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시대 강소기업]'풍력발전 훈풍' 우림피티에스, 오랜 인내 끝에 빛보나①10년 넘게 요·피치 감속기 사업 영위, 시장 확대로 기대감↑…대형화 추세도 호재
황선중 기자공개 2021-12-08 08:05:59
[편집자주]
ESG 바람을 타고 친환경 시대가 개화했다. 점점 엄격해지는 환경 규제 속에서 너도나도 앞다퉈 친환경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경쟁 열기는 점점 고조되고 있다. 시장에선 기술력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규모가 작아도 독보적 기술력을 갖췄다면 블루오션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강소기업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더벨은 친환경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강소기업의 사업 전략과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3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용 감속기 제조업체 '우림피티에스'가 최근 풍력발전 훈풍에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시장 활성화에 따라 풍력발전기 부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다수 국내 경쟁사는 오랜 풍력발전 침체기를 견디지 못하고 이미 시장에서 철수했다.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흐름 덕에 외국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승산이 보인다는 분석이다.코스닥 상장사 우림피티에스는 2000년대 후반부터 풍력발전기 부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는 녹색성장 기대감에 풍력발전 훈풍이 불던 때였다. 풍력발전기 날개(블레이드)의 속도를 높이는 장치인 증속기(gear box)를 내세웠다. 증속기를 선택한 이유는 기존 감속기 관련 기술력을 통해 비교적 손쉽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증속기와 더불어 풍력발전기용 감속기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요 감속기(yaw drive)'와 '피치 감속기(pitch drive)'다. 요 감속기는 풍향에 따라 풍력발전기의 방향을 조절하는 장치고, 피치 감속기는 풍속에 따라 풍력발전기 날개의 각도를 조절하는 장치다. 모두 풍력발전기의 효율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주요 고객사는 유럽과 일본 업체들이다. 국내와 비교해 풍력발전이 상대적으로 활성화된 탓이다. 대표적으로 독일 풍력업체 'SSB'와 일본의 '히타치'다. 모두 2010년대 초반부터 연을 맺고 있다. 국내 업체 중에선 두산중공업에 납품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시장이 새로운 판매처로 떠오르고 있다.
우림피티에스가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국내 풍력발전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풍력발전량을 현재의 10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력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대형 해상풍력발전기를 집중 설치하겠다고 했다. 우림피티에스는 현재 정부 방침에 발맞춰 대형 해상풍력발전기용 감속기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만약 대형 풍력발전기가 상용화되면 감속기 수요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요 감속기 수요 증대가 기대된다. 피치 감속기는 풍력발전기 규모가 크든 작든 오로지 날개 개수 만큼만 투입되지만, 요 감속기는 규모에 따라 유동적으로 투입되기 때문이다. 대형 풍력발전기일수록 보다 많은 요 감속기가 탑재된다는 얘기다.
국내 경쟁은 그다지 치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경쟁사는 해성티피씨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대다수 국내 업체는 수익성 문제로 풍력발전기용 감속기 사업에서 손을 뗀 상황이다. 우림피티에스와 해성티피씨만이 오랜 풍력발전 침체기 속에서도 감속기 사업을 내려놓지 않고 묵묵히 이어왔다.
외국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주도로 풍력발전기 확대가 이뤄지는 만큼 외국산 제품보다는 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것이란 시각이다. 그만큼 우림피티에스와 해성티피씨가 풍력발전 확대 정책의 수혜를 오롯이 입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풍력발전기용 감속기 시장이 계획대로 성장한다면, 우림피티에스의 매출정체 문제도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년 동안 매출액(연결 기준)은 500억원대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풍력발전 부문 실적이 포함된 산업용 감속기 부문 매출은 전반적으로 우하향하는 추세였다.
업계에서는 2030년까지 국내에 적어도 2000기의 풍력발전기가 추가 설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풍력발전기 1기에는 평균적으로 감속기 6~10개가 탑재된다. 감속기 가격은 개당 600만~1000만원 수준이다. 풍력발전기 1기당 감속기를 통해 1억원의 매출을 거둘 수 있다고 단순 가정하면 약 2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새로 생기는 셈이다.
우림피티에스 관계자는 "10년 전부터 풍력발전 시장을 미래먹거리로 삼고 연구개발하고 있다"면서 "그동안은 풍력발전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매출 확대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젬백스링크, 포니 자율주행자동차 국내 도입
- 더테크놀로지, 전략 수집 RPG '리버스 삼국' 출시
- [ICTK road to IPO]빅테크 고객사들이 상장 청원한 사연은
- '무차입' 씨피시스템, 상장으로 퀀텀점프 노린다
- 금양인터, 미국 프리미엄 와인 '벨라 오크스' 출시
- [ICTK raod to IPO]2년 뒤 매출 300억, 근거는 '글로벌 빅테크'
황선중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신작으로 보는 게임사 터닝포인트]네오플, 다시 중국에서 현금 쓸어담을까
- 하이브IM, 기업가치 2000억 넘어섰다
- [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전북현대, '돈방석' 기회 끝내 놓쳤다
- 하이브 '집안싸움'이 가리키는 것
- [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모기업발 숙제' 엔씨다이노스, 당분간 긴축 불가피
- [e스포츠 시장 키플레이어]크래프톤, 국내 유일한 '글로벌 종목사'
- [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LG스포츠, 계열분리로 달라진 운명
- [One Source Multi Use]흥행작 쌓이는 라인망가, 다음 과제는 '웹툰의 영상화'
- [신작으로 보는 게임사 터닝포인트]야심작 내놓는 액션스퀘어, 흥행 첫 단추 끼웠다
- FI 떠난 스마일게이트RPG, IPO 수면 아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