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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에이프로젠 성장 이끈 '린드먼의 뚝심' 김재섭 대표 창업 때부터 인연, 고밸류 논란 불구 '200억' 투자

박창현 기자공개 2019-12-11 08:47:15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1일 08:4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는 투자 합니다. 그대로 갑시다."

2017년. 린드먼아시아 투자심사위원회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 진중했다. 바이오시밀러(면역치료제) 제조업체 에이프로젠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였다.

당시는 바이오 기업 고평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던 시기였다. 더욱이 에이프로젠이 하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들과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진검 승부를 펼치고 있는 영역이었다. 벤처 기업이 하기 힘든 시장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린드먼아시아는 딱 두 가지 기준만 세웠다. '기술력'과 '수익 창출'이 바로 그것이다. 에이프로젠에 대한 기술력은 오랜 시간 창업자 김재섭 대표를 지켜봐 온 정재혁 린드먼아시아 사장이 보증했다.

린드먼아시아는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하며 창업 준비에 나섰던 2000년부터 김 대표와 인연을 맺어왔다. 2000년 제넥셀을 설립하고 2006년 에이프로젠을 인수해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을 때도 관심을 거두지 않았다. 2009년 자회사인 에이프로젠제약으로부터 바이오시밀러 기술을 이전 받고 2014년 일본 니치이코제약과 판권 계약을 맺는 것도 지켜봤다.

시장에서는 사업 진출 후 10여 년이 지나도록 폭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에이프로젠에 대해 기대감을 접기 시작했다. 하지만 린드먼아시아는 바로 그 시점에 모험자본인 벤처캐피탈(VC)이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도 눈 여겨 봤다. 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기술력만 앞세운 것과 달리 에이프로젠은 비지니스 모델까지 고려하며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실제 2015년까지 수 십억원 수준이었던 매출 규모는 2016년 680원까지 늘어나며 퀀텀점프에 성공했다. 린드먼아시아는 추가 투자금을 지원할 경우, 안정적으로 수익 기반을 구축할 것이란 확신이 생겼다.

두 가지 투자 원칙이 모두 충족되자 과감하게 투자 결정을 내렸다. 통상 VC 투자는 개별 건당 수 십억원 수준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에이프로젠이 처한 치열한 경쟁 상황과 성장 잠재력을 고려해 200억원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펀드 자금줄 역할을 하는 기관 투자가들의 선구안도 한 몫을 했다. 한국벤처투자와 우리은행, 한국성장금융, 우정사업본부, DB손해보험, 군인공제회, 산업기술진흥원 등 펀드 출자자들이 모두 린드먼아시아의 투자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더욱이 린드먼아시아가 VC와 사모펀드를 통틀어 전문 투자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에이프로젠에 투자한 터라 시장 안팎에서 과대 평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출자자들은 과거 린드먼아시아와 쌓은 신뢰와 트랙레코드를 토대로 그 판단을 전적으로 인정해줬다.

결국 그 뚝심이 결실을 맺으면서 에이프로젠은 국내 11번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벤처기업)이 됐다. 그동안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집중돼 있던 유니콘 업종이 생명과학 분야로 확대됐다는 점도 의미가 컸다.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탄생한 유니콘 기업들은 글로벌 투자사들이 거래를 주도하면서 국내 투자사들은 보조자 역할로 한정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에이프로젠은 다르다"며 "국내 기관 기관과 VC도 글로벌 투자사 못지 않은 실력과 안목을 갖고 있다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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