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정상화 첫걸음]'지배구조 개선·주주환원' 마지막 퍼즐 맞춘다④달라진 스타일, 주주가치 강조…경영 투명성 강화 힘 싣기
신준혁 기자공개 2023-03-20 08:46:54
[편집자주]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발생한지 1년이 지났다. 사고를 초래한 HDC현대산업개발은 희생자를 위한 지원과 함께 돌아선 민심을 돌리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선 리빌딩과 신사업 전담부서를 신설해 정상화 작업에 고삐를 쥐었다. 자기주식 매입과 현금 배당을 통한 주주가치 높이기도 한창이다. 더벨이 경영 정상화에 첫걸음을 내딛은 HDC현대산업개발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7일 10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 차례 사고를 계기로 달라진 HDC현대산업개발의 변화는 경영 활동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전에 없던 투자자 소통과 지배구조 개편, 주주정책 강화 등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며 관련 정책 전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자기주식 매입, 현금 배당 등을 통한 주주가치 강화가 대표적이다. 아울러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고 세아들이 지배구조에서 이탈하며 이사회에 미치는 오너일가의 영향력을 낮추는 움직임을 보였다. 사외이사를 보강하며 투명한 경영활동도 강조하고 있다.
◇첫 여성 사외이사, 고객 서비스·아이파크 브랜드 '강화'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최진희 고려대 교수를 감사위원회 위원 겸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HDC현대사업개발이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건 창사 이후 처음이다.
최 이사는 경영대학 마케팅 교수로서 CJ CGV 사외이사를 겸하고 있다. 주로 소비자행동과 소비자심리, 의사결정 분야를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이사회 구성은 최 이사 선임을 계기로 크게 달라진다. 금융과 경제 전문가인 최규연 이사가 6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를 마케팅 전문가인 최 이사가 맡게 됐다.
사외이사 교체는 조직 개편과 맞닿아 있다. 마케팅 전문가인 최 이사는 지난해 5월 만들어진 조직인 디자인실이 주도하는 고객 서비스와 아이파크 브랜드 활용방안 등을 적극 도울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실은 최익훈 CEO 직속 부서로 연구개발(R&D)과 디자인 개발업무를 총괄한다. 최 대표가 취임 첫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하고 인원 배치를 마친 조직이다. HDC아이파크몰과 부동산114를 거치며 브랜드 마케팅과 디지털 플랫폼을 정착시킨 최 대표가 디자인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만든 조직이어서 이목을 끌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고객 경험과 마케팅 전문가인 최진희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건 아이파크 브랜드를 강화하고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고 후 달라진 IR활동…지배구조 변화 감지
눈에 띄게 달라진 또 다른 변화는 '주주소통 강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광주 붕괴사고가 발생하자 IR활동을 중단하고 사고 수습에만 전념했다. 최악의 경우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와 등록말소 처분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눈에 띄지 않는 행보를 보였다. 자칫 사고 수습보다 사업과 투자활동에 집중하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기업설명회(IR)를 시작으로 자기주식 매입과 현금 배당을 결정하는 등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투자자와 접점을 늘리고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정식 기업설명회를 개최하는 건 지난해 초 발생한 사고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IR 활동 재개는 사고 이후 하락한 주가와 더불어 기관과 개인 투자자의 요구를 손 놓고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주민 보상과 철거 계획안이 어느 정도 확정되면서 경영 정상화에도 고삐를 쥐었다.
실적 발표 자리에선 인적분할 후 처음으로 매출과 수주목표를 함께 제시했다. 가이던스 공개와 설명회를 통해 IR 영역을 확장한 셈이다.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 후 NDR과 컨퍼런스콜 등을 통해 해외기관과 개인투자자와의 접점을 확대할 전망이다. 이달에도 IR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5년 만에 200억원 어치 자기주식을 매입하는 결정을 내놨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마지막으로 자기주식을 매입한 건 코스피 재상장 당시 발생한 단수주 9470주를 취득한 2018년 6월 12일이다.
지난해 결산일 기준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600원으로 전년과 동일한 금을 유지했다. 사고 이후에도 변동 없이 배당정책을 유지하며 주주가치를 실현했다는 평가다.
지배구조 개편도 속도가 붙었다. 사건이 터진 후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고 그의 장남 정준선 씨를 비롯해 세아들이 보유한 HDC 지분이 대부분 정리됐다.
정 회장의 삼남 정운선 씨가 보유한 주식은 그의 개인법인 에스비디인베스트먼트에 출자 방식으로 넘어갔다. 앞서 장남 정준선·차남 정원선 씨는 각각 2021년, 2022년 제이앤씨인베스트먼트와 더블유앤씨인베스트먼트에 지분을 모두 출자해둔 상태였다.
정 회장의 책임론과 지분승계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우선 세아들을 HDC 주주명단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자녀들을 향한 승계 작업은 이로써 장기 로드맵을 갖고 진행될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오너일가와 주주의 개인회사에 대해선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자기주식 매입을 결정한 후 주가는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고 수습과 함께 주주환원정책을 적극 검토하는 등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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