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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워치/농협중앙회]이재식 전무, 적자전환 경제지주 지원 과제농협경제지주, 작년 376억 당기순손실…금융지주 수익 활용 방안 모색

김형석 기자공개 2023-05-09 08:10:05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4일 15:5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45조원의 농협중앙회 자산을 총괄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재식 전무이사다. CFO 2년 차를 맞은 이 전무는 올해 금융지주와 경제지주의 동반성장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농협금융이 안정적인 성장을 기록했지만 중앙회 사업의 핵심축인 경제지주가 적자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실적 호조를 보인 상호금융업 역시 차주 부실이 확대되면서 리스크관리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 중앙회 2인자 금융·기획 '팔방미인'

이재식 전무는 지난해 3월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중앙회 CFO로 선임됐다.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는 등기상 직위만 전무이사일 뿐 농협중앙회의 기획과 인사, 전략 등 사실상 핵심 조직을 통솔한다. 중앙회 전무는 선출직인 농협중앙회장에 이어 농협의 2인자로 평가받는다. 통상적으로 대내·외 직책은 ‘부회장’으로 불린다.


1964년생인 그는 경북 예천 출신으로 영남고와 경북대 고고인류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농협에 입사했다. 이후 중앙회 홍보실장과 회원종합지원부장, 대구지역본부장, 미래경영연구소장 등 영업과 기획 핵심자리를 거쳤다. 미래경영연구소장 경력은 그의 기획업무의 핵심이다. 2015년 확대 설립된 미래경영연구소는 농협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연구소는 연구 업무뿐 아니라 농협의 해외사업과 디지털전환 등 신사업 발굴을 준비하는 조직이다. 그는 2019년 손병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이어 미래경영연구소장을 맡으며 농협의 디지털혁신과 빅데이터 도입 등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회 CFO를 맡기 직전에는 상호금융 대표를 맡으며 리스크관리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상호금융 대표 취임 첫해인 2020년 말 농협 상호금융의 연체율은 1년 전보다 0.15%포인트 하락한 1.19%를 기록했다. 이듬해 연체율은 0.87%로 하락하면서 상호금융권에서 유일하게 0%대 연체율을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2년 새 0.4%포인트 낮추는데 성공했다. 그는 부채 감축을 통해 회계상 자본잠식 상태였던 상호금융의 재무지표도 개선됐다. 농협 상호금융의 2019년 총 부채는 108조2836억원으로 자산(107조6745억원)보다 6091억원 많았다. 이듬해 농협 상호금융의 부채는 107조5806억원으로 703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산은 113조3971억원으로 전년 대비 5조원 이상 증가했다.

그가 현재 관할하는 부서는 기획조정본부와 농업농촌지원본부, 홍보부, IT전략본부, 디지털혁신실, 농협경제연구소, 신용보증기금 등이다. 중앙회에서 상호금융부서를 제외한 모든 부서를 맡고 있다.

그가 맡고 있는 부서 중 핵심 부서는 기획조정본부다. 기획조정본부는 중앙회의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부문별 사업 조정, 인재개발, 신사업 발굴 업무를 수행한다. 아울러 금융지주, 경제지주 등 내 기획조정실을 총괄해 중앙회 조직의 컨트롤타워 역할도 맡고 있다. 기획조정본부장은 사실상 이재식 전무와 함께 농협의 재무 실무를 총괄한다.

현재 기획조정본부를 맡고 있는 인물은 정용왕 상무다. 1966년 경기 화성 출신인 정 상무는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에서 영업과 기획 업무를 다수 경험했다. 1991년 농협에 입사한 그는 2000년 농협 경기지역본부 홍보팀과 판교역·안양남지점장·광교테크노벨리지점장 및 경기본부 부본부장, NH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장 등 경기 지역에서 주요 경력을 쌓았다. 2021년에는 중앙회 핵심 직책인 비서실장을 맡기도 했다. 비서실장에 경기 출신 인물이 선임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비서실장 선임 당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직접 그를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에는 이석용 당시 본부장이 농협은행장으로 선임되면서 기획조정본부장으로 선임됐다.

농협 관계자는 "협동조합을 모태로 한 농협 조직은 금융지주회장이 중앙회 내 서열이 5위에 불과하다"며 "중앙회 서열 2위인 전무는 막강한 권한을 바탕으로 전체 조직의 재무와 기획 인사 등 핵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금융-경제지주 균형 성장 과제

올해 CFO 2년차를 맞은 이재식 전무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기준금리 상승과 맞물려 금융지주가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융지주와 함께 농협의 핵심 축인 경제지주의 경영상황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경제지주는 지난해 37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경제지주 소속 계열사를 포함하면 적자폭은 565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농협경제지주의 매출 총액은 10조5998억원으로 전년보다 43.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7억원에서 마이너스(-)35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원료부담을 제품가격 인상으로 메우지 못한 결과다.

부채도 급증했다. 이 기간 농협경제지주의 전체 부채는 전년 대비 47.5%(2조3760억원) 급증한 7조3738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유동부채인 장·단기차입금 규모가 107.1%(2조1045억원) 늘었다. 미수금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 2021년 말 50억8700만원 수준이던 농협중앙회의 미수금은 지난해 말 8123억9700만원으로 160배가량 급증했다.

자료=농협중앙회, 금융감독원

주력 계열사들의 상황도 좋지 않다. 남해화학은 비료 및 화학제품을 생산해 농협과 수입상에 납품하는 곳인데 유독 국내 비료부문만 만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에도 남해화학의 전사 영업이익은 626억원으로 전년보다 205.6% 급증했지만 국내비료서는 BEP(손익분기)를 맞추는데 실패했다

지난해까지 실적 호조를 보인 상호금융업도 올해는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금리상승에 따른 대출 부실화가 진행인 데다 부동산PF 우려로 대출 확대도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농협 상호금융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31%포인트, 0.27%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상승은 대손충당금적립액 확대로 이어져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와 경제지주가 균형된 성장이 농협의 장기적인 수익성 확대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며 "금융지주가 확보한 수익을 농업지원사업비와 배당을 통해 경제지주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단순히 금융지주로부터 많은 자금을 받을 경우 금융지주의 경쟁력 역시 악화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능력이 향후 농협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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