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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은 지금]방향키 쥔 박익진 대표, ‘그룹 대표 온라인몰’ 승부수②취임 후 계열사 시너지 강조, 롯데 상품 구매 전 ‘필수 방문 플랫폼’ 포석

서지민 기자공개 2024-05-08 07:34:12

[편집자주]

롯데온은 롯데그룹이 수조원을 들여 선보인 통합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출범 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적자늪에 빠진 상태다. 올해 롯데온은 사령탑을 교체하고 그룹 계열사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며 다시 한 번 성장을 위해 신발끈을 동여맸다. 더벨은 롯데온의 현주소와 청사진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0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직구 플랫폼의 초저가 공습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다시 불이 붙었다. 기존에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던 곳은 차별화 지점을 모색하고 나섰고 틈새 시장에 있던 기업들도 각자의 장점을 활용해 생존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박익진 신임 대표가 롯데온의 방향키를 쥐었다. 그가 바라보는 목표는 '롯데 상품을 가장 싸게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 이다. 이를 위해 직접 발로 뛰며 계열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존에서 넷플릭스, 라이프스타일 플랫폼까지…다음 사업 모델은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 전략은 '옴니채널'이라는 키워드에서 출발했다. 오프라인 유통공룡으로서 정체성을 지키면서 온라인으로 확장되는 유통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한 온오프라인 계 방안을 찾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2018년 열린 롯데 온라인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롯데쇼핑 대표는 "통합몰 구축은 방향 전환이 아니라 기존 옴니채널 전략의 일환"이라며 "고객이 온오프라인에서 요구하는 쇼핑 경험을 모두 충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 없이 이커머스가 단독으로 성장하기 힘들다는 판단과 1만3000여개에 달하던 점포 인프라 활용을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고객과 접점을 늘리기 위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보폭을 넓힌 아마존을 사례도 들기도 했다.

2020년 롯데온을 정식으로 선보이면서 '넷플릭스식 모델'로 전략을 선회했다. 상품 픽업 예약, 무인점포 등 오프라인 채널을 주요 거점으로 활용하고자 했던 초기 구상과 달리 온라인 채널 자체에 더 초점이 맞춰진 게 특징이다.

넷플릭스의 최대 강점은 막대한 고객 데이터와 빅데이터 분석에서 비롯된 개인화 기술이다. 롯데온 역시 백화점, 마트, 홈쇼핑 등 온오프라인 유통 계열사 회원 3900만명으로부터 취합한 데이터를 차별화 포인트로 제시했다.

온라인 유통만을 전문으로 하는 선두 업체들과 양적·질적 측면에서 데이터 차이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매, 검색, 관심상품 이력 등을 활용해 최적의 추천 알고리즘을 찾고 이를 오픈셀러 파트너사에게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를 겨냥하는 전략이었다.

2022년 기준 롯데온의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점유율은 4.9%로 쿠팡, 네이버, 지마켓(지마켓+옥션+쓱닷컴), 11번가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외형 확대에 초점을 맞춘 주도권 경쟁 속에서 전반적으로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질적 경쟁력을 높인 롯데온의 전략은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롯데온은 다시 한번 사업 방향을 전환하고 나섰다. 이커머스 사업 모델을 롯데쇼핑 고유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리포지셔닝하고 버티컬 서비스를 강화했다. 2022년 4월부터 뷰티, 패션, 명품, 키즈 전문관을 선보였다.

업계는 롯데온이 현재 국내 온라인 시장 4%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직구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나섰고 기존 선두업체들은 이에 맞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온 역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으로 풀이된다.

◇그룹 연계 '월간롯데'로 앱 방문 30% ↑, 박 대표가 직접 계열사 대표 설득


박익진 대표(사진)는 올해 롯데 이커머스 사업부 신임 대표로 취임했다. 박 대표는 취임 후 지속적으로 롯데그룹이라는 롯데온의 가장 큰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내부에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 경쟁에서 계열사들의 상품과 매장, 서비스를 무기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마케팅 조직에 계열사와 협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보라는 지시를 내렸고 그 결과 탄생한 게 바로 '월간 롯데' 행사다. 롯데시네마, 롯데웰푸드 등 계열사의 인기 상품을 단독 혜택이나 할인과 함께 선보인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세 번의 행사를 진행하며 지속적으로 참여사와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엔 박 대표의 강한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온 관계자는 "박 대표의 의지가 워낙 강해 계열사 대표를 만나 설득하며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영업·마케팅 임원과 실무진까지 직접 만나 상품을 기획하고 가격 딜을 할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2월 행사에서는 롯데호텔과 손잡고 롯데온 전용 상품을 구성해 큰 인기를 끌었다. 한번도 판매된 적 없는 가격으로 상품을 제공했는데 박 대표가 호텔롯데 대표를 만나 '롯데그룹의 혜택을 다 롯데온에서 누리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며 도와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온과 롯데 계열사가 함께 이익을 나누는 윈윈전략을 구축한 것도 참여사를 확보하는 데 주효했다. 행사를 진행할 때 계열사의 앱을 연동해 바로 이동할 수 있게 함으로써 상호 송객 효과를 냈다. 롯데온에서 계열사로, 계열사가 롯데온으로 계속 고객을 유입시키는 선순환 구조다.

롯데온에 따르면 올해 1~3월 롯데온 앱 방문 수는 전년대비 약 20% 증가했다. 1월부터 진행한 월간 롯데 행사가 고객 유입에 효과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3월 월간 롯데 행사 기간 방문 고객 수와 앱 설치 수는 전월대비 35%, 40% 증가했다.


월간 롯데는 향후 상시 혜택을 제공하거나 단독 상품을 기획하는 등 계열사와 협업을 늘릴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달에는 연중 최대 규모로 계열사 상품을 선보이는 '롯데온세상' 행사를 진행했다.

롯데온 측은 "올해 롯데그룹 대표 온라인몰로 거듭나겠다는 전략 아래 '월간 롯데', '패밀리 데이' 등으로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롯데 계열사 상품 및 혜택,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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