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차기 리더는]'행내 선임' 관측 틀렸다, '은행 부문장 vs 캐피탈 대표' 구도조병규 후보 추천에 추가 자추위 가능성, '원점 검토' 원칙 고수 결과
최필우 기자공개 2023-05-26 08:11:35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5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과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가 차기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에 선정됐다. 우리금융캐피탈 CEO가 숏리스트에 합류하면서 그룹 안팎에 돌았던 행내 후보 선임 관측은 빗나갔다. 현직 CEO가 자리를 옮겨 추가 인선이 필요해지더라도 공정한 절차를 우선시 해야 한다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계열사 CEO 교통정리 혼선에도 '공정성' 우선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자회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를 열고 이 부문장과 조 대표를 최종 후보 2인으로 압축했다. 두 후보는 오는 26일 자추위에서 경영 계획을 발표하고 심층 면접에 임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과거 행장 선임 때와 달리 이번엔 2달에 걸친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분야별 외부 전문가가 인터뷰에 참여하고 4명의 후보 평판을 수집하는 등 절차를 신중하게 진행했다. 임 회장이 조직 문화 혁신을 경영 아젠다로 제시한 직후 진행되는 승계 절차였던 만큼 공정한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리금융 안팎에선 은행 내부 인사들이 숏리스트에 포함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4인 후보에 든 조 대표와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는 CEO로 취임한 지 2달 밖에 안됐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카드가 지난 1분기 실적 부진을 겪어 CEO 교체로 인한 비효율을 감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 부문장과 함께 조 대표가 숏리스트에 포함되면서 26일 마무리되는 행장 선임 자추위에 이어 추가 자추위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조 대표가 행장에 선임될 경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다시 선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조 대표의 경영 구상에 맞춰 준비한 연간 사업 계획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
임 회장의 정무적 판단이 철저히 배제되고 공정한 평가를 우선시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본인이 임명한 주요 계열사 CEO가 2달 만에 자리를 옮기는 건 회장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임 회장은 외부 전문가를 승계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면서 지주 CEO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일부 내려놓았다. 후보 평가 과정에서도 본인의 의중이 노출되거나 반영되는 걸 극도로 경계했다는 후문이다.
◇승계 프로그램 효과 입증, 그룹 전반 적용 구상
아직 행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숏리스트 선정 만으로도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 도입 효과는 입증됐다는 평이다. 평가 절차와 항목을 세분화하고 외부 인사를 참여시켜 객관성을 담보한 만큼 숏리스트에 대한 반론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후보 평가 과정에서 과도한 여론전으로 갈등이 불거지지 않은 것도 긍정적이다.
임 회장은 행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하고 승계 프로그램을 그룹 전반으로 확대하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엔 2달의 검증을 거쳤지만 향후 평가 기간을 늘리고 프로그램을 보강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회장과 행장 뿐만 아니라 계열사 CEO 후보군을 육성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을 고도화해 지배구조 안정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기존 후보 모두 훌륭한 임원들이었지만 2달 간 평가를 거쳤으니 최종 후보들에 대한 이견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번 행장 선임 후에도 지배구조 안정을 위한 후속 조치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새마을금고 재단, 교통약자 위해 승합차 지원
- 산업은행, 'HMM-아시아나' 통매각 플랜B 내부 검토
- 기업은행, 퇴직연금 전담센터로 연금 사업 강화
- 양종희 내정자 첫 대외행보…중견·중소기업 CEO 접촉
- [저축은행 재편 그 후]웰컴저축, 3개사 부실 정리…대부계 첫 진출 성공사례로
- [우리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관리형 CEO' 임종룡 회장, 최적화된 '믿을맨' 참모진
- [케이뱅크는 지금]모회사 KT의 CEO 변화가 미칠 지배구조 영향은
- [숨은 진주 SC제일은행]성장 원동력은 'SC' 브랜드 앞세운 '기업금융·WM'
- 진옥동의 싱크탱크…신한미래전략연구소장 교체
- [CFO 워치/우리은행]유도현 부행장, 자본비율 개선에 달린 기업금융 성패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사회, 이해관계자 이해 반할시 법적 처벌 가능"
- [우리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관리형 CEO' 임종룡 회장, 최적화된 '믿을맨' 참모진
- [CFO 워치/우리은행]유도현 부행장, 자본비율 개선에 달린 기업금융 성패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워런 버핏
- [주주 프렌드십 포커스]우리금융, 경쟁사와 '자사주 소각' 격차 벌어진 배경은
- 우리은행, '중기 대출'로 차선 급변경…리스크관리 괜찮나
- [Policy Radar]금융지주 회장 승계 '6개월 vs 3개월' 당국·지주 견해차
- [Policy Radar]금감원, 은행장 선임에 '은행 임추위' 역할 강화 논의
- DGB금융, 국내 최초로 '반년간' 회장 승계 진행한다
- [은행경영분석]우리은행, 동남아성장사업부 출범 후 첫 성적표 '호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