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삼표그룹]정대현 개인회사 '에스피네이처' 활용 시나리오는②통합 삼표산업과의 합병 가능성...2013년 ㈜삼표의 대원 합병 방식 주목
정명섭 기자공개 2023-05-19 07:45:57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7일 15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표가 자회사인 삼표산업으로 합병되며 향후 삼표그룹의 지분구조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된 통합 삼표산업이 50%에 달하는 자사주를 보유하게 돼 정대현 삼표시멘트 사장의 지배력 확대를 위한 옵션이 늘어났다는 평가다.그동안 삼표그룹은 합병을 통한 계열사 재배치로 정 사장의 지주사에 대한 직·간접적 지분율 확대를 도왔다. 계열사의 흡수합병은 승계 준비를 위한 카드였다.
현재 3세 승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계열사는 에스피네이처다. 에스피네이처는 정 사장이 지분 71.95%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가족 등 특수관계자 지분이 24.48%여서 사실상 정 사장의 개인회사로 볼 수 있다. 나머지 지분 3.75%는 자기주식이다.
에스피네이처는 현재 ㈜삼표의 지분 19.43%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에 지주사 위에 지주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3대 주주인 정 사장이 직접 보유한 ㈜삼표 지분 11.34%까지 합치면 정 사장이 보유한 ㈜삼표 지분은 30.77%다.
올해 7월을 기점으로 삼표산업이 ㈜삼표와 합병을 완료하면, 에스피네이처와 정 사장이 보유하게 되는 통합 삼표산업의 지분은 각각 11%, 6%로 변경된다. 정 사장은 기존 대비 약 13.77%포인트 줄어든 17%의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한다.
관전 포인트는 정 사장의 에스피네이처 활용법이다. 이 회사는 정 사장의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스피네이처의 배당금 총액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7년 36억원 △2018년 44억원 △2019년 96억원 △2020년 125억원 △2021년 130억원 △2022년 103억원 등이다. 2020년과 2021년에는 배당성향이 각각 136%, 117.12%를 기록했다. 배당성향이 100%를 넘었다는 건 당기순이익보다 배당금총액이 더 컸다는 의미다.
정 사장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배당금으로 약 384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추산된다. 배당금으로 쌓은 현금은 향후 정 회장이 보유한 ㈜삼표 주식을 매입하거나 증여세를 낼 때 활용될 수 있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승계 시나리오 중 하나는 에스피네이처와 통합 삼표산업간 합병을 통한 정 사장의 지분 확대다. 합병 과정에서 정 사장이 보유한 에스피네이처 주식을 현물 출자해 통합 삼표산업의 지분을 확보하는 식이다.
실제로 정 사장은 과거 에스피네이처의 전신인 대원이 ㈜삼표에 흡수합병될 당시, 이같은 방식으로 ㈜삼표 지분을 늘린 바 있다. 2012년 말 당시 정 회장은 ㈜삼표 지분 99.79%를 보유했고, 정 사장 지분은 0.21%에 불과했다.
1년 후인 2013년 말, 정 사장은 ㈜삼표와 대원의 합병 과정에서 대원의 물류사업부문 등을 분할해 삼표에 현물출자하면서 ㈜삼표 신주를 대거 받았다. 정 사장의 ㈜삼표 지분은 12.7%까지 늘었고, 정 회장 지분은 83.63%로 줄었다.
향후 통합 삼표산업과 에스피네이처간의 예상 합병시기는 에스피네이처의 기업가치가 크게 오를 때다. 그래야 정 사장이 최대한 많은 ㈜삼표 주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스피네이처는 2017년 삼표기초소재와 2018년 남동레미콘, 2019년 알엠씨와 당진철도, 경한, 네비엔, 네비엔알이씨, 당진에이치이 등을 차례로 흡수합병하면서 자산과 자본 규모를 키워왔다. 모두 그룹 내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해온 회사들이다. 현재 에스피네이처는 산하에 8개의 종속기업을 두고 있다.
다만 삼표그룹이 올해 처음으로 창사 이래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건 부담이다.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되면 기업집단 현황, 내부거래, 주식 소유현황 등을 공시해야 하는 의무가 부여되고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 이익제공 금지 규제를 받는다.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개인회사와 계열사들을 성장시키는 데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회사 지분을 지주사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후계자의 지분을 끌어올리는 건 증여세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 등 대표적으로 활용되는 승계 작업 방식"이라며 "이후에도 통합법인의 지분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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