땠을까.

LG화학 CEO 기자간담회_1 (1)
신 부회장은 특별히 보완할 점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LG화학의 전 사업 부문에 걸쳐 원재료 수급처에 대한 다변화가 잘 돼 있다"면서 "짜임새 있게 잘 짜져 있는 공급망을 첨단 기법을 동원한 디지털 정보화 과정을 거쳐 다음 단계로 끌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망 관리를 더 효율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일본발 수출 규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신 부회장은 "(일본이 수출 규제를 확정한) 세 가지 특정 물질(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은 LG화학과 연관이 전혀 없다"면서도 "수출 규제 품목이 확장 가능성을 단정 지을 수 없기 때문에, 규제가 확장될 것을 가정하고 시나리오 플래닝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아직은 별다른 영향이 없지만, 여차하면 발생할 수 있는 공급 차질을 대비해 나름의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는 얘기다.

◇신학철 부회장 "다변화는 핵심 전략"

LG화학은 큰 사업 부문만 네 곳(△기초소재 △전지사업 △정보전자소재 및 재료 △생명과학)에 달하는 초대형 화학 기업이다. 생산하는 물품도 가지각색이다. 각 물품에 대한 원재료는 더욱더 많고, 원재료를 들여오는 수급처들은 배로 늘어난다. 다만 전문가들은 LG화학이 만드는 제품들의 원재료가 어디서나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보편적 물질'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예컨대 기초소재 부문(현재 LG화학에서 가장 큰 규모)이 생산하는 석유화학의 '쌀' 에틸렌의 경우, 원재료인 나프타를 국내 정유사 어디에서든 구할 수 있다. 이는 비단 LG화학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학업계에서 나프타를 해외에서 수급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면서 "LG화학 같은 초대형 화학사들의 경우 한 곳의 원료 수급처가 막힌다고 해서 영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극히 작다"고 말한다.

석유화학 사업보다 비교적 원료 다변화가 요구되는 전지사업 부문의 경우에도 LG화학은 수급처 다변화를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9일 신 부회장이 "자동차 전지사업의 원재료 수급처들은 이번 이슈가 나기 전부터 다변화 작업에 공들여 왔다"고 말한 것과 같은 대목이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의 재료 중 하나인 양극재는 내재화가 돼 가고 있고, 나머지 소재의 경우에도 한국·일본·중국·유럽 등 다수의 업체와 거래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사실들을 토대로 봤을때, 신 부회장이 언급한 시나리오 플래닝은 혹시 모르게 찾아올 '만일의 사태'까지 대비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공급망

◇원료처 다각화, 제한된 증거 '공시'

실제 LG화학의 각 사업 부문이 얼마나 원재료 다각화 작업이 돼 있는지, 거래하고 있는 업체 리스트와 어느 업체 얼만큼의 의존을 하고 있는지는 LG화학의 내부자가 아닌 이상 파악하기 힘들다. 외부자 입장에서는 LG화학이 공시하는 몇 가지 정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최대 정보다. 이는 다시 말하면, 통상 드물게 공개가 돼 있는 공개된 거래처가 '주요 거래처'일 확률이 높다는 의미도 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화학의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LG화학은 기초소재사업 부문과 전지사업 부문, 정보전자소재 및 재료사업 부문의 주요 원재료 수급처를 주로 일본 기업들로 기재하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기초소재사업 부문의 경우 나프타와 염화에틸렌(EDC) 등의 주요 수급처는 GS칼텍스, 일본 미쓰이사다. 전지사업 부문의 공급처는 히타치사와 미쓰비시사고, 소재사업 역시 TAC필름과 코발트 등을 일본 후지사와 산요사 등에서 공급받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LG화학은 그간 공개 가능 범위에 한해서 원재료 공급망을 매년 공시해왔다. 매년 각 LG화학의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LG화학은 비단 미쓰이, 히타치, 미쓰비시사뿐만 아니라 다수의 일본 업체들과 거래 관계를 유지해왔다. LG화학은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정보전자소재 사업 부문의 주요 원재료 수급처를 일본화학과 일본 Petoca사로 공시해왔다. 이후 2008년부터 3년간은 후지 사로 변경 공시했다. 공시된 것만 보면, LG화학의 주장과는 다르게 원재료 수급 의존도가 일본 기업에 쏠려 있는것 처럼 자칫 보일 수 있다.

다만 LG화학의 경우처럼 '몇 가지 정보'라도 공개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기업들도 많다. '다수의 기업에서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공급받고 있음'이라며 뭉뚱그려놓은 기업들도 부지기수다. 기업 간의 내부 계약 사항이기에 공시 의무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원료처 다변화를 하고 있다'는 회사 측의 주장을 입증할만한 공개적인 증거를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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