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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회계 톺아보기]승부처마다 뛰어오른 LG화학 R&D 투자10년 사이 약 5배 증가...매출 대비 R&D 비중도 경쟁사 압도

정명섭 기자공개 2024-03-22 07:27:36

[편집자주]

기업들은 급변하는 사업 환경과 시장선도를 위해 상당한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이 가운데 미래수익 창출 가능성이 인정된 부분은 자산으로, 그렇지 못한 부분은 비용, 수익창출 효과가 기대 이하인 부분은 손상 처리된다. 더벨은 R&D 지출 규모와 회계처리를 통해 기업의 연구개발 전략 및 성과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8일 17:0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 석유화학 계열사인 LG화학은 지난 10년간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와 첨단소재, 바이오, 농화학 분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해왔다. 이는 석유화학 부문의 업황 등락에도 안정적인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기반이 됐다. 2022년 중국발 공급과잉과 고유가 기조로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성 부진을 LG에너지솔루션과 첨단소재 사업(양극재 등) 성과가 만회한 게 대표적인 예다.

이는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린 덕분이다. 10년 전 4000억원대였던 R&D 투자 규모는 지난해 2조원까지 늘었다. 2021년 친환경 소재와 배터리 소재, 신약 3개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R&D 투자 속도가 더 빨라졌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경쟁 석유화학 기업들을 앞섰다.

◇승부처마다 한 단계씩 뛰었던 R&D 투자

지난 10년간 LG화학의 R&D 비용 흐름을 살펴보면 곳곳에서 특이점들을 볼 수 있다. 공통점은 회사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R&D 투자를 확 늘렸다는 점이다.

먼저 2014년 LG화학의 R&D 투자액이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어섰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이 2%를 처음 넘어선 것도 이때다. 당시는 LG화학이 업황에 따라 등락이 반복되는 석유화학 사업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와 고흡수성 수지(SAP), 합성고무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해담수용 역삼투압 필터와 탄소나노튜브(CNT), 생분해 플라스틱 개발에 열중하던 시기다.


배터리와 소재 부문에선 전기차용 배터리 셀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양극재 등이 R&D 대상이었고 전자소재 부문에선 OLED 조명 패널, 태양전지용 필름 등에 연구 역량이 집중됐다. 당시 LG화학은 배터리와 소재 R&D에 속도를 내기 위해 과천 주암동 일대에 연구소(현 LG에너지솔루션 R&D센터)를 짓기도 했다.

R&D 투자 규모가 한 번 더 올라선 시기는 2018년이다. 2016년 6840억원이던 LG화학 R&D 비용은 2017년 8970억원, 2018년 1조664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의 연간 R&D 지출이 1조원을 넘어선 건 당시 처음이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R&D 지출은 3.3%에서 3.9%로 올랐다.

이는 LG화학이 2017년 1월 LG생명과학을 합병한 이후 제약·바이오 부문의 R&D 투자를 늘린 결과다. 당시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산하 R&D 조직인 생명과학연구소는 △당뇨병 치료제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5가 혼합백신 △소아마비백신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미용 성형 필러 등을 주로 연구했다.

이후 2020년까지 1조원대 초반에 머물던 R&D 비용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3000억~4000억원씩 늘어 지난해 2조857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R&D 지출이 2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매출 대비 3.8% 규모로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영업이익(1조8523억원)이 석유화학 업황 둔화로 1년 전보다 1조2000억원이나 줄어들었음에도 R&D 투자는 오히려 늘렸다.

지난 1~2년간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 등 다른 석유화학 기업들이 매출액의 1% 이하를 R&D에 투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보다 10년 이상 먼저 사업재편에 나선 일본 화학사 스미토모와 미쓰비시, 도레이 등에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 수준이다. 이들의 지난 5년간 평균 R&D 투자 비중은 약 3.9%였다.

그 사이 LG화학 R&D 투자 분야는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와 고용량 양극재, 전기차용 차세대 분리막, 신약(유전성 희귀비만·통풍치료제 등) 등으로 바뀌었다. 2021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내건 3대 신성장동력인 △친환경 소재 △배터리 소재 △글로벌 신약 등에 철저히 연구 역량을 집중하는 그림이다.

◇2020년부터 달라진 R&D 비용 회계처리 공시

LG화학은 2019년까지 R&D 비용 회계처리 시 판관비와 제조경비, 무형자산(개발비) 등을 세부적으로 나눠 공시해왔다. 소위 돈 벌 가능성이 확실한 R&D 성과가 어느 규모의 무형자산으로 재무제표에 반영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2018년과 2019년에 LG화학이 R&D 투자 중 무형자산으로 처리한 금액은 각각 271억원, 171억원이다. 전체 매출 대비 0.1%, 0.06% 수준이다.

2020년부터 R&D 비용과 정부보조금, 정부보조금 차감 후 R&D 비용만 나와 R&D에 따른 무형자산을 확인하려면 무형자산 주석에서 '내부개발'이라는 항목을 따로 살펴봐야 한다. △무형자산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 △무형자산의 판매 의도 △무형자산 미래 경제적 효익 등 R&D에 따른 무형자산 기준은 이전과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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