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쌍용C&E]김두만 부사장, '주주환원' 찍고 보릿고개 넘을까창사 이래 첫 자사주 소각...재원 마련 위해 회사채 시장도 노크
이호준 기자공개 2023-03-24 09:11:22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1일 15:5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C&E는 국내 시멘트 시장을 주름잡는 대표 브랜드 중 하나다. 일반 시멘트 제품뿐만 아니라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저발열시멘트, 초속경시멘트 등 여러 종류의 특수시멘트 제품도 만들고 있다.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인정받으면서 국내 시장에서 연간 20%가 넘는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시멘트 사업을 중심으로 조 단위 매출을 일으키는 쌍용C&E도 지난해 유연탄 가격 상승에 타격을 입었다. 회사는 지난해 시멘트 판매단가 인상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270억원, 480억원 빠졌다. 이는 한일시멘트나 삼표시멘트 등 주요 경쟁사들의 실적 하락폭보다 더 가파른 것이다.
곳간 사정만 놓고 보면 지난해까지 회사의 현금성자산은 80억원이 전부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5% 감소했다. 하지만 쌍용C&E는 보릿고개 속에서도 정공법을 택했다. '자기주식 매입 후 소각'을 통해 주가 안정을 이룬다는 정석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올해 1분기 배당총액 553억원 중 200억원을 자사주 매입·소각하는 것이 골자다.
쌍용C&E가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기로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사주 매입의 경우 종종 있었다. 예컨대 회사는 지난 2020년 157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하지만 이때는 매입액 중 절반을 임원 상여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회사가 보유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소각이 이뤄지지 않아 재매각의 가능성이 열려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소각까지 진행한다. 자기주식은 주권이 제한된 주식이다. 의결권 자체가 없는 주식이다. 이에 자기주식이 소각되면 기업 입장에선 주식 발행에 따른 자본 확충 효과가 사라진다. 그 대신에 주가 안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는 유통 주식수가 줄어드는 만큼 주식 가치 제고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주친화 기업' 타이틀을 확실히 얻어낸 모습이다. 쌍용C&E는 이미 시멘트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분기배당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 5년 간의 배당성향 추이는 2018년 127.8%, 2019년 161.9%, 2020년 160.4% 2021년은 118.8%다. 지난해 3분기까지도 1658억원을 배당에 써 배당성향은 376.8%까지 높아졌다.
주가 반등의 모멘텀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21년 중순 주당 8700원 기록하던 쌍용C&E 주가는 1년 정도 횡보하다 2022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연탄 가격이 상승한 이후부터 한없이 급락해 2022년 말에는 5100원까지 하락했다. 현재는 주당 58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앞서 언급했듯 회사의 곳간 사정이다. 쌍용C&E는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활동을 통해 약 1100억원의 현금을 창출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8%나 하락했다. 올해도 국내 시멘트 업계는 건설경기 불황이라는 우려 앞에 직면해 있다.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주환원을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재무부문 총괄인 김두만 부사장의 판단에 이목이 집중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더욱이 회사는 친환경 폐열발전, 에너지 저장장치 등 설비투자를 위해 지난해 3분기까지 약 180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분기 최대 지출이다. 회사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출을 늘려 부채비율도 140%까지 상승한 상황이다.
회사의 최대주주가 엑시트에 방점이 찍혀 있는 사모펀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가 보수적 자금 관리 모드에 돌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쌍용C&E의 1대주주는 77.68%를 보유한 한앤컴퍼니다. 경영권 인수 기점(2016년)으로 보면 향후 수 년간은 배당 등으로 투자금(1조4000억원)을 회수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단 김 부사장은 차입을 일으켜 재원을 마련하는 유동성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쌍용C&E는 최근 회사채 시장을 찾아 공모채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다. 주문 목표액은 약 1000억원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한도를 열어뒀다. 회사는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A, 안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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