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그룹, 조용병 회장 고문 추대…배려와 양해 사이 한동우 회장 이어 역대 두번째…여의도 증권 사옥에 집무실 둬 경영진과 거리 두기로
고설봉 기자공개 2023-03-09 08:26:47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8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이 퇴임 뒤 신한금융지주 고문으로 위촉된다. 향후 경영 전반에 자문과 조언 등을 할 예정이다. 은퇴 뒤에도 신한금융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활동을 이어갈 전망이다.다만 새로 취임하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등 경영진과는 거리를 둔다. 신한금융지주 및 자회사 대표이사(CEO)들이 퇴임 뒤 고문으로 위촉될 때마다 주로 활용하는 서울 중구 광교 사옥을 벗어난다. 조 회장은 이례적으로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사옥에 집무실을 새로 꾸미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최근 내부 논의를 통해 조용병 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고문은 경영 전반에 걸쳐 자문을 해 주는 자리다. 주로 퇴임하는 CEO나 고위 경영진들이 고문 위촉 대상이다.
신한지주가 고문직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조 회장의 전임자였던 한동우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은퇴한 2017년 신한지주는 상담역이란 직위를 만들면서 고문직을 두기 시작했다.
한 전 회장 이전까지 신한지주는 고문직을 두지 않았다. 과거 신한금융 창립 멤버였던 라응찬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고문을 맡지 않았다. 2010년 촉발한 '신한 사태'로 불명예 퇴진했기 때문이다.
이번 조 회장의 고문 위촉은 신한지주로선 의미가 크다. 조 회장 역시 한 전 회장과 마찬가지로 실질적으로 임기를 모두 채우고 명예롭게 물러나는 CEO라는 상징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과거 회장들에 비춰 지배구조 안정화에 기여한 바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조 회장은 한 전 회장과는 다른 방식으로 고문직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한 전 회장이 고문으로 활동할 당시 집무실로 사용하던 서울 중구 광교 사옥을 이용하지 않는다.
조 회장은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사옥에 별도 집무실을 마련한다. 현재 해당 빌딩 28층에 조 회장이 머무를 집무실 공사가 진행 중이다.
조 회장이 집무실을 광교 사옥이 아닌 여의도로 정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란 평가다. 광교 사옥은 태평로 사옥과 함께 신한금융그룹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되는 곳이다. 두 사옥 모두 신한금융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빌딩으로 그룹 내 핵심 자회사들이 입주해 있다.
광교 사옥에는 현재는 신한지주와 신한은행, 신한캐피탈, 신한저축은행 등 자회사는 물론 신한은행사료관 등이 있다. 더불어 광교 사옥은 신한은행 및 비은행 자회사 CEO 및 경영진들이 퇴임 뒤 고문으로 위촉됐을 때 머무는 집무실이 마련돼 있다. 지난해 말 퇴임한 허영택 신한지주 CMO도 신한캐피탈 고문으로 광교 사옥에 집무실을 뒀다.
반면 조 회장 집무실이 들어설 신한투자증권 사옥은 그간 신한투자증권 등 입주사 고문실 외에 별도 고문실이 마련된 적 없는 곳이다. 해당 빌딩에는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자산운용, 신한아이타스 등 자회사들이 입주해 있다.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이 해당 빌딩을 매각하면서 현재 신한금융 소유도 아니다.
전통을 깨고 조 회장이 신한투자증권 사옥에 집무실을 마련하는 것은 새로 취임하는 진옥동 회장과 지주 경영진 등과 거리를 둬 신임 경영진을 배려하기 위한 조치다. 당국의 지배구조 선진화 요구 등으로 용퇴한 조 회장이 후임자들의 부담감을 낮추기 위해 일부러 신한지주 사옥과 거리가 먼 여의도로 한발 물러난 것이다.
특히 조 회장의 자택이 서울 중구로 태평로 사옥 인근이란 점에서 이러한 해석에 힘이 실린다. 조 회장으로선 자택과 거리 및 동선 등을 고려할 때 태평로 사옥 및 광교 사옥이 훨씬 더 편하다. 여의도의 경우 거리도 멀고 동선도 더 복잡하다.
조 회장이 새로 취임하는 진 회장 등과 적당한 거리감을 스스로 만들었다. 그만큼 고문직 수행을 하면서 신한과 긴밀한 관계는 유지하지만 경영진과는 거리를 두는 나름의 배려를 선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꿈틀대는 토큰증권 시장]'업계 표준' 루센트블록, '두자릿수' 레코드 조준
- '사랑의열매' OCIO, NH증권 수성 여부 촉각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MG손보, 자본잠식 벗어났지만 결손금 두 배 늘었다
- [한국투자캐피탈]6년 만에 사내이사 신규 선임…사내이사 2인 체제로
- [이사회 분석]OSB저축, 장찬 신임 대표 이사회 '재정비'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갈 길 바쁜 농협은행…캄보디아 법인 '역성장'
- [이사회 모니터]BNP파리바-신한금융 합작경영 상징 '이사회 쿼터'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흥국생명, 'IFRS17' 도입에도 자본 우려 못 지웠다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상상인계열, 유동성 '최상위권'…관건은 건전성 관리
- [KB캐피탈 인수 10년]‘KB차차차’ 앞세워 국내 대표 중고차거래 금융사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흥국생명, 'IFRS17' 도입에도 자본 우려 못 지웠다
- [은행권 신경쟁 체제]KB국민은행, 리딩뱅크 관건은 '충당금'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흥국생명, K-ICS 비율 경과조치 적용 꾸준한 개선세
- [은행권 신경쟁 체제]진격하는 하나·우리, 체급차이 어떻게 넘을까
- 신한금융 뿌리 깊은 나무와 새싹 '재일교포 주주'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농협생명, 새 회계기준서 부채규모 줄어든 비결은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농협생명, 부실한 자본관리 새 제도서도 취약성 드러났다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농협생명, 경과조치 적용에도 킥스비율 둔화세 여전
- [은행권 신경쟁 체제]하나은행, 리딩뱅크 수성 전략은 '영업 올인'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교보생명, 늘어난 부채총액 상품구조 부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