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7월 11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는 사람이 전부'. 바이오 업계에서 통용되는 격언이다. 다른 산업도 마찬가지지만 학문 펀더멘털과 기술이 핵심인 바이오 영역에서 인적구성은 그 기업의 미래를 보는 가늠쇠다. 핵심자산이란 말과 같다.최근 바이오 섹터에서 핵심자산을 '내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A기업은 지난해 코스닥 상장을 기점으로 큰 폭의 인적변동이 있었다. 사업 초기 원천기술을 제공한 CTO격 교수가 회사를 떠나 학교로 돌아갔고, 최근에는 상장의 안착을 이끈 IR임원을 내보내기도 했다.
바이오 업계에서 이 사건을 주목한 이유는 이들이 회사의 과거와 미래를 책임진 동량들이었기 때문이다. 기술을 이전한 교수는 분무식 화상치료제를 개발, 초기 종잣돈을 마련하는 역할을 했고, IR임원은 수차례 상장에 실패한 회사를 공모시장에 데뷔시킨 공신이었다. 한 전문가는 "상장 후에 이해하기 힘든 조처를 연거푸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공신이었던 CTO와 아름답지 못한 결별을 한 바이오텍은 사실 차고도 넘친다. 코스닥 대장주 중 하나인 B기업 역시 창업자 CTO와 스톡옵션 문제를 두고 다투다 결별했다. 양측의 법리가 부딪히고 있지만, 스톡옵션의 행사시점을 두고 이견이 노정돼 결국 회사를 떠났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역분화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C기업은 최근 CFO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이유는 대표이사의 허가를 받지 않고 기사에 등장했다는 것.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해 올 3월에 영입된 CFO는 4개월 만에 회사를 떠날 위기에 놓였다. C기업의 PR에 가까웠던 기사는 회사 측의 표현을 빌리자면 '(개인)작업'으로 분류됐다. 신임CFO의 ‘사내 정치를 위한 작업'이라는 의미일 테다.
CFO는 10년 이상 증권사에서 해외 딜을 주관한 전문가다. 지난해에는 4차산업 관련 업체의 CFO로 코스닥 상장 작업에 관여, 시장의 우려에도 공모흥행을 이끌었다. 이전상장을 위해 ‘선수'로 영입된 케이스다. 해당 CFO는 회사의 조처에 대해 "황당하다"는 의견만 짧게 전했다.
인재가 회사를 떠나는 이유는 많다. 굳이 바이오나 회사 측에 엄한 잣대를 들이댈 것도 없다. 하지만 최근 몇년 간 바이오섹터의 오버 밸류에이션이 가속화되면서 인재 값은 역으로 헐해지지 않았나 의문이 든다. 물갈이가 잦은 바이오텍은 투심의 선택을 받기 힘들다. 10년을 똘똘 뭉쳐도 상용화에 성공하기 힘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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