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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본 은행 판도변화]강도 높아진 잠재 리스크…건전성 관리에서 승부④4대 은행, 연초부터 연체율 상승…NPL비율 나홀로 낮춘 ‘하나’ 눈길

고설봉 기자공개 2023-05-31 08:13:54

[편집자주]

은행 판도가 변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조달과 운용 전략이 변화를 맞았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리스크 요인도 다양해졌다.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과 공공성 이슈도 주요 변수다. 최근 몇년 대동소이하던 경영전략도 각 은행별로 차이가 커졌다. 자산성장 전략과 속도는 제각각이고 큰 변동 없던 은행간 순이익 순위도 이전과 달라졌다. 더벨은 올 상반기 펼쳐지고 있는 은행 판도 변화가 일시적 현상인지, 하반기에도 지속될 이슈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5일 0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시중은행들의 화려한 순이익 퍼포먼스 이면엔 잠재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잠재 리스크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겹쳐 위험성을 더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각 은행의 경영전략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수익성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 역량에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중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올해는 연초부터 연체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더불어 차주의 신용등급 및 상환여력이 하락하면서 은행의 여신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연초부터 이례적 상승세 보이는 연체율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 1분기말 국내 은행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3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말 0.25% 대비 0.08%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1분기말 0.22% 대비로는 0.11% 포인트 상승했다.

대형 시중은행들의 연체율은 국내 은행 전체 연체율 보다 다소 낮은 모습이다. 이 가운데 가장 연체율이 낮은 곳은 KB국민은행이다. 올 1분기말 국민은행 연체율은 0.20%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0.16% 대비 0.03% 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분기말 0.12% 대비로는 0.07%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뒤를 이어 하나은행 연체율이 낮았다. 올 1분기말 0.23%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0.20% 대비 0.03% 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분기말 0.16% 대비로는 0.07% 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올 1분기말 나란히 0.28%의 연체율을 기록 중이다. 두 은행은 지난해 말에도 나란히 연체율 0.022%를 기록했었다. 다만 지난해 1분기말 대비 올 1분기 연체율 증가율은 우리은행이 조금더 가파르다. 이 이간 우리은행 0.09% 포인트, 신한은행 0.07% 포인트 각각 연체율이 상승했다.


전체적으로 대형 시중은행 모두 연체율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전히 지방은행과 인터넷뱅크 등 중소규모 은행들과 비교하면 연체율이 낮은 편이기는 하지만 예년보다 잠재 리스크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올해는 연초부터 연체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평가다. 은행이 분기말에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함에 따라 연체율은 통상적으로 분기 중 상승했다가 분기 말에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중 1월과 2월 등 연체율은 실제 분기말 연체율보다 훨씬 상승했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표면적으로 연체율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을 만큼 연체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이자 납입 최종일까지 차주와 협의해 이자를 일부나마 받아 연체로 잡지 않는 고위험 차주들이 과거보다 훨씬 더 늘었다”고 밝혔다.

◇나홀로 NPL비율 낮춘 하나은행…착시일까?

연체율과 함께 시중은행 경영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소는 고정이하여신(NPL)이다. 여신건전성은 각 은행이 보유한 총여신 가운데 리스크가 있는 여신이 얼마나 되는지를 측정한 값이다. 총여신은 대출채권, 기업어음(CP), 기타채권, 확정지급보증, 사모사채, 신탁대출금, 금융리스채권 등 은행이 고객에게 빌려준 돈을 뜻한다.

금감원은 여신건전성을 은행의 주요 경영지표로 활용한다. 총여신을 건전성 정도 및 부실 여부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분류한다. 고정여신부터는 부실여신으로 분류하는데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을 NPL로 묶어 별도 관리한다.

올 1분기말 기준 대형 시중은행 가운데 여신건전성이 가장 좋은 곳은 하나은행이다. 총여신 대비 NPL비율 0.21%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국민은행 0.23%, 신한은행 0.28%, 우리은행 0.35% 등을 각각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여신건전성은 최근 경기 변동성과 잠재 리스크 요인 등을 감안할 때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보다 잠재 리스크 요인이 커진 상황에서도 오히려 NPL비율을 낮추며 선전하는 모습니다.

지난해 말 대비 하나은행의 NPL비율은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NPL비율이 각각 0.03% 포인트 상승했다. 또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대비 올 1분기말 NPL비율이 0.04%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말과 비교하면 하나은행의 NPL비율 개선세는 돋보인다. 지난해 1분기 0.24%였던 하나은행 NPL비율은 올 1분기말 0.21%로 0.03% 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0.02% 포인트, 국민은행 0.03% 포인트, 우리은행 0.07% 포인트 각각 NPL비율이 상승했다.

다만 올해 1분기 하나은행이 대출자산을 크게 늘린 결과에 따른 착시란 해석도 있다. 통상 대출자산이 NPL로 분류되기까지 최소 약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고정여신 분류 기준이 연체기간 3개월 이상 지난 대출자산이기 때문이다.

올 1분기 KB·신한·우리은행은 대출자산을 줄였고, 하나은행은 나홀로 자산을 늘렸다. 이에 따라 KB·신한·우리은행은 기존 대출자산의 리스크가 커지면서 NPL비율이 상승했다. 반대로 하나은행은 기존 대출자산 리스크가 커졌지만 신규 대출자산이 대거 유입되면서 NPL 증가세를 늦췄을 것이란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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