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자본확충 희비 엇갈려...옥석 가리기 시작됐나 한화손보·메리츠화재·DB생명 후순위채 증액 발행 VS 롯데손보는 자진 철회
강용규 기자공개 2025-02-14 12:45:07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2일 07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5년 초부터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금리와 환율 등 외부 지표의 불확실성이 지속 중인 가운데 계리적 가정 변경,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조치 강화 등 회계적 이슈가 겹치며 자본적정성을 면밀하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그간 보험사들은 후순위채 등 자본성 증권을 외부 자본확충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시장에서도 보험사의 상환 능력에 큰 의문을 품지 않았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수요예측 부진에 후순위채 발행 시도를 철회하는 곳이 나타나면서 보험사 자본성 증권을 바라보는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3곳 잇따라 증액 발행, DB손보도 '낙관적' 기대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까지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DB생명, 롯데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5개 보험사가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 중 한화손보는 지난달 말 후순위채 발행을 이미 완료했다. 최초 3000억원의 발행을 추진했으나 수요예측을 거쳐 5000억원의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이어 메리츠화재도 최초 1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DB생명도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각각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이 3곳은 공통적으로 자본적정성을 준수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먼저 한화손보는 2024년 3분기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비율, 킥스비율)이 경과조치 적용 전 178.2%, 적용 후 215.8%로 집계돼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고도 감독 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를 넘었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는 킥스비율이 경과조치 없이 257%를 기록했으며 DB생명은 경과조치 전 174%, 경과조치 후 216.5%로 각각 집계됐다.
DB손보는 가장 최근인 앞서 1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4000억원의 발행을 예고했으며 최대 8000억원까지 증액도 염두에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DB손보 역시 증액 발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DB손보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산총계가 50조6524억원으로 83조6873억원의 삼성화재 다음 가는 손보업계 2위사다. 같은 기간 킥스비율은 경과조치 없이 228.8%를 기록했다. 규모로 보나 자본적정성으로 보나 높은 상환능력을 갖춘 만큼 후순위채를 향한 시장의 투자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예측 부진에 자진 철회한 롯데손보
롯데손보는 앞서 1월 말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1500억원까지의 증액도 고려했다. 그러나 앞서 5일 철회신고서를 내고 발행을 자진 철회했다.
롯데손보는 철회신고서를 통해 급격한 경제와 대외여건 변화 및 새로운 제도 도입 등으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 발행 시점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다만 롯데손보의 후순위채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에 롯데손보 측에서도 추가 청약을 진행하기보다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발행계획을 확정한 3곳에 비해 롯데손보의 후순위채에 투자수요가 미진했던 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먼저 롯데손보는 지급여력이 3곳에 비해 처지는 편이다. 작년 3분기 말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으로 159.8%를 기록했지만 적용 전 기준으로는 128.7%로 당국 권고 기준을 하회한다.
지난해 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에 의한 매각 시도가 무산된 이후 상시 매각 체제로 전환했으나 아직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이는 비교적 처지는 롯데손보의 지급여력을 대주주가 보전해주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롯데손보보다 규모가 작거나 지급여력이 처지는 보험사들도 자본성 증권 발행에 성공했었다"며 "올들어 보험사 자본성 증권을 향한 시장 수요가 우량한 보험사에 쏠리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OK금융 저축은행 M&A]페퍼저축 실사 진행…노림수는 인수전 '가격 협상'
- 우리금융, 증권 투자매매업 본인가…비은행 사업 본격화
- [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농협손보, 3개월새 잇따른 조달…적정성 방어엔 '역부족'
- [OK금융 저축은행 M&A]상상인저축 대안은 페퍼저축? 인수 매력 포인트는
- 수출입은행, 디지털금융 전략 다시 짠다
- [금융지주 이사회 시스템 점검]BNK금융, 역량진단표 활용 '지역 전문성' 진단
- [한국소호은행 제4인뱅 독주]인가전 완주 자신감엔 'CSS'...대출 사각지대 해결사 될까
- [주주총회 프리뷰]신한금융이 진단한 금융사고 원인은
- [은행권 신지형도]체급 높인 '기업은행',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
- KB캐피탈, 추심 내재화 확대…연체율 관리 강화한다
강용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농협손보, 3개월새 잇따른 조달…적정성 방어엔 '역부족'
- [주주총회 프리뷰]SGI서울보증 상장 후 첫 총회…관전 포인트 '배당·이사회'
- [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현대해상, 제도 변경 후폭풍...3개월만에 또 후순위채
- 내부통제 발빠른 롯데손보, 사외이사 추가 선임
- [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메리츠화재, 유연한 전략으로 환경변화 선제 대비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좌불안석' 동양·ABL, 자본적정성 관리 안간힘
- [Policy Radar]보험사 자본감독 더 합리적으로...자본확충 판도 바뀔까
- 삼성생명, 이사진 3명 교체...위원회 개편은 최소화
- DB손보, 당국 출신 사외이사 대체영입...내부통제 공백 없다
- [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흥국화재, 신종자본증권 기대 효과 '제한적'인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