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폴란드에 주목하는 이유 바르샤바 지점 개설, 전후 재건사업으로 금융 수요↑…2~3년 사이 진출한 국내은행만 4곳
조은아 기자공개 2025-04-04 12:57:06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2일 10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폴란드지점을 개설했다. 폴란드에 지점을 연 건 국내은행 중에서 우리은행이 처음이다. 폴란드는 최근 몇 년 사이 국내기업들의 진출이 매우 활발한 곳이다.특히 기존 가전과 자동차 부품, 이차전지를 넘어 방산, 철도, 원전 사업 등 한국 기업의 진출 영역도 점차 확대되는 중이다. 국내기업들을 따라 국내은행들도 하나둘 폴란드에 둥지를 트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에만 IBK기업은행, 하나은행, KB국민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이 진출했다.
◇우리은행, '런던-프랑크프루트-바르샤바' 유럽 삼각편대 완성
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3월 31일(현지시각) 국내은행 최초로 유럽지역의 전략적 거점 확대를 위해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폴란드지점을 개설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2017년 초 일찌감치 폴란드 남부에 있는 카토비체에 사무소를 개소했다. 국내은행 중에선 2014년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사무소를 연 신한은행에 이어 두 번째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국내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지자 현지 금융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지점 설립을 결정했다. 2023년 말부터 지점 설립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고, 지난해 7월 폴란드 감독 당국의 지점 신설 인가를 받아 8개월여 만에 지점을 열게 됐다.
폴란드는 방산, 전기차, 이차전지 기업들의 진출과 더불어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사업의 전초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수도 바르샤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대표 방산기업들을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기아차 등 다수 기업의 현지법인들이 진출해 있다. 또한 폴란드의 수도로서 정치, 경제, 금융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어 훨씬 효율적으로 폴란드 전역의 고객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우 폴란드지점장은 "동유럽 최대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폴란드에 국내은행 중 처음으로 지점을 설립하게 돼 그 의미가 매우 남다르다"며 "폴란드의 지정학적 이점과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사업으로 많은 국내기업들이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폴란드지점 개설로 유럽 내 외화 조달 역할을 담당하는 런던지점, 기업금융을 전담하는 프랑크푸르트 유럽우리은행(유럽법인)에 더해 유럽에 세 번째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폴란드지점은 폴란드를 넘어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등 한국계 지상사가 진출한 동유럽 지역 영업을 총괄 관리하게 된다.

최근 몇 년 국내은행들의 해외 진출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 동부 유럽, 그 중에서도 폴란드다. 진출 현황을 살펴보면 우선 IBK기업은행이 폴란드에 유럽법인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11월 법인 설립 인가를 취득했고 올해 하반기에 법인 설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폴란드에 유럽법인을 세우는 건 기업은행이 처음이다. 보통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유럽법인을 세우는 다른 은행과 달리 폴란드에 자리를 잡았다. 폴란드의 위상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나은행도 올 하반기 폴란드지점 개소를 준비 중이다. 브로츠와프에 사무소 대신 지점을 곧바로 개설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신한은행이 2014년 브로츠와프에 자리를 잡고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KB국민은행도 지난해 폴란드 페카오은행 내 코리아 데스크를 설립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올해 초 바르샤바에 사무소를 개소했다.

폴란드는 2004년 유럽연합(EU) 가입 이후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다. 특히 외국기업의 직접 투자가 폴란드의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약 400개의 국내업이 투자 인센티브 정책을 활용해 폴란드에 진출했다.
앞으로도 국내기업의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폴란드 정부의 법인세 감세 혜택, 지리적 이점, 상대적으로 한국과 비슷한 노동 문화 등의 영향이다.
폴란드는 균등한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투자 지역에 따라 법인세 면제 비율에 차등을 두고 있다. 국내기업들이 모여 유럽 최대의 배터리 클러스터를 형성한 브로츠와프의 경우 대기업은 최대 20%의 감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리적으로도 유리하다. 유럽의 중심에 있어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뿐만 아니라 독일, 영국 등 서유럽으로 제품을 수출하기 용이하다. 현대차 공장이 있는 체코, 기아 공장이 있는 슬로바키아까지 차로 1시간∼1시간 반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선진국에 비해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역시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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