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6(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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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더벨 경영전략 포럼]외풍에 취약한 산업구조…장기 대응전략 마련해라반도체도 對일본 경쟁력 높지 않아…중국 구조조정 주목할 때 지적도

김장환 기자공개 2019-08-29 07:40:27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8일 17: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의 한국을 향한 반도체·IT 주요 소재 수출 제한과 주요 전략 물자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 제외 조치로 국내 기업 환경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수년째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되던 중에 일본발 충격파까지 덮쳤다. 글로벌 세계 수출량 상위 10개국 가운데 한 곳인 우리나라에게는 치명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됐다. 특히 중국과 미국, 일본은 해외 교역국 가운데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나라들이다. 과연 국내 기업들은 어떤 대응전략을 짜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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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더벨은 28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저성장 시대 직면한 기업의 대응전략'이란 주제로 '2019 더벨 경영전략포럼'을 개최했다. 한국과 일본의 무역 마찰 속에서 양국 교역구조의 특징과 경쟁력은 무엇인지, 산업환경 변화 속에서 업종별 신용등급은 어떤 추이를 보이게 될지, 또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을 조명해보고 기업은 과연 어떤 경영전략을 안고 가야 할지 등을 살펴봤다.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 '1등'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반도체 분야에서도 일본 시장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태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대일본 교역 관계에서 한국은 비메모리 반도체 수입 비중이 더 크다. 메모리만 놓고 보면 우리가 이점을 갖고 있지만 교역량으로 보면 일본의 한국 반도체 의존도가 예상보다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주 실장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는 일본을 추월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기준 반도체 부문에서 32억달러 수준의 대일 무역적자를 기록했다"며 "최첨단 하이테크 쪽은 우리가 우위이지만 옛 제품은 일본에서 생산하는 게 가격경쟁력도 있고, 제3국에서 수입하는 반도체도 많다"고 말했다. 일본의 보복성 무역 조치에 상응하는 절차로 메모리 반도체의 대일 수출을 규제하자는 일부의 주장은 실현되더라도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얘기다.

반도체 외 다른 산업군도 상당수가 일본보다 뒤진다. 무역특화지수(TSI)를 기준으로 봤을 때다. TSI는 업종 순수출액(수출액-수입액)을 국가 총교역액으로 나눈 값으로 1에 가까울 수록 교역국을 향한 수입액보다 수출액이 많다는 의미다. 한국산 자동차의 대 일본 수출량은 지난해 '0대'였다. 반대로 수입 실적은 4만5000대였다. 조선업은 대형 선박 교역액은 '적자', 흑자를 내는 부분은 어선 정도다. 전기·전자산업은 TSI 마이너스(-)가 더 컸다. 그나마 노동집약적 산업인 섬유의류 정도만 경쟁력 있게 분석됐다.

주 실장은 일본이 향후 내놓을 수 있는 '시나리오'로 3가지 정도를 꼽았다. 그는 "화이트리스트 서류 늘리고 '액션'만 취하는 방식, 한일 분쟁을 전면적으로 끌고 갈 수도 있다"며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건 1120개 수출제한 품목 중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품목을 걸고 넘어지는 것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 산업 등을 이런 방식으로 공격할 경우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두번째 세션 발제자로 나선 박정호 명지대학교 산업대학원 특임교수는 중국의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중국은 공급과잉 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지난해 500만개 기업이 도산했다. 최근 3~4년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크게 둔화 중이다. 반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역대 최대 경제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50년 사이 가장 낮은 실업률을 보인다. 양국의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중국보다는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중국의 산업 구조조정이 단행 중인 산업 중 국내 기업 경영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야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중국선박중공(CSIC)과 2위 중국선박공업(CSSC)을 합병해 수주잔량 세계 2위 조선사로 올릴 계획이다. 철강기업 바오우그룹은 충칭강철과 합병해 글로벌 철강사로 변모할 계획이다. 이외에 한국이 장악하고 있던 디스플레이에서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BOE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과 무역분쟁으로 주춤한 상태이나 전자·IT기기 분야에선 화웨이 질주가 매섭다. 국내에서 관련 사업을 벌이는 업체들의 중장기 신용등급에 불안감을 안기는 요소다.

박 교수는 일본보다 중국의 이슈를 더욱 집중해서 봐야 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그는 "일본 화이트리스트보다도 그 뒷일을 걱정해야 하며 중장기적으로 확산될 이슈는 중국"이라며 "일본하고 수출 교역이 어려워지면 중국 비지니스를 많이 해야 하는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이 만약 (과거 사드 사태처럼) 중국을 압박하면 한국에 대한 보복이 10배, 100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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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에서 열린 '2019 더벨 경영전략 포럼' 전경.

세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광석 삼성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일본과 무역마찰 및 미·중 무역분쟁으로 하반기 가장 주목해야 할 경제 지표로 '금리'를 가장 먼저 꼽았다. 일단 김 연구원은 IMF의 글로벌 세계경제전망(7월 3.2%)이 오는 10월경 3%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 성장률은 2020년 1.7%로 더욱 약화할 것으로 봤다. 아울러 올 하반기 한국 경제성장률 경우 한국은행이 전망한 2.3% 달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를 보면 통화정책 완화는 불가피한 흐름이다. 글로벌 경기 변동성이 극심하게 이어지면서 주가와 통화가치, 환율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동시에 불거질 수도 있다. 김 연구원은 "저성장·저물가 탈피를 위해서는 금리 인하 의사결정을 할 수밖에 없고, 7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해 완화로 전환했다"며 "기준금리는 하반기에도 인하할 전망이며 미국도 한 번 더 인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완화시대로 가고 있고 그 속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해외 시장 경우 글로벌 기업들의 '차이나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국내 기업들이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 직접 투자는 줄어들고 있음에도 아시아에서는 유독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외 지역에서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닌텐도, HP, 델, 앱손 등 기업들이 중국을 빠져나가고 있다.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이 바라보는 신흥국 경제전망치는 인도가 7%, 필리핀과 베트남 등 신흥국이 6% 수준이다.

발제자들의 공통된 의견 중 하나는 일본과 무역마찰,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대응을 정부 정책에만 의존해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무역마찰은 결국 '기술전쟁'이라고 진단하고 해결 방안 모색을 긴 호흡을 갖고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 스스로 방어시스템을 이번 기회에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경우 단순히 부품·소재 기업을 육성하는데 주력하기 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봤다. 국내 대기업들의 대응 여력과 기술력을 볼 때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문제'라는 게 공통 의견이다.

이날 포럼에는 국내 주요 기업과 경제연구소, 금융권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일본과 무역마찰이 국내 산업에 미칠 실질적인 영향이 무엇일지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포럼 사회는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국제거시팀 선임연구위원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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