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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발행사 유동성 점검]CJ CGV, 얽힌 실타래 풀 해법 '주가·실적'③6000억 영구CB가 희망…주식전환 시 순수 ‘자본’으로

이경주 기자공개 2023-03-17 07:30:44

[편집자주]

고금리 지속과 경기침체 우려. 2023년 우리 기업을 가장 위협하는 요인이다. 중소를 넘어 중견사와 일부 대기업까지 유동성 관리가 중요해졌다. 저금리 시기 빌린 수조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데 투심은 악화됐다. 그 와중에 올 실적은 불투명하다. THE CFO는 A급 기업의 유동성을 점검하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대응 전략을 취재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3일 08:0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CGV는 엔데믹으로 실적을 회복해도 재무구조를 단기에 개선하기 힘들 것으로 신용평가업계는 바라본다.

이유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찍은 신종자본증권·차입(이하 영구채)에 있다.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부채인 차입 대신 활용했다. 규모가 1조원에 달할 정도로 과도한 것이 문제다.

회계적으론 자본이지만 실질은 채무에 가까워 5%가 넘는 고금리를 감당해야 한다. 그런데 여유 현금이 생겨도 상환은 못한다. 자본이 줄어 부채비율이 치솟는 문제가 있다. 영구채 비용을 한 동안 짊어질 수밖에 없다. 재무개선이 쉽지 않은 이유다.

다만 얽힌 실타래를 풀 단초는 있다. 바로 영구 전환사채(CB)다. 투자자들이 주식전환을 한다면 그 만큼 진정한 '자본'을 확보하는 것이 된다.

◇상환 불가 영구채 3600억, 5~8%대 이자부담

CJ CGV는 영구채를 자본이 아닌 채무로 분류하면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바뀐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자본총계는 4305억원이다. 이 가운데 영구채 담당하는 금액은 9817억원으로 자본총계의 두 배가 넘는다. 재무재표 상에는 '기타자본구성요소'로 분류된다. 다른 계정에서 결손이 나는 것을 영구채가 메우고 있다는 의미다.


이익잉여금이 결손 계정이다. 펜데믹으로 인한 순손실 누적으로 마이너스 1조170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영구채 역할에도 부채비율은 809%로 상당히 높다. 부채총계가 3조4842억원에 이른 탓이다.

CJ CGV는 작년 하반기부터 실적이 좋아지고 있고, 올해는 기대감이 더 크다. 이제 잉여현금이 쌓이면 기존 채무들을 상환하며 과도해졌던 금융비용을 제거해 나가야 한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총차입금은 2조9925억원인데 이중 리스부채(상영관 임차용)를 제외하면 8262억원이 남는다. 금융기관 대출이나 공·사모채 잔액의 합인데 실질 차입금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차입금(8262억원)보다 이자가 더 비싸고 규모도 큰 것이 영구채(9817억원)다. 차입 중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는 3년물인데 이자율이 2% 내외이고, 공모 회사채는 3.8%다.

반면 영구채는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 지주사 CJ로부터 받은 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차입 이자율이 8.5%다. 영구채 33회(1600억원)와 34회(200억원)는 5.5%다. 자회사가 찍은 영구채도 비슷하다. CJ4DPLEX 영구채(300억원)는 6%, 터키법인(MARS) 영구채(1000억원)는 5.28%다. 5%가 넘는 고금리 영구채 물량이 3600억원 규모다.


CJ CGV 입장에선 금융비용 절감을 위해선 5~8%대 영구채를 먼저 상환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재무구조 훼손 문제로 손을 댈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가장 규모가 적은 34회(200억원)차만 상환해도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919%로 높아진다. 33회차(1600억원) 상환시엔 1380%가 된다. 부채비율이 상승하면 차입 조달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긴다.

결국 재무구조를 훼손하지 않고 해당 영구채에 대응하려면 유상증자로 순수 자본을 확충해 상환하는 길 밖에 없다. 최대주주인 CJ에 의지해야 한다. 그런데 CJ는 이미 2020년 8월 유상증자로 87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CJ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면 중장기적 과제가 된다. 점진적으로 순이익과 이익잉여금(결손금)을 개선해 영구채를 상환해도 부담이 없는 수준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금융비용 부담이 지속되기 때문에 지난한 과정이 될 수 있다.

◇영구CB 전환 노려야…올 코로나19 이후 최대 실적

영구CB를 통해 재무개선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이자 대신 전환권 메리트를 부여했기 때문에 금리도 저렴하다. 2021년 6월 32회차(3000억원)는 이자율이 1%, 2022년 7월 35회차(4000억원)는 0.5%에 그친다. 발행액 기준 총 규모가 7000억원이다. 투자자들이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유상증자와 같은 효과를 주게 된다.


다만 지금까진 주가가 받쳐주질 않아 전환규모가 크지 않다. 32회차는 주당 전환가액이 2만6600원, 35회차는 2만2000원이다. 하지만 엔데믹 효과가 지속 커지고 있는 최근까지도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고 있다. 이달 10일 종가는 1만6400원이다. 이에 32회차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779억원 어치만 전환돼 잔액이 2220억원이다. 35회차는 430억원 어치 전환, 잔액은 3995억원이다. 미전환 물량이 총 6217억원이다.

영구CB 전환율이 높아질수록 실질 재무부담이 줄어든다. 다른 영구채나 차입을 상환할 여력이 생긴다. 재무개선 속도를 높이려면 선행해야 할 사안이다. 결국 주가를 전환가격보다 높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실마리는 실적개선에 있다.

다행히 CJ CGV는 올 1분기가 기대되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 예상된다. 지난해 12월에 개봉한 블록버스터 아바타2가 10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데다 올 초에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이달 9일 기준 관객수가 390만명을 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엔데믹 효과로 실적 턴어라운드를 시작했다”며 “올 1분기에는 아바타2 흥행 영향이 지속됐고, 예상치 못했던 '더 퍼스트 슬램덩크' 히트까지 더해지며 코로나19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CJ CGV 최근 1년 주가(사진:네이버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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